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보호생물 5년간 5618마리 폐사...상괭이 68.3%로 가장 많아
“혼획 방지 어구 개발, 서식지 관리 필요”
좌초됐다가 구조된 상괭이 ‘오월이’가 건강 회복 후 2015년 경남 거제 앞바다에 방류됐다. 해양수산부
‘웃는 돌고래’로 불리는 상괭이 등 해양보호생물이 최근 5년간 5000마리 넘게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혼획(어획 대상이 아닌 다른 종이 섞여 잡히는 것) 방지 어구를 개발하고 서식지를 보전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혼획·좌초·표류·불법포획 등으로 폐사한 해양보호생물이 5618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폐사한 해양보호생물은 상괭이가 3839건(68.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참돌고래 1240건 ▲낫돌고래 249건 ▲붉은바다거북 93건 ▲푸른바다거북 91건 ▲남방큰돌고래 31건 ▲점박이물범 27건 순이었다.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는 미소 짓는 듯한 생김새 때문에 ‘웃는 돌고래’로 불린다. 우리나라 서·남해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며, 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기록된 ‘상광어(尙光漁)’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상괭이는 해수부가 2016년부터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세계 최대 환경 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상괭이를 세계적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정하기도 했다.
상괭이는 전체 몸길이가 약 2m로, 고래 중에선 몸집이 작은 편이라 어업 활동 중 잘못 잡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상괭이 폐사 원인을 보면, 어업 활동 중에 잡혀 죽은 혼획이 2174건(5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해안가 등에 좌초했다가 죽은 것이 1144건(29.8%), 표류 520건(13.5%) 순이었다. 불법 포획으로 인한 폐사는 1건으로 확인됐다.
김선교 의원은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상괭이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보호생물의 보호를 위해 혼획 방지 어구를 개발·보급해야 한다”며 “해양보호생물의 서식지 보전과 체계적인 관리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