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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적산: '무상사 주차장 → 무상사 → 연화사 → 향적산방 → 향적산 → 상여바위 → 장재고개 → 향국사 → 무상사 주차장' 원점회귀 5.5km, 2시간 30분
○ 노성산: '애향공원 주차장 → 봉우재산 → 노성산 → 옥리봉 → 노성궐리사 → 명재고택 → 애향공원 주차장' 원점회귀 6.6km,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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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5일 화요일에는 의리 산행으로, 대기업 안내산악회 1+1 산행인 충남 향적산과 노성산에 오르기로 했다. 향적산은 까만 소 '명산 100+'에 2024년 초 추가됐고, 노성산은 지금은 없어진, 산림청 '숨은명산 244' 중 하나라, 진작에 관심이 있기는 했으나, 단일 산행으로는 코스가 너무 짧아, 다른 산과 연계해 달릴만한 코스가 개발될 때까지 관심을 끄고 있던 산들이다. 하지만, 안내산악회에서 인증에 목숨 거는 인증꾼을 낚을 수 있는 추가된 '까만 소 100+'을 그냥 둘리 없어, 추가된 100+ 중 가까운 두 산을 묶어 1+1 산행을 상품으로 내놓아 괜찮게 팔리는 중이다. 와중에 평소 친하게 지내고, 가끔 가고 싶은 산이 있을 때 부탁하는 인솔 대장이 노성산에 놀러 가자고 연락해, 산악회 일정 게시판에 들어가, 산행 계획과 신청자를 훑어봤다. 산행 계획이야, 향적산행이 끝나면 산악회 버스로 노성산으로 이동하는, 다른 1+1 산행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신청자 중에 목요 오지팀에서 같이 선두 조 겸 주당으로 움직이는 선수들이 보이고, 비록 그 이틀 전에는 한강기맥 10구간 무박 산행이, 그 이틀 후에는 목요 오지팀의 화천 해산 산행이 잡혀 있어,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겠지만, 야유회라 생각하고 신청했다.
야유회라고 생각한 이상, 가벼운 준비에 가벼운 복장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기상청 중기 예보에 의하면 산행 당일 충남 지역은 종일 맑은 날씨지만, 기온은 영상 1℃~14℃로 거의 겨울 기온이라,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야유회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술과 음식인데, 그걸 싸 들고 가는 건 우리 체질에 맞지 않아, 두 번째인 노적산행 날머리 부근에 하산주를 마실 만한 식당이 있는지 지도 앱에서 확인했다. 날머리는 아니나, 거기서 500여 미터 거리에 면 소재지라, 식당 몇 개가 보여, 그곳에서 하산주를 마실 생각이다. 문제는 노성산행에 주어진 시간이 3시간에 불과한데, 거리는 6.6km에 달해 1시간 이상의 하산주 시간을 확보하려면 거의 달리다시피 해야 한다. 해서 그게 여의찮으면, 귀가 중 양재나, 사당에서 하산주를 마실 수도 있지만, 일단 하산주의 정의에 맞게 현지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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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무박 산행으로 오대산 종주에 더해 한강기맥 두로봉에서 운두령까지 달렸다. 그런데, 솔직한 개인적인 평가는 무박 지리산 성중종주보다 더 힘든 산행이었다[산행기]. 해서 화요일 산행을 취소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당시는 왜 그렇게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향적산이 해발 300m가 조금 넘고, 노성산은 190m 정도로 알고 있어, 한강기맥을 달리느라 뭉친 근육을 푸는 산행으로 괜찮아 강행하기로 했다. 결과적인 얘기나, 높이를 그렇게 알고 있었던 건, 11월 28일 무박 산행으로 예정된 진도 지력산과 혼동했을 확률이 높다. 특이 10월 28일 월요일 포천 금주산을 시작으로, 목 영월 망경대산, 일 무박 한강기맥, 화 향적산+노성산, 목 화천 재안산으로 이어지는 산행의 연속이고, 머리도 낡아서 어디가 어딘지 혼란스럽다. 어쨌든 예정대로 화요일 아침 평소와 같은 시각, 같은 교통편으로, 사당으로 향했다. 물론 사당역에 도착해 김밥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후 바로 버스로 가, 몇몇 목요 오지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후 자리를 잡고 앉아 한강기맥 산행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어 바로 잠을 청했다. 그리고 깨어보니, 휴게소다. 물론 천안논산고속도로 상의 정안휴게소로 꽤 오랜만이다.
역시 놀이의 민족답게 단풍 구경 가는 관광버스로 가득 찬 휴게소를 떠난 버스가 첫 번째 산행인 향적산 들머리, 무상사 주차장으로 향하는 동안, 창밖으로 주변 산을 감상했다. 정안휴게소가 충남 공주에 있어, 목적지가 멀지 않고, 휴게소 도착 전까지 충분히 잠을 잔 상태라, 휴게소를 떠날 때는 상태가 멀쩡해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오른쪽으로 주변의 다른 산과는 달리 정상이 암릉인 산이 보여, 저게 향적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이번 산행에 기대가 높아졌다. 까만 소가 100+에 추가했을 정도면 주변의 다른 산과는 당연히 다를 거라는 게 그 근거로, 물론 내 멋대로 내린 결론이다. 그리고 휴게소를 떠난 버스가 첫 번째 산행지의 들머리인 계룡 무상사 주차장에 도착하기 10여 분 전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먼저, 오른쪽으로 보였던 게 계룡산이라는 말로 얘기를 시작했다. 응? 그게 향적산이 아니라, 계룡산이었어?! 이후 등산 때는 문제가 없는데, 하산 때는 복잡한 임도 때문에 길을 잃기 쉬우니, 임도에 조심하라는 말과 시간 엄수를 당부하고 얘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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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산(香積山)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상월면 대명리와 계룡시 엄사면 향한리에 걸쳐 있는 산.
