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물가 3~6% 사이 오갈 것”
[WEEKLY BIZ] 제프리 색스 컬럼비아대 종중석좌교수
홍준기 기자
입력 2023.06.29. 19:00
업데이트 2023.06.2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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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색스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미국과 중국의 갈등,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미국 물가 상승률은 3~6%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하려면 미·중 갈등을 해소하는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프리 색스 교수 제공
제프리 색스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미국과 중국의 갈등,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미국 물가 상승률은 3~6%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하려면 미·중 갈등을 해소하는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프리 색스 교수 제공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까지 떨어졌다. 작년 6월 기록한 9.1%와 비교하면 인플레이션이 해소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해 보인다. 지정학적 갈등이나 기후변화가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했는데, 물가를 잡지 못하고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경제학계 거물로 꼽히는 제프리 색스(69)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WEEKLY BIZ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인) 2% 아래로 매끄럽게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제 정세를 둘러싼 악재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색스 교수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세계화를 후퇴시켜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빈곤 종식을 연구해온 색스 교수는 뉴욕타임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학자”라는 찬사를 들었다. 코피 아난·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특별 자문관을 맡았고, 현재 유엔(UN) 지속가능발전 네트워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이 함께 잘살 해법을 다룬 ‘빈곤의 종말’을 썼다.
그래픽=김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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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종식 막는 3대 악재 있다”
색스 교수는 “연준이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 물가 상승률이 계속 3~6% 수준을 오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쉽게 일단락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로 그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미국과 중국의 갈등, 그리고 엘니뇨라는 3가지 커다란 악재 때문”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상승한 밀과 옥수수를 비롯한 국제 곡물 가격이 장기간 높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글로벌 공급망이 팬데믹 이전처럼 순조롭게 굴러가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 엘니뇨로 인한 가뭄과 홍수는 세계 각지의 농산물 생산량을 줄여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색스 교수는 “(미·중 갈등 격화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더 나빠진다면 자산 가격 하락 등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팬데믹 당시 시중에 자금을 과도하게 푼 것 역시 문제였다고 색스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지나치게 많은 통화량을 공급한 여파로 지금까지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색스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채권을 많이 보유한 실리콘밸리은행 같은 금융기관이 어려워진다는 건 쉽게 예상 가능했다”며 “금융 당국이 자금 여력이 나빠지더라도 버틸 수 있는지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제대로 진행했다면 이러한 위험을 찾아내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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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봉쇄하면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차질”
색스 교수는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위해 미·중 갈등도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현재 미국이 동맹국들을 동원해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면서 과거 냉전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경제에 여러 가지 큰 재난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며 “중국을 봉쇄하려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고, 위험하며, 경솔하고, 비윤리적인 정책”이라고 했다.
색스 교수는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와 같은 강압적인 경제정책으로는 지정학적인 긴장을 해소할 수는 없다”며 “과거 냉전 시대와 같은 국제 정세가 펼쳐질 경우 어떤 나라도 이득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대립적인 국제 관계가 세계화를 후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중국은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출은 전체 수출에서 7.5%를 차지해 캐나다(17.2%)와 멕시코(15.7%)에 이어 셋째로 많았다. 중국에서의 수입은 전체 수입의 17.1%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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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스 교수는 “중국을 고립시키면 친환경 에너지 전환 속도를 늦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태양광이나 전기차·배터리 산업에서 중국 기업의 비율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낮춰야 스태그플레이션 해소”
색스 교수는 양안 갈등이 극도로 위험한 순간을 맞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대만을 둘러싼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군사적인 충돌이 핵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미·중 갈등이 극도로 심해지면 결국 일본과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해소된다면 세계가 더욱 안전해지고 스태그플레이션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평화와 협력이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최고의 해결책”이라고 했다.
