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국 금자대장경·연지사종·이도다완…일본 국보 지정
해외 반출 한국 문화유산 24만6304점…일본에 45%
‘불법 약탈’ 증거 못 찾아 문화유산 환수 지지부진
“환수 정책 재점검 및 개선 필요”
일본의 ‘e 국보’ 에 소개된 ‘고려국 금자대장경’. e-museum
임진왜란 등의 시기에 일본에 반출된 것으로 보이는 우리 문화유산 3점 ‘고려시대 불경·조선시대 도자기·신라시대의 범종’이 일본 국보로 지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해외 유출 문화유산 현황’에 따르면, 일본 소재 한국 문화유산 가운데 ▲이도다완 ▲연지사종 ▲고려국 금자대장경이 각각 1951년, 1952년, 2018년에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고려시대 불경의 경우 지정된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다.
‘이도다완’은 조선시대 제작된 막사발 형태의 다도용 다완(찻물 그릇)이고, ‘연지사종’은 통일신라 시기 경남 진주시 연지사라는 절에서 제작된 동종이다. ‘고려국 금자대장경’은 검푸른색 종이에 금가루로 글씨를 쓴 두루마리 형태의 고려시대 불교 경전이다.
2016년 11월14일 (사)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 대표 정혜 스님이 일본 쓰루가시 죠구신사에서 ‘연지사종’을 타종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 중 연지사종은 임진왜란 때 약탈된 것으로 추정돼 국가유산청이 2013년부터 국내 환수를 추진 중이나 불법 약탈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12년째 난항을 겪고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국유청은 연지사의 국내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지사종이 일본 신사에 봉안된 시점이 임진왜란(1592∼1598년) 중인 1597년이었다는 정황증거만 확보하고 이밖에 불법 약탈의 직접적 증거를 찾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문화재 약탈의 불법 증거를 찾기 위한 연구용역이나 전문가 의뢰 등 노력을 해야 하는데 국가유산청의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화유산 환수 정책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외에 반출된 한국 문화유산은 모두 24만6304점으로, 일본에 있는 것이 410만9801점(45%)으로 가장 많다. 이어 미국(6만5355점, 26.5%), 독일(1만5692점, 6.4%), 중국(1만3010점, 5.3%), 영국(1만2805점, 5.2%) 순이다. 이는 전부 약탈 등에 의한 불법 반출인지 합법적인 반출인지 파악되지 않은 문화유산이다.
조선시대 제작된 도자기 ‘이도다완’. wanderkokuho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