[명칭 유래] 향적산은 향나무가 많이 있었다고 하여 유래하였다. 국사봉(國師峰)이라고도 하는데 신도안이 도읍이 되면 나라의 왕을 가르칠 스승이 이곳에서 나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향적산 부근에 있는 국사봉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신도안에 도읍을 정할 때 친히 올라가 국사를 논했다 하여 국사봉(國事峰)이라 하였다고 한다.
[자연환경] 계룡산에서 뻗어 나온 향적산은 백악기에 대보화강암을 암맥상으로 관입한 그라노파이어 및 각종 암맥류와 석영맥 등의 반심성암체가 이루고 있는 험준한 암석산지이다. 산지의 방향은 북남 방향으로 연속성이 뚜렷한 산줄기를 이루고 있으며, 산 정상부를 따라 토어나 암석단애 등의 화강암 지형이 일부 발달해 있다. 높이는 574m이며, 서쪽 사면에는 계룡산 남부 능선에서 발원한 주천과 세천, 대촌천 등의 지류들이 합류하여 대명분지를 형성하고 있다. 대명분지는 노성천 하곡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분지의 형태는 남북이 긴 타원형이지만 지류인 대촌천과 세천의 곡지 사이에 북남 방향으로 구릉이 형성되어 있다. 분지의 동쪽에는 북남으로 뻗은 계룡산 남부 능선 서편에 동서 방향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완사면 상의 산록단구가 넓게 발달해 있다. 산록단구는 계룡산 남부 능선을 따라 분지 북부에서 남부까지 거의 10㎞에 달하는 거리에 걸쳐 발달해 있다.
[현황] 향적산은 논산시와 계룡시의 행정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논산시 시가지로부터 북동쪽에 있는 산이다. 주변은 대체로 구릉지들로 이루어져 있어 인근의 대명리 등의 마을에서는 논농사와 밭농사가 혼재된 편이다. 서쪽 사면의 북쪽에는 용국사와 용문사가 자리 잡고 있으며, 남쪽에도 동명(同名)의 용국사가 자리 잡고 있다. 서쪽에는 지방도 697호선이 남북으로 달리고 있으며, 기타 도로가 향적산과 대명리 등의 마을을 연결하고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애초 계획은 10시 정각 무상사 주차장 도착이나, 예정보다 20분 이른 9시 40분 도착했다. 고로 마감도 12시 30분에서 20분이 당겨진 12시 10분으로 변경됐다. 일단 버스가 주차장에 정차한 후 물과 김밥, 오이가 든 슬링백을 둘러메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현지의 기상정보를 확인했다. 종일 맑고, 9℃~13℃ 사이의 기온에, 바람은 1㎧~3㎧로 다소 추울 듯하다. 하지만, 초미세먼지 '좋음'에 미세먼지 '보통'이라 조망은 좋다. 그리고 앱이 위성과 동기화하는 동안 주차장 주변을 살펴봤으나 특별한 건 없다. 이후 앱의 지도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105m, 그리고 온라인 지도를 내려 받기 위해 램블러의 네이버 지도를 확대, 축소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향적산의 높이가, 300m대가 아니라, 574m로 꽤 높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럼, 고도차는 469m로 한국 산 평균보다 높다. 그럼, 아무리 동네 뒷산으로 등산로가 좋다고 해도, 소요 시간을 2시 30분으로 책정한 건 무리가 있어 보였다.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 때 언급했지만, 무속인의 성지인 계룡산이 멀지 않아, 향적산 또한 곳곳에 암자와 무속인의 기도처라, 임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 임도를 따라, 정상으로 향해 가, 9시 47분 정골 갈림길을 지났다. 비록 임도이기는 하지만, 급경사는 어쩔 수 없어, 오르는 게 쉽지 않다. 그렇게 오르다가, 급경사의 미끄러운 흙길 임도에 고무 무한궤도를 깔아 사람이나, 차량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조치한 것에 감탄했다. 누가 저런 발상을 했는지 존경스러웠다. 당연히 고무 캐터필러를 계단처럼 밟고 미끄러운 급경사를 올라, 10시 5분 이 코스 마지막 암자이자, 임도의 끝인 향적산방에 도착했다. 다른 암자나 절에 비하면 건물은 형편없는데, 전체 규모는 생각보다 컸다. 그리고 마당에서 계곡 방향으로 바위 전망대라, 보이는 게 뭔지 궁금해 그 바위로 갔다. 계룡산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가깝다. 산세로 봐서는 향적산과 계룡산을 연계해 달리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해, 향적산방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하니,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그리고 국사봉 갈림길이다. 직진해서 능선으로 올라가나, 좌회전해 계곡으로 올라가나, 둘 다 국사봉으로 간다.
