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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명동 거리 한복판에서 사람 모가지를 들고 서 있었다. 이미 세상에 없을 목 주인의 표정은 잔뜩 공포에 질린 채 굳어있었다. 잘린 목 부위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목장갑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그 존재를 눈치 챈 주변 사람들이 마구 비명을 지르자 남자는 말했다.
"나는 정상이야."
그리고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2
동이 트는 새벽이었다. 강도는 한 손에는 자신의 복면을, 한 손에는 피 묻은 식칼을 들고서 바닥에 쓰러진 채 피 흐르는 목을 붙잡고 신음하는 집 주인 뒤에 서있었다. 그는 긴급 출동해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경찰들에게 말했다.
"나는 정상이야."
그래서 경찰들은 체포하지 않았다.
3
한 사업가가 유람선 침몰 사고가 난 바닷가에 대규모 낚시터를 세웠다. 사고 이후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이었다. 이에 크게 분노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격한 항의를 했다. 그러자 사업가는 그들에게 말했다.
"나는 정상이야."
그래서 시위대들은 항의하는걸 그만 두었다.
4
중동의 한 독재자가 이웃 나라 수도에 핵 폭탄을 투하했다. 도시는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었고, 몇 십만명이 그 자리에서 증발했다. 독재자는 국제 사회의 엄청난 비판을 받았고,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은 독재자의 나라를 폭격하려 했다. 독재자는 UN 본부에서 연설을 했다.
"나는 정상이야."
그래서 선진국들과 피해자인 이웃 나라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넘어갔다.
5
태평양 연안에 자리잡고 있던 원자력 발전소에서 정기적으로 방사능 물질을 바다에 버렸음이 밝혀졌다. 태평양은 이미 방사능에 찌들어 있었고 복구하려면 수 백년이 걸릴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이에 소장은 기자 회견에 나섰다. 그는 말했다.
"나는 정상이야."
원자력 발전소는 그 이후에도 정상 운영되었다.
1
편집자는 짧은 원고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굉장히 복잡한 기분을 느끼며, 양손을 모아서 코와 입을 덮음과 동시에 테이블 맞은 편에 앉아있는 자신의 담당 작가를 쳐다보았다.
원래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를 인간이었지만, 오늘은 유달리 더 아무 생각 없어보였다. 편집자는 손을 내리고,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었다. 저 먼 곳으로 날아가기 일보 직전이었던 정신을 가다듬었다.
"나는 분명히... 잡지에 실을만한 단편 몇 개 써오라고 했는데. 내 말 잘 알아들은거 맞나요? 잡지에 실을만한 단편 써오라고 했잖아요, 내가."
작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이게 뭐에요? 당신 정말 이걸 잡지에 실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쓴거에요?"
"제 눈에는 그럭저럭 읽을만 한데요."
편집자는 화를 참으며, 아랫 입술을 꽉 앙다물었다.
"당신 눈에야 그렇게 보이겠지만, 구독자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걸요."
"그럼 편집자님은 그렇게 생각하신다는 말..."
"물론 나도 마찬가지구요."
편집자는 작가의 기대 가득한 말을 매몰차게 끊었다. 작가는 괜시리 시무룩해져 어깨를 더 움츠렸다. 편집자는 원고를 모아 테이블에 탁탁 쳐 고루 모은 뒤, 말 없이 작가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말했다.
"앞으로 나흘 줄테니까, 좀 정상적인 걸로 다시 써와요. 또 조금 더 긴걸로."
"하지만..."
"이번에 원고 못 받아가면 저 뿐만 아니라 작가님도 갈굼당할거라구요. 편집장님 성깔 잘 알잖아요? 만나봤으니까."
"네. 잘 알죠."
"아는 사람이 대체 왜 그래요? 지난 번에 썼던 것처럼, 이번에도 좀 제대로 써와봐요. 실화 같이. 네?"
"이것도 다 실환데요."
작가는 웅얼거렸다. 편집자는 제대로 듣지 못 했다.
"뭐라구요?"
"제가 써온거 전부 실화라구요."