색스 교수는 “이상 기후로 인한 전 세계적인 홍수·가뭄이나 저개발 국가 빈곤 문제 같은 ‘진짜 적’과 싸워야 한다”며 “보편적인 디지털 접속과 의료 지원처럼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색스 교수는 이상 기후나 빈곤과 같은 공통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은 세계적인 기술 강국”이라며 “세 국가가 협력한다면 탈탄소 에너지 전환에서 핵심적인 기술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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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감별사
2023.07.01 07:23:08
경제안정이란 허울좋은 목표때문에 그동안 미국 전임 대통령들이 중국을 키워놔서 오히려 그게 세계경제 침체의 발목을 잡게 되었는데 그걸 다시 반복 하라고? 난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해야 세계 평화와 자유, 정의를 지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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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놀
2023.06.30 11:39:03
교수님의 폭넓은 안목을 어찌 짐작이나 하겠습니까만, 단기적인 안정화 외에 과연 세계의 중심을 차지하고자 하는 야망의 중국이 장기적인 세계 경제의 안정이나 환경개선 등을 선도할 역량 혹은 협력할 의지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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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2023.07.01 07:41:19
중국봉쇄해야 세계경제 질서가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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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맨
2023.07.01 00:03:05
Jeffrey Sachs 교수는, 노르드 2 해저 송유관이 파괴되자, "美소행"이라고 주장했던 사람. 당시 유럽 대부분과 미국은 러시아 소행으로 봤고, 가장 최근 美의 감청 정보는 "우클의 특수부대 소행"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 제프리 삭스는 그런 사람이다. 조선 기자는 그런 사실도 기술했어야 독자가 객관적으로 삭스를 판단하기에 좋지 않았을까? NYT가 삭스를 칭찬했다면 한국에서는 대단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미국민 65%는 제친다. (NYT의 최근 민주당 기관지화ㆍ급진화 때문임) 실제로 삭스 교수 견해대로 美中 데탕트를 하면, 전기차 급추진 등 바이든의 환경지상주의로 인해 中의 경제는 살아나는 반면 美경제는 인플레를 못 벗어난다. 美의 초인플레도 바이든이 집권하자마자 美 석유가스 생산을 절반으로 줄이고 3조달러(1차 1.9조 달러)를 시장에 퍼부었기 때문. (튀르키예 와 비슷) 이쯤되면 美에서는 삭스를 왜 중국간첩이라는지 알 수 있을 듯. 기자들은 전문성을 더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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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마련
2023.07.01 07:49:25
중국 돈 잘 처 먹게 생겼다' 저런 중국 돈 먹고 중국인 행세하는 한국놈들도 정말 많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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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mqdt
2023.07.01 09:31:55
이런 이야긴 미 상무국에다 해야지 한국 신문에 해서 씨가 먹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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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양
2023.07.01 08:48:16
이 양반 미 컬럼비아 대학교 석좌교수인 재프리 색스 교수의 이론에 대한 우리나라 경제학자들의 반응들을 후속기사로 취재해서 내어 주면 좋겠다. 중국의 시진핑독재가 무너지고 민주주의 자유경제체로 전환된다면 굳이, 미.중간의 패권경쟁도 사라질 것이고 중국이 세계경제를 교란시키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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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는남자
2023.07.01 08:19:42
단기적으로 보면 맞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틀리다 왜냐하면 중국이 세계를 자기들 입맛대로 재단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의 경제발전은 서구에 의지해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정치개혁 없이는 지속적 발전이 불가능하고 정치개혁 또한 불가능해 보여 중국의 미래는 망할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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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마련
2023.07.01 07:52:55
돈이 좋구 경제만 좋다면 공산당이건 나치건 다 사랑하라' 그소리군' 저런 정신줄 논 친구도 많아. ㅋㅋ ㅋㅋㅋ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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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Truth
2023.07.01 10:31:15
틀렸다. 중국봉쇄는 잘하는 정책이다. 중국없는 공급망을 갖춰야 세계는 번영한다. 이 작자도 돌팔이 좌파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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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wolf
2023.07.01 08:30:55
한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식하고 선동적이며 기회주의적안 정치인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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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브 사막에서
2023.06.30 16:48:54
중국이 조금 더 힘을 기른다면 주변국이나 중국에 대립하는 국가들에는 재앙이 닥칠것인데 그거는 어쩌고? 자기들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힘으로 누르려 할텐데 그때 미국편에 설래 중국밑에 들어올래하여 전부 중국의 발아래 두고 미국을 공격한다면 어떡할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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