당시만 해도 국사봉이 향적산의 정상이 아니라, 작은 봉우리 정도라 여겨,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 그걸 거쳐 갈 생각이었다. 해서 모든 일행이 좌회전하는 걸 지켜보다가, 그 방향도 역시 국사봉으로 향하고 있어, 여유 시간도 거의 없는 초행의 산행에 코스를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일행을 따라 계곡을 따라가는 길로 좌회전했다. 계곡 옆으로 난 길이라, 흙보다는 돌이 많은 급경사 등산로로 올라, 10시 14분 나무 계단에 도착했다. 그리고 앞서가던 몇몇 일행을 추월하며 계단을 오르자, 인솔 대장이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내 계단 끝 정상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해서 처음에는 저기 앉아 요기하려는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준비해 온 감을 일행에게 하나씩 나눠준다. 나도 역시 감 한 조각을 집어, 먹으며 올라가, 계단 정상에 도착해 보니, 꽤 넓은 평지고 등산로는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바로 좌회전해 위로 올라가고 중간에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다. 하지만 평지 끝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 끝까지 가서 보니, 왼쪽으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보이는 등산로가 있다.
당연히 이건 뭔지 궁금해 핸드폰을 꺼내 앱의 지도를 봤다. 그런데, 지도 어디에도 국사봉이 없고, ‘장군암’이라는 생소한 지명이 보인다. 지도에 의하면 장군암을 지나왔다. 분명 특이해 보이는 바위는 없었다. 혹시 암자? 암자로 보이는 건물도 없었다. 그거야 그렇다 치고, 국사봉은 어디로 갔나? 역시 향적산방에서 직진해야 했는데, 좌회전한 게 실수라고 한탄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계단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사용한 지 오래되어 보이는 등산로로 위로 가기로 했다. 어차피 능선에 올라선 거라, 그걸 따라가면 향적산 정상이라는 건 산꾼이라면 다 안다. 해서 낙엽 쌓인 급경사 등산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자, 잡고 오르내릴 수 있는 밧줄이 보인다. 그리고 아래에서는 우리 일행의 대화 소리가 들리는 게 그 중 몇은 이 길로 올라올 듯했다. 당연히 밧줄은 무시하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위로 향해, 한숨 돌릴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능선에 도착해, 좌우를 보니, 정상은 좌회전이고, 우회전은 전망대로 향해, 당연히 우회전했다. 그리고 조금 더 가자, 오른쪽으로 바위 전망대가 보여, 관목을 뚫고 그 바위로 갔다. 계룡산 최고의 조망처다! 그리고 예상대로 향적산과 계룡산은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걸 보니, 언젠가는 둘을 연계해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2018년 11월 이후 거의 매일 각 안내산악회 산행 공지를 살펴봤으나, 계룡산과 향적산을 연계해 달리는 산행은 보지 못했다. 계룡산과 향적산 모두 까만 소 인증 대상이라, 한 번 산행에 두 번의 인증이라는 인증꾼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산행인데, 못 봤다. 그럼, 그 중간에 일반인은 가면 안 되는 음지가 있다는 얘기다. 계룡산 정상인 천왕봉을 군대가 차지하고 있어, 정상 산행이 금지다. 고로 계룡산에서 향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위에 군부대가 있을 확률이 높다. 어쨌든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긴 후 바위 전망대를 떠나, 좌회전해 앞을 보니, 정상으로 생각되는 봉우리가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는 군사용으로 보이는 우뚝 솟은 철탑이다. 그것도 기록으로 남긴 후 낙엽 쌓인 등산로를 따라, 1분가량 올라가자, 오른쪽으로 암릉이 보여 당연히 그곳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다시 오른쪽에 바위 전망대라 그리로 갔다. 그런데, 아래 전망대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조망처라 여기까지 온 기념으로 계룡산 사진 한 장 남기고, 바로 걸음을 돌려, 암릉 산행을 즐겼다. 와중에 램블러가 국사봉 배지를 획득했다고 음성으로 알려준다. 국사봉을 지나친 게 아니라, 앞에 있는 봉우리가 국사봉이다. 그럼, 향적산 정상은 저 뒤에 있나?