편집자는 이마를 짚었다. 어디가 맛이 간건가? 대체 왜 저런 소릴 해대는거야?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지면 그대로 끝이었다. 그녀는 정신을 바로 잡았다.
"너무 무리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일단 집에 가서 푹 쉬어요. 네? 어디 아프면 병원에라도 좀 가보구요. 내 말 알겠어요?"
작가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좀 아니꼬운 표정이었다. 역시 글 쓰다가 스트레스 때문에 돌아버린게 분명해. 편집자는 속으로 말했다.
그녀는 허공을 보았다. 이러다간 자신도 돌아버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가도 되나요?"
편집자는 고개를 내렸다. 그녀는 빨리 가버리라는 제스쳐를 했고, 작가는 목례한 뒤, 원고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흘이에요. 전화번호랑 집 주소 다 알고 있으니까 꼭 완성해놔야해요. 알겠죠?"
"알았어요. 그럼..."
작가는 문을 열고 나갔다. 입구 위에 달려있는 작은 종 만이 딸랑거렸다. 그리고 가게 안은 조용해졌다.
6
한 남자가 사람의 잘린 목을 들고서 명동 한복판에 서있었다. 사람들은 당연히 그를 보고 소리를 지르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온 경찰에게 남자는 말했다.
"나는 정상이야."
"아니, 당신은 비정상이야."
경찰은 말했다. 그는 남자를 총으로 쐈고, 팔에 총상을 입은 채 뒤로 엎어진 남자에게 수갑을 채웠다. 그 때 경찰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관광객인 듯 했다.
"무슨 일이시죠?"
그 사람은 말했다.
"그 머리, 얼마에 파는 겁니까?"
7
동이 틀 무렵이었다. 어느 단독 주택 안에 도둑이 들었다. 그 강도는 왠만한 귀중품들을 다 챙기고 빠져나가려는 찰나, 주인에게 발각되어 격렬한 싸움을 했다.
그 결과 그만 식칼로 주인의 목을 그어버리고 말았다. 주인은 바닥에 쓰러진 채, 목을 붙잡고 오들오들 떨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엔 주인은 이미 죽어있었다. 핏물이 바닥에 흥건했다. 도둑은 말했다.
"나는 정상이야."
하지만 씨알도 안 먹히는건 당연한 사실이었다. 경찰은 도둑에게 수갑을 채우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는 말했다.
"도둑에서 강도가 됐군. 기분이 어때?"
강도는 대답했다.
"레벨 업 한거 같아서 기분 좋은데요."
"그런 말 기자들한텐 하지마. 또 게임이랑 엮을게 뻔하니까."
"당신도 게임중독잔가 보네요."
강도는 말했다. 경찰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만, 곧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게임 회사 주식에 투자했거든."
8
여객선 침몰 사고가 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근처 해안가에 대규모 낚시터가 들어섰다. 사람들은 당연히 분노했고, 우르르 몰려가 항의 시위를 했다. 낚시터 사장은 말했다.
"나는 정상이야."
사람들은 더욱 분노했고 쓰레기까지 던지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사장을 죽일 기세였다. 구경하던 사람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곧 경관들이 출동했다. 시위대들은 저 사장이 비정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관의 생각은 달랐다.
"글쎄요, 내 눈엔 정상으로 보이는데."
구경꾼들 중 하나가 왜냐고 물었다. 그러자 경찰은 웃으며 귓속말 할테니 가까이 와보라고 했다. 그 사람은 그렇게 했다. 경찰은 말했다.
"우리 서장님이 낚시를 좋아하거든요."
9
중동의 독재자가 눈엣가시 같던 이웃 나라의 수도에 원자 폭탄을 투하했다. 도시는 순식간에 날아가버렸고, 모든 시민들이 그 자리에서 증발했다. 온 세계가 그 문제로 인해 들쑤셨고, UN은 그 독재자를 청문회에 세웠다. 독재자는 말했다.
