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cfreak.tistory.com/243
100조 매출 위에 뿌려진 이아무개 부사장의 피, 삼성전자의 진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엘리트로 꼽히던 이아무개 부사장이 지난 25일 자살로 생을 마쳤다. 스탠포드 대학원 박사 출신으로 지난 92년 삼성전자에 스카우트되어 삼성전자 플래시 메모리의 양산 체제의 개발상 난제를 극복해 수익률을 향상에 기여한 ‘핵심 인재’다. 또한 새로운 기술방향까지 제시했던 엘리트였다. 2001년 이래 13명에게만 수여되었던 ‘삼성 펠로’에도 2006년 선정되는 등,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왔던 젊은 기수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연봉만 20억에 달하고, 스톡옵션까지 합하면 100억이 넘는 연봉을 받는다고도 하고, 인자하고 정 많은 부사장이었다고도 해서 더욱 충격이 크다고도 한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내부 사람이나 외부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나 모두 충격이 크다. 더욱이 삼성전자 측은 얼마 전 100조 매출-10조 순익을 달성했기 때문에, 더욱 이 일에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가 보기에도 남부러울 것 없는 이아무개 부사장의 자살은 삼성전자 100조대 매출의 뒤에 가려진 사원들의 초인적 업무량과 비인간적 인사시스템의 결과다. 고인의 유서에 따르면 과중한 업무량이 첫 번째 자살 이유였다. 삼성의 과중한 업무량은 누구나 인정하는 문제다. 여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성과급 경쟁을 그 어느 회사보다 강력한 사원 단도리 무기로 쓰는 삼성에서 업무시간, 업무량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최근 삼성이 푼 성과급 5조원도 다 사원들의 초인적인 업무량에서 나온 과실의 아주 ‘일부’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람의 발전가능성과 발전정도를 고려하지 않는 삼성의 인사 시스템이 진짜 문제다. 고인은 공학과를 나와, 공학박사로 스탠포드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지난 20여년 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기술 혁신을 이끌어 온 사람이다. DRAM과 플래시 메모리의 핵심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을 늘 혁신해 생산제약을 뛰어넘게 하였다. 그런 그에게 ‘파운드리 사업팀’으로의 인사발령은 충격이고, 자존심상 허락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파운드리 사업이란 반도체의 설계 도면을 받아서 생산만 하는 사업이다. 미국의 NVIDIA, INTEL 등이 생산설비 없는 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으며, 생산은 주로 대만, 중국에서 맡아 하고 있다. 지난 해 말, 삼성은 사실상 ‘하청공장’이나 다름없는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고, 바로 그 때 고인을 삼성 기흥공장으로 발령냈다. 삼성전자에 들어와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연구소장까지 지냈던 고인에게 설계, 연구를 제외한 사실상 생산공장의 공장장 역할은 무척이나 자존심 상하는, 자기 삶을 배반하는 일이 아니었을까.
이에 대한 삼성의 입장은 ‘경영자로서의 승진 과정이었는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니 안타깝’다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삼성의 위선이라고 본다. 대체로 삼성 계열사나 협력사 등의 대표는 삼성의 전직 간부가 간다. 이는 하청 구조를 더욱 약탈적으로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삼성이 얼마나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을 박아 두는 것이다. 이렇게 발령난 계열사에서는 공장에 가혹한 노동 조건을 강요한다. 특히 고인이 발령난 삼성 기흥공장은 2008년 공장 노동자들이 단체로 백혈병에 걸리는 ‘죽음의 공장’으로 유명하다. 이런 공장으로 간부를 발령내는 건 좌천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그의 적성엔 절대로 맞지 않는 좌천.
100조-10조 클럽의 진실은 삼성의 비인간적-초인적 요구에 있다. 또한, 그런 매출을 이끌어온 인재라도 당장 필요가 없다면 어디든지 내다 버릴 수 있다는 천박한 철학에 거대한 매출의 진실이 숨겨져 있다. 삼성의 그런 천박한 철학은 여러 군데에서 발견된다. IMF 환란 직후 16만명의 노동자를 10만명 대로 줄여버리고 나머지 ‘잉여인력’을 비정규직으로 하락시켜 버린 일.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사망자의 핸드폰으로 노조가입자들을 위치추적하던 일. 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이 연속으로 발병해도 ‘개인적 사유’라고 외면하던 일...