늘 그렇듯이 동영상을 촬영하며 국사봉으로 향하는데, 이미 봉우리 정상에는 우리 일행으로 보이는 서너 명의 등산객이 주변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다. 그리고 정상석이 있는 곳에는 잘 아는 산꾼이 왜 뒤에서 오는지 묻는다. 해서 씩 웃어주고 뒤든 앞이든 정상석을 찍었다. 그리고 정상에 올라서서 보니, 주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자, 최고의 전망대다. 여기가 국사봉이니, 그럼, 향적산 정상은? 조그마한 산에 상봉 말고 정상이 따로 있다는 게 이상해 정상석으로 돌아가, 다시 봤다. 예상대로다. '해발 575m, 향적산(국사봉) 2006.3.25 계룡 수요 산악회'라고 음각되어 있다. 즉, 향적산 상봉이자 정상이 국사봉이다. 모든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이다. 그렇게 국수봉의 정체를 밝히고, 그 일행과 서로의 인증을 찍어준 후 용도를 알 수 없는 정상에 서 있는 두 기둥도 기록으로 남겼다. 그중 벽돌로 쌓은 거로 보이는 좀 더 큰 기둥의 남쪽에는 '南斗六星', 북에는 '北斗六星'이라, 작은 기둥에는 '聚'라 새긴 걸 보면, 무속 신앙의 주요 장소인 듯하다. 하긴 계룡산과 능선으로 이어진 산이니, 오죽할까?!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있는 동안, 인솔 대장과 이번 산행 주력이 정상에 도착했다. 그중에는 정상주 마시기를 좋아하는 목요 오지팀 주요 선수인 선배 산꾼도 있어,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배낭에서 막걸리와 순대, 그리고 양푼을 꺼내 바닥에 펼쳐 놓았다. 평소 목요 산행에는 빨갱이와 맥주를 꺼내 양푼에 소맥을 제조했다면, 이번에는 인솔 대장이 막걸리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세 종류의 막걸리를 가져와 양푼에 부어 막걸리 혼합주를 제조했다. 그중에는 복분자 막걸리도 있어, 혼합주가 마치 딸기우유 같은 빛깔이다. 그리고 그걸 별도로 준비한 잔에 따라 주변의 일행에게 한 잔씩 권했다. 당연히 나는 그 앞에 자리 잡고 앉아, 대접에 그걸 따라 마셨다. 평소 배가 불러, 특히 차량으로 이동하기 직전에는 막걸리를 잘 마시지 않지만, 산에서야 끼니를 대신하는 음료로도 좋아 마다하지 않는 인간이라, 거의 절반을 내가, 그리고 나머지를 선배와 주변의 일행이 다 마신 후, 자리를 정리하고, 국사봉을 떠났다. 그런데, 2시간 30분에, 환 종주 산행이라, 당연히 왔던 길로 돌아갈 거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계룡산에서 시작한 능선을 따라 계속 남쪽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그 길목의 거대한 바위가 인솔 대장이 보는 방향에 따라 상여로도 보이는 상여바위가 있다.
막걸리와 순대로 배를 채우고 약간 취기도 돌아, 기분 좋은 상태로 정상을 떠나, 능선 위로 난 등산로로 앞에 보이는 상여바위로 향해 가는데, 진달래다! 솔직히 햇볕이 따뜻하기는 했지만, 기온은 낮고 찬바람이 불어, 약간 추위를 느낄 정도라,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능선에는 계절을 망각한 진달래다. 당연히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앞에 보이는 상여바위에 올라간 일행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긴 후 상여바위 방향으로 가, 11시 1분 상여바위 직전 암릉 전망대에 도착해, 뒤로 돌아 향적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와중에 조금 전 내가 상여바위를 찍고 있던 곳에 도착한 인솔 대장과 일행의 모습이 기록으로 남기도 했다. 물론, 인솔 대장 또한 내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암릉 전망대에서 내려와 상여바위로 향해, 먼저 상여 앞부분에 해당하는 곳에 올라, 다시 국수봉 방향으로 돌아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동영상을 촬영하며 상여 꼭대기로 향해, 11시 4분 정상에 올라섰다. 그리고 뒤따라 조금 전에 내가 있던 곳에 도착한 인솔 대장의 모습을 사진에 담은 후 주변을 둘러보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당연히 나의 그런 모습을 인솔 대장도 찍었다.
이후 상여 꼭대기를 인솔 대장에게 넘겨주고, 거기서 내려와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물론 뒤로 돌아 상여바위 정상에 있는 대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줬다. 와중에 바로 아래의 암자로 보이는 건물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는 사람은 아는 기도발이 잘 먹힌다는 향국암이라는 암자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해 등산객이 세운 돌탑에 돌을 하나 얹기도 하며 가, 11시 12분 램블러가 고지가 멀지 않다고 음성으로 알려줘, 이건 또 뭔지 궁금해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장재고개란다. 정확히는 장재다! 이 고개가 왜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앱을 특별히 관리하는 재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14분 장재에 도착했다. 고개니 당연히 갈림길이고, 직진은 계백이 나당연합군에 맞서 싸웠던 황산벌이 황산성이고, 좌회전하면 조금 전에 본 향국사다. 황산성 갈림길 이정표를 기록으로 남긴 후 좌회전해 낙엽 쌓인 급경사를, 철봉을 박고 설치한 밧줄에 의지해 내려갔다. 그리고, 11시 22분경 향국사 입구에 도착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대웅전으로 가 본존불에게 신고했다.
이후 암자 여기저기를 둘러본 후 산신각 이정표를 보고 아래로 내려갔으나, 산신각이 아니다. 하지만, 이왕 내려온 거 암자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등산로라고 생각했던 길을 따라가자, 엎에서 염불 소리가 들려, 그곳으로 갔다. 거기가 산신각으로 부처가 아니라 산신이 영험하다고 소문이 났는지 그 앞에서 제를 올리는 중이라, 산신은 보지 못하고 사진만 찍고 물러 나왔다. 와중에 그 옆에 석간수 감로수가 보여 그곳으로 갔으나, 바가지가 없고, 그렇다고 내가 잔을 가진 것도 아니고, 엎드려 입을 대고 물을 마실 수도 없는 환경이라, 맛보는 건 포기하고 대웅전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서울에서 막 도착한 신자 가족이, 타고 온 승용차 짐칸에서 무언가를 잔뜩 꺼내 들고 오는 모습을 지켜보다, 11시 31분경 향국암을 떠났다. 나와 목요 오지팀 선배가 향국암에서 그렇게 노닥거리는 동안, 인솔 대장을 포함해 모든 일행은 날머리인 주차장으로 떠났다. 무상사까지 남은 거리는 1.4km, 남은 시간은 39분이다. 해서 서둘러, 날머리인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동네 뒷산답게 길이 하나둘이 아니라, 인솔 대장이 혹시 우리가 늦을까 봐 길을 알려주는 전화까지 했다.
