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398. 아주 힘든 하루 (2)
여기저기 차는 밀리고 복잡한 시내를 지나 한 시간을 걸려 찾아간 병원은 또 문이 잠겨 있다.
문에는 휴일 휴업이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제 23일인데 내년 1월 6일까지 클로스라고 써 있다.
이 병원은 여러 번 와 봤지만 올 때마다 의사를 만날 확률은 정말 희박한 곳이다. 병원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가 아무리 전화를 해도 의사와 연결이 되지 않을 뿐더러 찾아간 환자가 뭘 물어도 간호사는 퉁명스럽게 떳떳하게 I don`t know만 대답하던 바로 그곳이다.
다시는 안 오겠다면서도 오죽 몸 달면 또 이곳을 찾았다가 또 실망을 한 것이다.
젠장! 어떡하나? 망설이다가 마지막으로 우리는 따가이따이 종합병원으로 한 번 더 찾아가 보기로 맘 먹는다.
가는 길이 또 밀리고 너무 복잡하고 일방통행이 나타나고, 밀리고 밀리고 돌고 또 돌아서 드디어 그 병원엘 도착했다.
아! 다행이다. 11시 반부터 오후 2시까지 피부과 의사의 진료가 있다고 한다.
얼른 접수를 하니 차례가 18번이란다.
의사는 지금 있느냐니까 She is comming이란다. 벌써 12시가 가까운데 그나마 secretary는 나와 있으니 진료는 하긴 할 것 같다.
8년 전, 이 병원 이비인후과에 들렸던 나쁜 기억이 있다.
그 때도 의사가 comming이라고 하면서 3시간 이상을 기다리게 해서 내가 막 성질을 부렸다가 요금을 바가지로 옴팡 씌웠던 그 병원이다.
이번 역시 믿음이 가진 않지만 우린 별 도리가 없다.
이래저래 오늘의 라운딩은 불가능할 것 같은데 연락을 하려니 하필 한국 손님 전화 번호를 집에 두고 와서 큰 일이다. 캐디에게도 연락을 하려니 signal도 안 되고 그 애들은 계속 기다릴텐데 속이 바짝바짝 탄다.
할수없이 의사의 차례를 기다리는 그 시간 안에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그 무섭도록 밀리는 그 길을 다시 온 것이다.
부지런히 전화를 해서 사정을 알리니 손님은 이해가 되었는데 내 캐디인 제인의 불평이 대단하다. 어제 27홀을 부탁하는 손님을 우리 선약때문에 받지 않았는데 오늘 이렇게 기다리다가 취소가 되니 속상하다고 난리다.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내일 골프 치며 돈을 더 주겠다고 했는데도 계속 27홀 놓친 말만 거듭한다.
가뜩이나 힘든데 자꾸 그러니까 내가 그만 꽥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리고 다시 병원으로 부랴부랴 달려가니 다행히 아직도 우리 차례는 오지 않았다.
첫댓글 또다시 수난이 왔군요.
우리의 일상은 항상
어려움과 즐거움의 반복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