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웰다잉,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PART6]- 46.자연사를 선택하면 평온한 죽음을 맞을 수 있다
암을 치료하지 않고
자연사를 선택한 환자의 사례
나는 전이암 환자들의 마지막을 많이 지켜봐왔다. 임종에 가까울 때 환자가 의식이 또렷하면 통증이나 호흡 곤란 등으로 힘들어하게 된다. 이런 경우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모르핀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임종이 가까워진 환자들은 자신들의 죽음 자체를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여기서는 암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두 환자의 ‘자연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한 사람은 식도 부근에 암이 생긴 위암 환자로, 임종에 가까웠을 때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연명치료도 거부한 남성이다. 그가 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고 해서 상태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는 암 선고를 받고 약 7년을 더 살았다. 마지막에는 암이 점점 커져서 식도가 거의 막히다시피 했다. 이런 경우 음식물이 통과하기 어려워 식욕이 떨어지는데, 환자 본인은 넘길 수 있어서 좀 더 살 수 있을지 모른다고 제안해 보았지만, 환자는 예전에 수술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어서 어떤 처치도 “싫다”며 거부했다.
그는 점점 야위어갔다. 마지막까지 물은 어렵사리 넘길 수는 있었다. 식도를 넓히는 시술을 거부하고 3주일 정도 지나자 가족으로부터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연락이 왔다. 쇠약사라고 해야 할지, 아사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촛불이 꺼지듯 그렇게 숨을 거두었다.
또 한 사람은 직경 2센티미터 크기의 유방암이 발견된 45세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유방을 절제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4년이 지나자 암이 20센티미터 크기로 증식해, 유방 전체가 암으로 뒤덮여 피부가 새카맣게 변색했다. 부위에 따라서는 피부가 헐어서 궤양이 생기고, 여기로 암세포가 노출되어 마치 흰 거품을 뿜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정도로 심한 말기 증상이 나타나면서도 통증은 느끼지 않았다. 마지막에 그녀는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지내야 했지만, 그때도 통증은 호소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체력이 점점 떨어지면서 촛불이 꺼져가듯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4년 전에 수술을 받았다면 그녀는 좀 더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더 빨리 세상을 떠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평온하게 살 것인가,
병과 싸울 것인가
생존율은 어떤 경우든 확실한 보장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말기에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평온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쪽을 선택할지, 표준 치료를 받아들여 고통스럽더라도 좀 더 살 수 있을지도 모를 방법을 선택할지 미리 생각해 보고 가족과 함께 이야기해두는 것이 좋다.
한편 집에서 환자의 병구완을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임종의 순간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하겠다. 집에서 임종을 맞는 경우 세상을 떠나기 1시간 전이나 30분 전까지는 가족과 이야기를 하거나 부르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일도 많다.
그러다가 임종이 다가오면, 환자의 반응이 둔해져 이름을 불러도 좀처럼 응답하지 않는다. 이 상태를 ‘의식 수준의 저하’라고 한다.
이때 환자가 크게 숨을 쉰 다음 10초 정도 숨이 멈추고, 다시 숨을 쉬는 경우도 있다. 고통스럽게 보일 때도 있지만, 환자에게는 의식이 없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이후 점점 아래턱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호흡으로 바뀐다. 이 상태를 ‘하악 호흡’이라고 한다. 최후의 호흡인 셈이다. 그러다 호흡이 정지하면 의사에게 연락하도록 한다.
*위 글은 곤도 마코토(近藤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더난출판, 이근아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곤도 마코토는 1973년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센터를 거쳐, 1983년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나 암은 무조건 수술이나 항암데 위주로 치료하는 기존 의학계 입장에서는 눈엣가시라 전임강사에서 출세길이 막혀버렸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항암제는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백해무익하다’, ‘암은 원칙적으로 방치하는 편이 좋다’는 등의 위험한 고백으로 의학계에서는 눈 밖에 났지만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항암제의 독성돠 확대 수술을 위험성 등 암 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60회 기쿠치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환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자신보다 환자를 더 사랑한 의사의 진심 어린 고백을 담고 있다. 과잉 진료로 이어지는 조기 암 진단이나 건강검진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학 상식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을 멀리함으로써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첫댓글 평온하게 살다 죽을까...
고통스런 병과 싸울까... 그것은 선택의 문제인 듯 하네요...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네, 선택의 문제가 맞을 듯 한데,
함영애 총무님의 예를 보면 오히려 치료가 독이 된 듯 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