11시 36분 무상사 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좌회전한 건 잘했다. 그런데, 그다음 갈림길인 향한리 갈림길에서는 등산로를 버리고 임도로 향한리 방향으로 가야 했는데, 역시 임도를 버리고 좌회전해 등산로를 따라갔다. 나중에 둘 다 큰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으나, 이미 늦었다. 죽으나 사나 끝까지 달려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은 게 고개만 3개를 넘고, 11시 49분 국수봉으로 향할 때 지나쳤던 정골 갈림길에 도착했다. 즉 우리가 정골에서 넘어온 거다. 고로 우린 이 갈림길을 기준으로 원을 그렸다. 그나마 다행은 무상사까지 남은 거리는 0.2km, 남은 시간은 11분! 어쨌든 서둘러 주차장으로 향해, 12시 2분 주차 주인 산악회 버스가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와중에 화장실로 향하던 인솔 대장이 왜 그 방향에서 내려오는지 물어, 우린 임도보다 등산로를 더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마감보다 몇 분 일찍 도착한 것에 안심하며, 바로 버스로 가 자리를 잡고 앉아 출발을 기다렸다. 그런데, 우리가 첫 번째 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렸다면, 일행 중 한 명은 임도를 택하는 바람에 지체해 예정보다 출발이 10분 정도 늦어졌다.
향국암에서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산악회 계획과는 조금 다른 '무상사 주차장 → 무상사 → 연화사 → 향적산방 → 향적산 → 상여바위 → 장재고개 → 향국사 → 무상사 주차장'의 원점회귀 6.8km(램브러) 코스를 2시간 23분 동안 달렸다. 이동 2시간 13분, 휴식 10분!
산행 후 버스를 이용해 다른 산 들머리로 이동해 두 번째 산에 오르는 1+1 산행은 극도로 싫어하나, 이번 향적산과같이 산행 재미, 조망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데, 코스가 짧은 산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기존 1+1 산행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산행이다.
1+1 산행이 싫으면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는 일이 있더라도, 향적산은 반드시 한 번은 올라서 볼 가치가 있는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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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산(魯城山)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가곡리·송당리와 상월면 신충리·월오리에 걸쳐 있는 산.
[명칭 유래] 노성면은 1656년(효종 7) 때부터 노성현(魯城縣)으로 불렸는데, 노성산은 이 지명에서 연유한 것으로 추측된다.
[자연환경] 기반암은 편마암 및 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편마암인 지역들은 대부분 150m 이상의 산지를 이루고 있어 상대적으로 해발 고도가 높다. 그러나 화강암이 분포하는 곳은 50~60m 이하의 저위평탄면이 발달해 있고, 이 구릉들은 논산평야로 이어지고 있다. 노성산 일대의 편마암 산지 사면에는 암괴의 노출을 거의 볼 수 없고, 소나무와 활엽수가 풍부한 토산을 이루고 있다. 노성산의 동쪽에는 동~서 방향의 단열을 따라 발달한 소규모 골짜기가 있고, 북서쪽에는 북동~남서 방향의 규모가 큰 3개의 곡지가 분포하고 있다. 이 곡지에는 북동~남서 방향으로 흘러 금강 본류에 합류하는 석성천의 지류가 흐르고 있다. 3개의 곡지를 흐르는 하천들은 북동~남서 방향을 따라 거의 직선상으로 흐르고, 곡지 주변 능선에서 작은 지류들이 거의 수직으로 합류하고 있다. 노성면 병사리에 병사저수지가 위치한 곡지는 3개의 곡지 중 가장 좁고 곡지의 방향과 편마암의 절리 방향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다. 곡지의 상류에 있는 가곡리 일대는 소규모 분지를 이루고 있는데, 북동~남서 방향의 주 단열과 교차하는 동~서 방향의 단열을 따라 여러 개의 작은 골짜기들이 발달해 있다. 가곡리 지역의 기반암이 노출된 곳을 보면 매우 조밀하게 절리가 발달해 있고, 그 주향은 곡지와 같은 북동~남서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조밀한 절리에도 불구하고, 화강암 지대와 같은 심층 풍화층은 발달하여 있지 않다.
