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가 학교 상담 선생님을 찾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가 최근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상담을 받으러 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본인이 얼마 전부터 자해를 했던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저는 정말 전혀 몰랐습니다. 평소에는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집에서도 크게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가 아니었거든요. 힘든 일이 있어도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서 아이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하고 있었다는 게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물어보니 저희 부모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기대하는 만큼 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고 스스로를 탓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듣고 보니 제가 아이가 힘들다는 신호를 너무 늦게 알아챈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다행히 아이가 혼자 참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스스로 상담 선생님을 찾아가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본인도 자해가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아서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고요. 현재는 자해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다시 그런 행동을 하게 될까 봐 계속 걱정됩니다.
최근에는 평소 하던 활동이나 일정도 부담스럽다고 하고, 예전처럼 하고 싶은 마음이 잘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당분간은 이것저것 많이 시키지 않고 쉬게 해주려고 합니다.
상처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도 한번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이야기했더니 본인도 가보겠다고 해서 알아보는 중입니다. 학교 상담도 계속 받아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부모인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가 제일 어렵습니다. 계속 아이 상태를 확인하면 오히려 부담을 줄 것 같고,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도 너무 불안합니다.
자해를 경험한 아이에게 부모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은지,
집에서는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너무 걱정돼서 급하게 올립니다.
A.우선 어머님께서 적어주신 내용만으로는 아이의 현재 상태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다만 어머님께서 알려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말씀드리겠습니다.
중학생 시기는 학교생활과 또래관계뿐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고민과 부담을 경험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특히 아이가 학교생활과 개인적인 활동을 함께 병행하고 있었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잘 해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큰 부담으로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모님이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죄책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마음이 오랫동안 쌓이면서 심리적인 압박감이 커졌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해는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을 표현하는 하나의 신호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학교 상담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는 점도 중요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 역시 현재의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느끼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자해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아이가 먼저 도움을 요청한 상황인 만큼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상태를 살펴보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원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받으셨다면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한 후 전문의의 평가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약물치료가 필요한지는 아이의 현재 상태를 직접 평가한 전문의가 판단할 부분이며, 필요하다면 치료의 한 방법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경험하고 있는 부담감이나 죄책감, 부모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 등을 다루기 위해 심리상담을 함께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아이에게 자해를 했다는 사실만을 반복해서 확인하거나 행동을 다그치기보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주고, 힘들 때 부모에게 이야기해도 괜찮다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활동을 당분간 줄이는 것도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면서 아이와 함께 결정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자해 행동이 멈춘 상태라고 하더라도 이후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이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아이가 자해를 하는데, 어떡하죠?
1. 아이의 감정을 판단하지 말고 들어주세요
아이의 감정을 축소하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들어주세요. 해결책을 바로 제시하기보다 “그때 많이 힘들었구나”라고 감정을 이해해주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2. 자해를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으로 단정하지 마세요
자해를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으로만 바라보면 아이가 실제로 겪고 있는 정서적 어려움을 놓칠 수 있습니다. 자해가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지, 그 전에 어떤 감정을 경험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아이가 감정을 표현할 다른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세요
힘든 감정을 혼자 견디는 대신 말이나 글, 그림, 산책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중요한 것은 부모가 정해준 방법을 강요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편안하게 감정을 표현할 방법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Oh, Y., Shin, C., Lee, J., Oh, K., Seo, H., Chung, S., & Lee, J. J. (2024).Comparing Ruminative and Distracting Responses and Emotion Regulation Difficulties in Early Community Adolescents With and Without Self-Harm.Journal of the Korean Academy of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35(2), 127–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