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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된 경향은 사실 경제가 바람직하게 성장할 때도 나타나는 징조들이다. 특정한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장비와 생산량이 다른 상품과 비교해 유달리 과하거나, 합법적인 사업 대신 투기가 발전하는 등 과도한 반응이 일어날 때만 재앙의 전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위기가 닥치기 전과 경제가 성장하고 있을 때 자산 가격과 경제 활동이 증가하는 양상은 모든 분야에서 똑같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일부 특정 상품에서 먼저 발견되며 나머지 상품에서는 뒤늦게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경제 활동이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인간의 의지로 생산이 쉽게 확대되거나 축소될 수 있는 산업재(석탄, 철강,또는 목재)와 편리함이나 사치품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공급하는 상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나는 우리가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세상은 주식의 가치가 한껏 과대평가되었던 2007년(세계 금융위기), 1999~2000년(닷컴 버블)과 충격적일 정도로 닮아있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느슨한 통화정책 아래 자산이 과잉인 상태에서 지나치게 장밋빛 미래를 꿈꿨었다.
나는 주식시장을 대대적으로 조정하면서 발생할 위험에 대해 경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투자하는 방법을 파악한다는 것은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투자 체계를 정의하고 파악한다는 뜻이며, 이제껏 적응해온 환경과 무엇이 다른지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준비하라
새로운 투자 체계를 세우려면 앞으로 어떤 정치적・경제적 환경이 펼쳐질지 이해해야 한다. 과거 자산시장에 위기가 닥쳤을 때는 대부분 높은 밸류에이션이 점점 상승하다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전환점을 맞이하는 시점이 있었다.
그러나 버블이 터진 후 그 파급 효과가 여러 자산에 걸쳐 널리 퍼졌을 때도, 다른 자산만큼 밸류에이션이 과하게 높지 않아 가격 하락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던 자산은 항상 있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이렇게 새롭게 떠오른 기회를 통해 이득을 보았다. 한 가지 예로 1990년대와 그 이후 일본 주식시장이 끝없이 하락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좋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다른 자산시장이 얼마든지 있었다.
일본 시장에서 지수가 하락한 이유는 금리에 민감한 금융 및 부동산 부문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었다. 지수가 하락하는 동안에도 저평가된 기업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본비용이 이렇게 오랫동안, 그것도 전 세계에 걸쳐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또한 부채가 이런 규모로 쌓였던 적도 없었다. 그 결과 투자 자산 간의 원래의 관계성이 약해지거나 달라질 정도로 자산 가격이 상승했다. 결국,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위험을 분산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렇게 이례적인 상황 속에 실질적으로 모든 종류의 투자 자산의 가치가 크든 작든 부풀려졌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경기 침체가 언제 닥쳐올지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새로운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버블이 끝난 후 어떤 방식으로 투자해야 할지 충분히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을 때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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