[현황] 논산시 시가지로부터 북쪽에 있는 산으로, 노성면 면 소재지로부터 북서쪽에 있다. 해발 348m의 노성산 산정에는 백제시대에 축조된 삼태기 모양으로 둘러쌓은 테뫼식 석축 산성인 노성산성이 있으며, 연산면 황산성과 함께 백제와 신라가 대치했던 최후의 방어선에 있다. 현재 산성의 성벽은 대부분 붕괴하였지만, 몇몇 군데는 비교적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다. 성곽과 관련된 부대시설로는 동문과 서문 터를 비롯하여 8개소의 건물지, 4개소의 우물터, 그리고 장대지가 있다. 노성산의 동쪽으로는 남~북 방향의 구조곡이 있는데, 이곳 곡저평야에서 논농사와 지형을 이용한 국도 23호선이 지나고 있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지각한 승객을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어차피 임도로, 마을로 내려간 거라, 마을을 향해 출발해 길목에서 그 승객을 픽업해 두 번째 산행 들머리인 노성산 애향공원 주차장으로 향해, 12시 45분 3 주차장에 도착했다. 역시 앞산 향적산행 때와 같이 먼저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현지의 날씨를 확인했다. 향적산에 비해 기온은 높아졌으나, 다른 건 별 차이가 없다. 그걸 확인한 후 이번에는 두 등산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물론 위성과 동기화하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었다. 93m~117m로 향적산행 들머리인 무상사 주차장과 비슷한 높이다. 그런데, '노성산 등산 안내도'로 확인한 정상의 높이는 내가 알고 있던 190m대가 아니라, 348.9m다. 알고 있는 것보다 150m가량 더 높아, 고도차는 200m가량으로 생각보다 커 약간 당황했다. 그렇다고 안 올라갈 것도 아니라, 바로 임도를 따라 노성산 정상으로 향했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인솔 대장의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했으나, 특별한 건 없었다.
향적산과같이 노성산 또한 시작은 복잡하게 얽힌 임도를 따라 정상으로 향해, 12시 52분 노성산 정상 갈림길에 도착했다. 직진은 임도로, 우회전은 등산로로 정상으로 간다. 그럼, 당연히 우회전해 등산로로 가야 하나,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 때 임도를 따라가라고 해, 지시대로 임도로 계속 갔다. 그렇게 임도로 유유자적 위로 가는데, 오른쪽 나뭇가지에 매달린 빨간 플라스틱 바가지가 보인다. 약수터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약수터로 가, 준비된 바가지로 약수를 떠 마셨다. 갈증을 해소하는데, 괜찮지만, 약수라고 부르기에는 흙 맛이 너무 많이 나는 물이다. 어쨌든 물맛을 보고 바가지를 원위치한 후 다시 길을 재촉해, 1시 정각, '황토·지압로' 입구를 지나, 그 옆 포토존으로 향했다. 기본적으로 포토존이라 함은, 무언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건데, 저기가 왜 포토존인지 알 수가 없어, 혹시 아래에서는 안 보이는 절경이 배경인가 해서 가까이 가봤다. 아니다. 그저 울창한 숲과 하늘이 배경이다.
지압로에서 멀지 않은 곳의 임도 갈림길에 1시 2분 도착해 보니, 위로 향하는 임도는 ‘노성산 정상’으로 1.0km 거리고, 아래 임도는 ‘호암산 정상’으로 향한다 물론 호암산 정상까지 거리 정보가 있지만, 우리가 호암산에 갈 건 아니라, 별 의미가 없다. 다만, 대장은 여기서 위가 아니라 아래 임도로 가라고 했다는 게 중요하다. 위의 임도로 가면 너무 코스가 짧아 빙빙 도는 코스를 선택한 듯했다. 해서 지시대로 아래 임도로 가며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산경표에는 애당초 두 임도 다 없다. 그리고 램블러의 네이버 지도에는 두 임도 다 있고, 예상대로 위는 노성산 정상으로 바로, 아래는 빙빙 돌아가고 있다. 남아도는 게 시간이니, 급할 게 없어 빙빙 도는 임도를 따라가는데, 위 오른쪽 숲에 용도가 궁금한 건물이다. 주택은 아닌 듯한데, 용도가 뭘까? 그것도 기록으로 남기고 조금 더 가자 다시 임도 갈림길이다. 이번에는 선두가 위로 간다. 해서 핸드폰을 꺼내 지도를 봤다. 맞다! 이번에는 위다. 아래는 아예 하산이다.
유유자적 임도를 따라가며 지도를 확인하다가 멀지 않은 곳에 봉우재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는 걸 발견했다. 그런데, 우리가 가는 임도 왼쪽이라, 왕복해야 한다. 해서 저기를 다녀와야 하나 고민하며 가는데, 1시 17분 램블러가 고지가 멀지 않다고 음성으로 알려줘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봉우재산이다. 그리고 앞서가던 산꾼 선배가 봉우재산을 다녀오자고 해, 왕복 100m에 불과한 산이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그리고,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조금 올라가자, 앞선 일행이 봉우재산을 찍고 우르르 내려오며, 조금만 가면 되고, 우리의 '준·희'의 명패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고 알려준다. 응? 그럼, 지맥의 주요 봉우리 중 하나라는 건데, 과연 무슨 지맥일지 궁금해하며 올라, 1시 19분 도착했다. 앞선 산꾼이 얘기한 대로, '준·희'가 만들어 매단 '노성지맥 봉우재산 204.5m' 명패가 있다. 노성산이 그 이름을 딴 지맥이 있을 정도의 산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 명패를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임도로 돌아가 직진했다. 말인즉 봉우재산에 안 들렸다면 사거리에서 우회전했어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지도를 보며 임도의 방향은 비슷하다.