"나는 정상이야."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흥분해 미친 듯이 날뛰었다. 독재자를 당장 죽여버리자고 하는 자도 있었다. 독재자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더니만, 한 마디 덧붙혔다.
"내가 정상이라는 증거가 하나 있소."
"그게 뭡니까?"
앞자리의 기자가 물었다. 독재자는 마이크 볼륨을 키웠다. 그리고 입을 가까이 댔다.
"그건 사실 원자 폭탄이 아니라, 우리 나라 기술로 개발한 핵 분열 폭탄이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또 다른 종류의 흥분의 도가니가 되어, 기술을 자기네 나라에 팔라며 계속 소리쳤다.
10
어느 나라의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났다. 그로 인해 인류 전체가 멸종했다. 그들은 하늘 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소장을 두고 엄청난 비난을 했다. 소장은 말했다.
"나는 정상이야."
그러자 사람들은 어째서 당신이 정상이냐고 물었다. 소장은 코웃음 치며 대답했다.
"글쎄, 적어도 저기 위에 있는 놈들보단 정상이 아닐까?"
2 (11)
편집자의 얼굴은 원고에 가려 보이지 않았기에 작가는 더욱 더 조마조마할 수 밖에 없었다.
나흘보다 더 빨리 수정된 원고를 가져다주었으니 통과되는 것을 충분히 기대해볼만 했지만, 편집자의 자세가 워낙 완고한 탓에 작가는 그게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었다. 저게 완전히 새 원고는 아니었으니까.
편집자는 원고를 내려놓았다. 작가는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눈을 감고서 뭔가를 꾹 참고 있는 표정이었다. 작가는 그 순간 또 욕 바가지로 먹겠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서 체념했다. 편집자는 입을 열었다.
"내가 뭐라고 할 것 같아요?"
작가는 자신 앞의 사람을 보았다.
"네?"
"내가 뭐라고 할 것 같냐구요. 한 번 맞춰봐요."
편집자는 아무런 표정 없이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작가는 자기 생각이 무방비로 드러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도 그게 뭔지는 잘 알고 있었다. 바로 불쾌한 감정이었다. 그는 아무 말 못 한 채 편집자의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그를 쳐다보았다. 작가는 하는 수 없이 그녀의 장단에 맞췄다.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왜 새 걸로 써오지 않았냐고 할 것 같은데요."
"좋아요, 한 번 변명해봐요."
"네?"
"변명해보라구요. 왜 새로 써왔다는 원고가 지난 번 원고랑 똑같은지에 대해서."
편집자는 원고를 한 쪽으로 치웠다. 팔짱을 꼈다. 작가는 웅얼거리는 목소리로다가 변명을 짝 늘어놓았다.
"글쎄요,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데요. 길이도 좀 늘렸고, 내용도 추가했고, 인물도 추가했고, 빈약하지만 해석도 넣어서 생각해볼 여지가 있게 끔..."
"작가님도 아실거 아녜요. 독자들은 이렇게 마이너한걸 원하지 않는다니까요. 더 자극적이고, 짜릿하고, 중독성있는걸 원하지."
편집자는 푹 한숨을 쉬었다. 그녀도 체념한 듯 더 이상 화내지 않았다. 오로지 한탄할 뿐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그게 더 신경쓰였다.
"예전에 썼던 것처럼 써오면 되잖아요. 그게 그렇게 힘들어요?"
"제가 쓰고 싶은 종류의 글이 아니라서 억지로 짜내기가 힘들어요. 전에 썼던건 그냥 인기 끌어보려고 쓴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썼는데..."
"이런 걸로는 인기 못 끌어요. 편집장님도 통과 안 시켜줄거고."
편집자는 매몰차게 말을 끊었다. 작가는 아무 말 없이 커피만 마셨다. 어색한 침묵이 쭈욱 흘렀다. 하지만 편집자는 자기 일을 해야 했다.
"딱 사흘 더 줄게요."
작가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더 이상은 못 기다려줘요. 조금 있으면 마감일이라서, 그 때부터 편집하고 인쇄 들어간다구요. 그 때 엄청 바쁜거 작가님도 아시죠? 그 전까진 저한테 원고 가져다 주셔야해요. 내 말 알겠어요?"
