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PGA 통해 브랜드 마케팅 나흘 내내 대회 참관하며 현장경영
비비고 야심작 등 알리기 최선 '외국인 즐길 한식스낵 개발' 주문
M&A 대상 미업체 관게자도 만나
'더 CJ컵'을 '글로벌 CJ'의 위상을 높이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하라'
이재현 CJ그룹 회장(58)이 CJ가 주최하는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더 CJ컵)'
대회 구석구석을 챙기며 그룹 및 계열사 경영진에 주문한 말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첫날부터 끝까지 대회를 참관하며 자사브랜드를 알리거나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을 만나는 등
현장 경영에 총력을 기울였다.
21일 CJ그룹에 따르면 제주에서 18~21일까지 열린 더 CJ컵에서 이 회장은 현장 경영에 주력했다.
더 CJ컵은 올해 총 상금 950만 달러(약107억3500만 원) 규모로 열렸다.
미국 NBC 골프채널을 통해 226개국 약 10억 명의 시청자에게 중계됐다.
올해 스폰서 회사는 지난해보다 5곳 늘어난 23곳으로 나이키, 오클리 등 글로벌 기업들의 후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대회 현장을 찾은 방문객만 4만 명에 달했다.
이 회장이 가장 신경 쓴 곳은 CJ그룹의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 부스였다.
비비고는 더 CJ컵의 메인 스폰서다.
비비고는 대회장 주요 코스 4곳에서 참가자와 방문객들이 대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회장은 이곳에서 비비고가 곧 내놓을 예정인 '비비콘'을 맛보기도 했다.
김으로 만든 콘에 불고기 비빕밥을 채운 아이스크림 형태의 독특한 제품이다.
이 회장은 '외국인들이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한식 스낵류를 개발해야 한다'며
'이번에 선보일 비비콘은 바로 이런 종류의 스낵'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신입사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비콘은 준비한 물량이 매일 오전에 동날 정도로 참가자 등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 회당은 대회장으로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을 초청했다.
이 회장은 CJ그룹이 인수합병(M&A)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의 식품업체 시완스컴퍼니와
독일의 물류기업 슈넬레커 관계자를 만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올해 6월 인수한 미국의 물류회사인 DSC로지스틱스의 최고경영자(CEO)도 면담했다.
21일에는 이 회장의 초대를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대회장을 찾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더 CJ컵이 열린 제주 클럽나인브릿지는 이 회장이 자연 생태계를 그대로 보존한 세계 최고의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선보인 곳이다.
이 회장은 쌀쌀한 날씨에도 골프장을 직접 돌면서 경기 코스를 살폈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선수들이 충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최적의 코스를 세팅하고
갤러리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라'고 주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회장이 더 CJ컵을 직접 참관하면서
이 회장이 악화했던 건강 상태를 상당히 회복한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올해 더 CJ컵 우승자는 2017~2018 시즌 '올해의 선수'로 뽑힌 브룩스 켑카(28)였다.
켑카는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해 게리 우드랜드(34)를 4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