아래 벌목 지대 사이로 보이는 논산평야를 감상하며 가, 1시 27분 일월당 갈림길에 도착했다. 분위기로 봐서 무속 기도처로 보인다. 당연히 우리는 계속 직진해 위로 가는데, 생각지도 못한 건물이 보인다. 분위기로 봐서는 암자나 사찰로 보이는데, 아래 안내도에서 암자나 사찰을 보지 못했다. 그 정체가 궁금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위로 올라가, 1시 34분 도착해 보니, '금강도덕문(金剛道德門)'이라는 쓴 현판이 걸린 생각보다 큰 문이 있고, 그 옆에는 안내문이 서 있다. 그 정체가 궁금해 안내문을 읽어 보니, '금강대도 노성 본원'이란다. 한국에 이런 종교가 있다는 걸 아는 순간이다. 당연히 내부가 궁금해 혹시 문이 열리나, 대문 주변을 살펴보니, 왼쪽 쪽문이 열려 있어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꽤 넓은 광장 건너 본원이라 생각되는 건물이 있고, 그 왼쪽 아래에 노파가 채소를 다듬고 있다, 힐끗 쳐다보고 하던 일을 계속한다. 해서 방해하지 않게 '삼종대성전(三宗大聖殿)'이라 쓴 현판이 걸린 본원 건물만 기록으로 남기고 돌아 나왔다. 그리고 노성산 정상을 향해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오른쪽 바위 군락에 비석이 보여 그건 또 뭔지 가 봤다. 여기에 본원을 짓게 된 경위를 새긴 비석인 듯했다.
그런데, 본원 옆에는 뭐가 그렇게 중요한 게 많은지 안내문도 많다. 해서 일일이 확인하다가, 본원과는 무관한 노성산성 소개문을 발견했다. 그것과 '노성산 정상 300m' 이정표와 등산로 없음 등을 기록으로 남기고, 정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위에 올라가 보니, 아래로 내려가는 등산로를 금줄로 막고, '등산로 없음' 경고문을 세워 놨다. 본원 뒤 등산로를 폐쇄하고 그 옆으로 등산로를 따로 낸 듯하다. 하지만 산경표는 여전히 본원 뒤 등산로만 표기하고 새로운 등산로는 없어, 램블러는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봉우재산 이후로 트랙이 없다. 뭔가 이상해 혹시 내가 봉우재산에서 사진을 찍다가 뭘 잘 못 건드린 게 있나, 살펴봤으나, 그렇지는 않다. 해서 다시 트랙 기록을 누른 후 계단 위가 노성산 정상이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시 44분 정상석과 정자가 있는 노성산에 도착했다. 이후 다시 램블러를 확인했는데, 기록이 다시 중지됐다. 그리고 GPS를 찾고 있다는 메시지만 빙빙 돌고 있다. 말인즉 GPS를 찾지 못했으니, 이동 중이라는 걸 감지하지 못해, 쉬는 거로 인식해 기록을 안 하는 거다. 해서 폰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산경표도 확인했다. 아주 잘 잡는다.
일단 램블러를 다시 트랙 기록으로 바꾼 후 정자로 올라가, 평야 너머로 보이는 능선을 감상했다. 왼쪽 계룡산부터 오전에 올랐던 향적산을 지나 어딘가로 향하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당연히 그걸 파노라마로 남겼다. 이후 역시 향적산 정상과같이 선배가 들고 온, 막걸리와 순대를 펼쳐놓고 먹고 마셨다. 덕분에 사당옆표 김밥은 그대로 집으로 가져가야 했다. 그리고 우리가 있었다는 모든 흔적을 정자 옆 쓰레기봉투에 넣고,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물론 가는 동안, 램블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핸드폰을 주시해, 주변에 뭐가 있는지 확인도 제대로 못 했다. 그래봐야 등산 때 임도와는 다른 울창한 숲을 통과하는 등산로라 보이는 것도 없었다. 2시 12분 상월초등학교 갈림길을 지났다. 물론 수시로 램블러를 확인했으나, 그때마다 기록을 멈추고 GPS만 열심히 찾고 있다. 산경표는 아주 잘 잦는다. 어쨌든 2시 20분 옥래봉에 도착했다. 사실 램블러가 언제 정상으로 돌아올지 모르고,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봉우재산 이후 트랙은 사라지는 거라, 후일을 위해 내가 어느 코스로 가고 있는지 기록하는 게 중요해 수시로 핸드폰을 꺼내, 두 앱의 지도를 캡처했다. 특히 주요 고지와 이정표에서는 무조건!