"알겠어요. 그럼 된거죠?"
작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틀 전과 똑같은 경로를 따라 문을 열고 나갔다. 종 소리 만이 공허하게 가게 안을 채웠다.
편집자는 유리창 너머로 거리의 사람들 틈으로 사라져가는 작가를 보았다.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그녀는 휴대 전화를 꺼냈다.
번호를 누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구석으로 가 통화할 준비를 했다. 신호음이 몇 번 가고, 끊겼다. 그녀는 딴 사람이 된 것 마냥 다급하게 말을 쏟아내었다.
"확실해요. 알고 있는게 확실해요. 무슨 수로 알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또 같은 내용을 써왔다구요."
상대방의 말을 듣는 동안, 그녀는 카운터 쪽을 흘깃 보았다. 가게 안의 어느 누구도 그녀를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 다시 통화로 돌아왔다.
"더 지켜볼 것도 없어요! 전부 다 일치하잖아요. 명동, 단독 주택, 낚시터, 원자 폭탄, 원자력 발전소까지요. 분명히 우리처럼 다른 세계들을 오고 가고 할 수 있는거라구요. 더 늦기 전에 제거해야해요."
"...아직 때가 아니야. 다음에 만날 때 가져오는 원고를 보라고."
식별하기 힘들 정도로 작은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나왔다. 편집자는 물었다.
"그 다음엔요?"
"확실하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자네 능력 껏 처리해버려. 더 이상 범죄자 새끼가 거기서 설치게 놔둘 순 없으니까."
전화는 끊겼다. 편집자는 애매모호한 얼굴로 휴대 전화를 집어넣고서 자리로 돌아왔다. 아직 남은 커피를 마저 마시기로 하고서 작가가 놓고 간 원고를 집어들었다. 다시 한 번 읽어보면 뭔가 더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였다.
상대는 여러 세계를 넘나드는 범죄자였으니까 준비는 철저히 해야 했지.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는 테이블에 머그잔을 내려놓고, 원고에 쓰여진 글들을 다시금 천천히 읽어나갔다.
3
"어때요? 이번엔."
작가는 꽤나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편집자는 원고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만족스러움을 띈 얼굴로 고개를 연신 끄덕여대었다. 그녀는 말했다.
"이번 껀 그럭저럭 괜찮은데요. 독자들 시선도 충분히 끌 법 하고. 다음 이야기도 기대되구요. 좀 재밌는걸 가져왔네요, 이번엔."
"여기는 자극적이다, 하는 기준이 그 정돈가 보네요."
"네?"
편집자는 무슨 소릴 하냐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작가는 살짝 당황스러워해하며 황급히 말을 돌렸다.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이제 된건가요?"
"손 봐야할 부분이 좀 있긴 하지만...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죠. 뭐. 편집장님한테 보여줄게요. 고료는 우편으로 갈거에요. 알죠?"
작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가는 손을 내밀었다.
"아무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죄송했구요."
"뭘 그런거 가지고... 사과는 됐어요."
편집자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작가와 손을 마주잡고서 몇 차례 흔들며 악수했다. 그녀는 먼저 나가보겠다고 말하고서 출구로 향했다. 딸랑거리는 종 소리가 났고, 유리창 너머로 사라져가는 편집자가 보였다.
작가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는 연기 나는 커피를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손님은 없었고, 카운터의 주인도 휴대 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가까운 사람이랑 문자라도 하는 듯 했다.
그래서 작가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는 제자리에서 편한 자세로 눈을 감았다. 주변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그 고요함은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작가는 더 이상 그곳에 없었다. 오로지 머그잔에서 나오는 연기 만이 그의 흔적을 알려줄 뿐이었다.
1
"...이게 끝인겁니까? 작가가 사라지는 장면이?"
"네."
편집장은 원고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추가로 안경을 벗어 원고 위에 올려놀았다.
