삼천칠백쉰일곱 번째
신의 뜻이라는 전쟁광들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하나님은 ‘전쟁의 하나님’이기도 하십니다.” 지난해 12월, 미 국방부 기도회에서 미국 보수 복음주의 목사 프랭클린 그레이엄이 그랬습니다. 펜타곤에서 매달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주도로 열리고 있는 월례 기도회에 복음주의 목사를 초청해 전쟁을 기독교 신앙으로 정당화하고 있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기도회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자비를 받을 가치 없는 자들에 대한 압도적 폭력” 등 같은 표현으로 이란이 자비를 받을 가치가 없는 나라라고 주장하며, 그래서 이 전쟁은 정당하다는 겁니다. 미국은 헌법에 따라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을 보장한다는데 국방장관이 그런 언행을 거침없이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신문에서 보도한 사진을 보면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오른쪽 이두박근에는 십자군 전투 구호인 라틴어 ‘Deus vult’(신의 뜻이다)라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십자군 전쟁은 피비린내 나는 비극으로 기독교 역사에서 커다란 오점으로 남아 있는데도 말입니다. 지금 미국의 전쟁 지휘부에서는 “이란 전쟁은 신의 계시”라고 주장한답니다. 교황 레오 14세는 3월 29일 부활절 직전 종려주일 미사에서 “예수님은 평화의 왕이십니다. 누구도 그를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며 미국의 행태를 비난했습니다. 또 “우리는 지배할 때 스스로 강하다고 여기고, 동등한 존재를 파괴할 때 승리했다고 생각하며, 두려움의 대상이 될 때 위대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라며 “하느님은 생명을 파괴하는 방법이 아닌 생명을 주는 방법의 본보기를 보여주셨다.”라고 전쟁을 반대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그들을 “미친 인간”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