그렇게 고개를 핸드폰에 처박고 가다 보니, 어느 순간 앞서가던 선배 산꾼이 사라졌다. 갈림길에서 길이 엇갈린 듯했다. 그런데, 분위기상 내가 좌회전해야 할 길에서 직진한 듯했다. 그 길은 직진 후 바로 우회전한다. 말인즉 내가 길을 잘못 들었다. 그렇다고 다시 갈림길로 돌아가는 것도 피곤해 계속 가자, 생각지도 못한 아래를 조망할 수 있는 정자다. 다만, 신발을 벗고 올라가라는 안내문에, 정자에 오르지는 않고, 그 앞에서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다시 내려가니, 다시 임도다. 거기서 잠깐 멈춰 좌우 어디로 가야 할지 살펴보다가, 아무래도 가던 방향인 좌가 정답으로 보여 좌회전 임도를 따라가, 2시 43분 임도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런데,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는 임도 입구에는 '차돌림곳 없음 절대 출입 금지 -논산시-' 경고문이 두 개나 서 있다. 즉 차는 가면 안 되지만, 사람은 가도 된다는 얘기라, 우회전해 내려가니, 금강도덕문 못지않은 거대한 문이다. 해서 일단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옆의 안내문을 보니, '노성 궐리사'로 공자 사당이다. 그리고 건물 옆에는 공자상도 있고, 그 상으로 가는 선배도 발견했다. 나야 공자에 관심 없어, 멀리서 그 모습만 지켜봤다.
홍살문 앞에서 선배를 기다려 같이 명재고택으로 가,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밖에서 구경하고 기록으로도 남긴 후 들머리인 주차장으로 들어올 때 그 입구에 있던 전복짬뽕으로 유명한 중국집을 향해 내려갔다. 그 짬뽕에 관해서는 산행 전 일행 대부분이 입에 올렸던 음식이라 그 정체가 궁금했다. 문제는 우리 둘 다 향적산 정상과 노성산 정상에서 막걸리 다섯 병과 순대 두 접시로 배를 채워 더 들어갈 공간이 없다는 것과 술도 적당히 취했다는 거다. 해서 하나만 주문해 둘이 맛만 보고 오기로 하고 중국집을 향해 내려가는데, 반대편에서 인솔 대장이 올라오더니, 우리를 보고 어디 가는지 묻는다. 당연히 중국집이라고 하자, 3시부터 휴식 시간이라고 내려가 봐야 소용없다며, 주차장으로 가자고 한다. 애초 굶주려 가고자 했던 중국집이 아니라, 미련 없이 걸음을 돌렸다. 문제는 마감인 3시 40분까지 뭘 하며 시간을 보내냐 거다. 어쨌든 걸음을 돌려, 터덜터덜 주차장으로 향해 가는데, 왼쪽 논에 유기견으로 보이는 다양한 종류의 개 다섯 마리가 보인다. 개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족보가 있는 놈들 같다.
내가 그놈을 보고 사진을 찍자, 선배가 배낭에서 먹을 걸 꺼내, 개들을 부른다. 그러자, 다른 놈들은 꼼짝을 안 하는데, 이제 태어난 지 서너 달 지난 거로 보이는 강아지만 달려와 그걸 먹는다. 그리고 다 큰 흰 놈도 배고픔과 공포 사이에서 망설이다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조심조심 다가온다. 그 사이 나머지 세 마리는 논 아래로 사라졌다. 분위기로 봐서, 명재고택, 궐리사 등 구경 왔다가 버리고 간 듯하다. 아니, 애당초 버릴 목적으로 여기 놀러 왔을 거다. 그런데, 혹시 우리가 지켜보고 있어 놈들이 못 오는 걸 수도 있어 먹을 거 그 자리에 다 남겨두고 우리는 그 자리를 떠나, 주차장으로 가, 3시 15분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이후 버스에 타, 슬링백을 배낭에 집어넣고, 슬리퍼와 비닐봉지를 들고나와, 주차장 턱에 앉아, 등산화와 양말을 벗어 비닐봉지에 넣고, 슬리퍼를 신고 화장실로 가 씻었다. 그리고 다시 버스로 돌아와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는데, 공지보다 조금 이른 3시 37분경 주차장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다.
산악회 계획대로 '애향공원 주차장 → 봉우재산 → 노성산 → 옥리봉 → 노성궐리사 → 명재고택 → 애향공원 주차장'의 원점회귀 6.6km 코스를 2시간 31분 동안 달렸다! 산행 중 램블러의 오작동으로 산행 거리는 안내산악회 산정 거리임!
노성산이 과거 산림청 선정 한국의 숨은 명산이기는 하나, 특별 찾아서 오를 정도의 산은 아니고, 이번처럼 가까운 향적산과 연계한다면 계룡산과 향적산을 한눈에 조망하기 위해 한 번 정도 탐방할 만한 산이다.
램블러의 오동작으로 그것에 신경 쓰느라, 다른 걸 못 해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해서 앞으로는 그런 불상사가 없도록 램블러는 폐기 처분이다. 다만, GPS서 확인용으로 램블러 사이트는 계속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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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37분경 논산 애향공원주차장을 떠나 버스에서 늘 그렇듯이 잠이 들어, 인솔 대장의 휴게소 도착 안내방송에 정신을 차렸다. 4시 42분으로 입장이다. 입장? 언젠가 한 번 들른듯하다. 어쨌든 볼일을 보고 와 다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죽전에서 승객이 내리는 소음에 잠이 깨, 양재에서 내리기 위해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신은 후 자리 주변에 널려있던 것들을 슬리퍼와 함께 배낭에 넣는 거로 하차 준비를 끝냈다. 그리고 5시 52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정차한 버스에서 내렸다. 문제는 정확히 퇴근 시간에 도착해, 집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어쨌든 또 다른 선배 산꾼과 같이 양재역으로 가, 열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거로 1+1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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