"그래서...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게 대체 뭡니까? 뭔가 전달하고 싶은 그런... 자기 자신만의 생각이, 메시지가 있을거 아녜요."
편집장은 말했다. 소설 작가는 고개를 치켜세우고서 고민에 잠겼다. 편집장은 기꺼이 기다려주었다. 그동안 담배라도 하나 피우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소설 작가는 고개를 내렸다.
"편집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뭐라구요?"
"편집장님은 뭘 느끼셨는지 궁금해서요. 제 생각이랑 맞는지 확인해보려구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편집장은 살짝 당황했다. 하마터면 담배를 물고 불을 붙힐 뻔 했다. 그는 대신 씹고 있던 금연껌을 더 세차게 씹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글쎄요, 제 생각엔... 그냥 쓰레기 같은데요."
"바로 그거에요. 저랑 똑같이 생각하셨군요."
소설 작가는 전혀 불쾌해하지 않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편집장은 더욱 더 고개를 가우뚱했다.
"바로 그거라뇨?"
"쓰레기라구요. 이건 쓰레기 소설이죠.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거에요. 비정상인 사람만 끝까지 볼 수 있는 그런 부류라구요."
"하지만 나는 정상입니다."
편집장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그는 소설 작가를 보았다. 그 자는 옅지만 미소 짓고 있었다. 확실히 알아볼 수 있었다. 소설 작가는 양쪽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는 말했다.
"그것 참 신기하네요. 나도 정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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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흠 좋은 내용인거 같네오
넌 쓰레기가 아니군
재밌다..자주 써줘 글구 움짤 뭐야?
영화한장면인데 어떤 영화였는지는 기억이 안남 쏘맄ㅋ
엄청 집중해서 읽었다.
재밌음
읽어줘서 감사합니당
의도가 확실히 드러나게 내용은 잘 짰네 책이나 영화같은거 많이 보는 사람이 쓴 글이라는건 느껴진다
너는 의도가 뭐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장난건거임ㅋㅋㅋㅋ 읽어줘서 고맙다
@Razormind 기분 안나빠 ㅋㅋㅋ 다른 글 보느라 알림 못봐서 답글 안한거야.
기술이랑 관련된 의도를 말한거야. 이런 방식으로 내용을 전개해서 이런 효과를 만드려고 했구나 이렇게
3번정도 읽어보면 이해가 제대로될려나
일부러 정신없게 만들려고 차원이동도 넣고 그럼거임 그냥 하고싶은건 요즘 사람들의 이분법이 싫다고 말하고 싶은거지 "난 정상인데 나랑 다르면 그건 비정상이다" 라고 생각하는게 싫게느껴졌거든 정확히는 다름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지
옹?
웅 알람 때문에 자다가 일어났네ㅋㅋㅋㅋ
와, 글 진짜 잘 쓴다. 나도 진짜 이렇게 몰입 가능한 글을 써보고 싶은데, 쓰고나면 내가 봐도 재미가 없어..
소설이라도 읽어야되나..
나보다 잘쓰는 사람 널렸음 근데 아무래도 글쓰기 실력을 늘리건 직접 해보고 다른이한테 첨삭받는게 제일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함 나는 주로 대학 교수님한테 받는 편이고 그게 안되면 인터넷에 올리는 편이고
@Razormind 급식이라서... 국어쌤들한테 부탁하면 되려나
@Casillas 급식이면 아직 성장 가능성이 많기에 담백한 문체의 책이랑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보는걸 추천함
왜냐면 의외로 영화로 느끼는 간접적인 감정이 글쓸때 도움이 됨 또 죽이는 표현을 모방할 기회도 생기고
담백한 어투의 책을 추천하는건 글쓰기할때 필요한 밑그림에 도움이 되더라
그리고 너무초초해 하지마 자신감을 얻을 나이에 잃으려는 태도도 취하지 말고
이야 글 잘쓰는 근육맨,
멋있다.
이런 분위기에 이야기 흐름 정말 좋아한다. 요새 안 읽던 책들도 다시 손에 잡고픈 마음이 생기네
나도 글 잘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