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DB ‘북한인권박물관’ 개관…‘표현의 자유’ 주제 첫 전시 북한인권 관련 상설 첫 전시공간.‘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전이 내년 3월 31일까지 진행. RFA(자유아시아방송)
15일 NKDB 북한인권박물관 개관을 기념해 진행된 현판식./ RFA PHOTO 앵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북한인권박물관을 열었습니다. 북한인권과 관련한 첫 상설 전시공간으로, 북한 내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개관 기념 전시가 내년 3월 말까지 열립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시실 한쪽을 가득 채운 분홍색 벽에 설치된 십수 개의 스피커. 소리는 없지만 각자 다른 속도로, 마치 심장박동처럼 앞뒤로 움직입니다. 김영섭 작가가 북한인권박물관 개관 기념 '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전에서 북한 내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선보인 설치미술 작품. / RFA PHOTO
통제와 억압 때문에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북한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비판한 작품입니다. 다른 쪽 벽에 걸린 수십 개의 종이 조각엔 탈북민들이 증언한, 그들을 북한 내에서 이른바 ‘말반동’으로 만든 말들이 인쇄돼 있습니다.
NKDB가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20년 동안 수집한 탈북민들의 발언을 담아 제작한 전시물. / RFA PHOTO
북한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됐더라면 문제되지 않았을 내용들입니다. 안하영 NKDB 연구원의 말입니다.
안하영 NKDB 연구원: 어떤 말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이 처벌받았는지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북한 사회에서 주민들이 사회에 대한 비판을 비롯해 어떤 하고 싶은 말들을 했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이 작은 종이 조각에 적어서 전시를 하고, 그걸 뒤집으면 그 분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볼 수 있게 했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15일 첫 북한인권 관련 상설 전시공간인 ‘북한인권박물관’을 열었습니다. NKDB가 업무 공간 일부를 할애해 마련한 박물관에선 개관을 기념해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전이 내년 3월 31일까지 진행됩니다.
기획전에서는 NKDB가 20년 동안 수집한 탈북민들의 증언 가운데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내용, 북한에 외부 정보를 유입시키기 위한 전단과 라디오 실물, 탈북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영상 자료 등을 선보입니다.
특별전에서는 관람객들이 북한 내에서 이뤄지는 표현의 자유 침해를 예술적 표현을 통해 체험할 수 있도록 독일에서 음향 예술을 전공한 김영섭 작가와 탈북민 출신 선무 작가가 마련한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김수진 NKDB 연구원의 말입니다. NKDB가 북한인권박물관 개관 기념으로 개최한 '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전. / RFA PHOTO
김수진 NKDB 연구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배고프다’, ‘힘들다’와 같은 일상적인 말들이 북한에선 정치범으로 몰리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폭력과 죽음에 노출된 북한의 역설적인 상황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이번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NKDB는 이날 박물관 개관식에서 “작은 공간으로 시작했지만 향후 정부 및 시민사회 등과 협력해 독립적인 공간에서 재개관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시민들의 후원과 전시물 기증 등을 요청했습니다. 이재춘 북한인권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의 말입니다.
이재춘 북한인권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 북한인권박물관의 첫 걸음은 오늘 작은 공간에서 출발했지만, 향후 정부와 국제사회, 국내 시민사회, 북한인권단체들과 협력해 명실상부한 박물관으로 재개관할 희망과 꿈을 갖고 있습니다.
이날 개관식에는 신영호 NKDB 이사장과 이재춘 북한인권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 손광주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매년 유엔에서 북한 인권결의안 초안 작성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대사와 외교관들이 참석했습니다. ‘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북한인권박물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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