아무리 삼성이 5조대의 성과급을 풀어도 앞으로 이런 일은 더욱 빈발할 것이다. 소위 ‘삼성맨’들은 이직률이 매우 높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 끊임없는 초과근무, 평가, 의무, 금지사항 들이 사람들을 압박하고, 결국 삼성맨의 신화에서 조금씩 깨어나게 된다. 삼성맨 만들기는 조금씩 ‘지속불가능한 방식’이라고 삼성도 깨닫고 있다. 삼성 노동자들이 삼성의 주인으로 대접받을 때는 기업의 시스템에 완전히 복종할 경우 뿐 이다. 고인은 그런 삼성맨의 신화에서 깨어나며 얻은 심각한 스트레스가 이번의 주요 원인이 아니었을까. 삼성의 100조대 매출과 지속불가능한 방식은 쌍둥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삼성에 분노하기도 하고, 돈이 아니라 다른 것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서 성찰하게 되기도 할 것이다. 좋은 일이다. 다만, '세상 돈이 다가 아니네' '여가에도 신경을 쓰며 살자'식의 허무주의적 발상으로 이어지지는 않길 바란다. 엄연히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한국사회를 주무르고, 취업준비생들의 꿈으로 남아 있는 이상, 삼성은 개혁되어야 할 대상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이 지난 시기 동안 한국경제를 어떻게 주물러 왔는지, 기형화했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두 눈을 부릅뜨고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http://youngjoon.net/wordpress/?p=490
http://tsori.net/444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view.html?cateid=1001&newsid=20100127174932405&fid=20100127174932405&lid=20100127174806010
http://savenature.tistory.com/4207
http://economy.hankooki.com/lpage/opinion/200611/e2006110716561148200.htm
http://ko.wikipedia.org/wiki/%ED%8C%B9%EB%A6%AC%EC%8A%A4_%EB%B0%98%EB%8F%84%EC%B2%B4_%EA%B8%B0%EC%97%85
http://cafe.daum.net/chra2678/1ask/56763?docid=sp9b|1ask|56763|20100127070502&q=%BB%EF%BC%BA%20%BA%CE%BB%E7%C0%E5&srchid=CCBsp9b|1ask|56763|2010012707050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09349&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9
『아시아로 간 삼성』
『한국사회 삼성을 묻는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어쩜 알면알수록 정떨어지냐 똥섬
삼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너 군대갈래 삼성 또 갈래 하면 아마 고민 할겁니다.
그러니까 삼성하청업체도 엄청난 업무를 따라하더군요... 단지 기계입니다.. 사람이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인간적 조직으로 전세계에서도 최고를 다툴기업이죠... 그래서 삼성광고에서는 꼭 가족과 아이 그리고 강아지 등 인간미 넘치는 장면을 선호하죠...... 가장 비인간적인 그들의 자화상을 광고로 가리려하는 모습은 결국 신자유주의의 한 단면에 지나지 않다고 봅니다.....
이미 샘숭의 비인간적인 면은 많은 분들이 알고있죠. 잠깐이라도 샘숭과 관련해서 일했봤다면 알수 있습니다.
오로지 돈 으로만 봅니다. 사람이던 사물이던..돈 안되면 바로 토사구팽 입니다.
정말 악귀같은 더이상 말하기 싫으네요...허나 지금 한국 사회는 그렇게 또 따라하고 있습니다..
이런 글마저 그들이 감시하겠지만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국민의 피눈물이 어려있는 회사인데..., 보통의 사람들은 일류기업 어쩌고...,
물론 건전하고 사회적인 기업은, 그 기업은 물론 회사인(들)까지 대우받아 마땅합니다.
독재란 무서운 겁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함께하는 것, 거기에 바로 보이지 않는 힘, 저력이 생기게 됩니다.
모래위에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끄는 아름다운 모래그림을 그릴 수는 있어도,
그 아름다움이 파도에 흩어지는 건 필연입니다.
음. 수십억원 연봉이면 재산도 많을텐데 꼭 극단적으로 행동해야했을까요? 참 안타깝습니다. 그냥 삼성에서 나와서 하고 여행 다니면서 강의하셔도 될 인재인데요..
삼성 마누라만 빼고 다 바뀌라고 울부짖더니 정작 변해야 될 시스탬은 고대로구만........... 위선적이고 위악적이다
걍,,,반어법적으로 위선적 인생을 지속하면서, 마누나만 쏙 바꾸면, 짱땡이라는 말이였나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바보..... 경제적 능력이 없는것도 아니고 스트레스야 당연 받았겠지만 그냥 그만두면 될껄 왜 죽어. 삼성이 아니면 자신의 존재가치를 못 느꼈겠지 삼성이라는 환상. 죽기전에 정신과부터 가야 했어
란이랑님 말씀에 동의 합니다..,, 남게될 가족들도 생각해야...,,
고인에게는 아무래도 '돈'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거겠죠. 제가 쓴 글은 다들 '돈있는데 왜죽어'라거나 '좀 여유있게 살지'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라 쓴 글입니다. 최고의 인재도 1-2년 매출 못 냈다고 쓰레기처럼 버리는 삼성의 행태가 근본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었던 거에요.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신간이 나왔더군요.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