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1. 26. 일요일.
무척이나 춥다.
어제 서울에서는 최고 4도, 최저 영하 6도.
오늘은 최고 7도, 최저 영하 3도.
오늘 오후에는 올 늦가을 들어와 처음으로 두꺼운 겨울잠바를 걸치고, 털모자를 눌러 쓰고, 가죽장갑에 손을 집어넣은 뒤에 석촌호수로 나갔다.
추운 날씨인데도 돌벤치 위에 걸터앉아서 바둑, 장기를 두는 영감들도 있었고, 구경꾼도 있었다. 장기 두는 영감들의 수준이 하도 찌질해서 '천천히 두세요. 더 생각하세요'라는 잔소리를 한 뒤에 자리를 떴다. 하수들이 두는 장기를 구경하는 것조차 짜증이 날 지경이다.
석촌호수 한 바퀴는 2,562m.
요즘 들어와 등허리가 더욱 굽혀져서 천천히 걸어야 하는 나.
한 바퀴를 겨우 돌고는 아파트 단지로 되오다가 화단 빈 공터를 지나치다가 문득 깨달았다.
사각형의 큰 도자기형 화분은 사라졌고, 화분 속에 심어졌던 인도고무나무는 뿌리째 뽑혀서 버려진 상태였다.
세상에나.... 식물보다는 화분이 더 소중했을까?
이 추운 날씨에 뿌리채 뽑혀져서 내버린 고무나무는 어떻게 하라고?
글쎄다.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래도 얼어서 죽었을 게다. 인도 고무나무는 최저온도가 10도 이상이어야 하는데도... 간밤에는 오죽이나 추웠을까?
나는 지난 11월 17일에 오전에 시골에 내려갔고, 21일 오후에 서울로 올라왔다.
요즘 무척이나 추웠고, 아내가 김장을 하기에 나는 외출하지 않은 채 김장용 쪽파를 다듬어 씻었고, 큰 무를 씻어서 채 썰어서 아내한테 내주었고, 시골에서 가져온 은행알을 뺀찌로 눌러서 알맹이를 뽑아냈다. 즉 아파트 바깥에는 별로 나가지 않았고, 나갔더라도 이내 귀가했다.
내가 아파트 실내에서 머무는 동안에 아파트 화단 빈 공간에 내버려진 화초들은 추운 날씨에 많이도 얼어서 냉해를 입고, 대부분은 죽었을 게다.
내가 사는 아파트 실내에는 화분 140개가 넘는다.
베란다에는 빈 공간이 없을 만큼 화분으로 가득 차서 아내한테 늘 지청구나 먹었다.
'그만 주워 와요. 걸어다닐 수가 없어요.'
이런 이유로 나는 쓰레기장에 내다버린 화초를 주워서 내 집으로 가져오는 게 늘 꺼려졌다.
오래 전 쓰레기장에 뿌리를 뽑아서 내던져버린 고무나무를 보고는 내가 주워온 삽으로 흙을 파서 심고는 물을 자주 부어주었다.
나중에 보니까 헌삽은 누가 가져갔고....
일전 11월 21일 내가 시골에 다녀온 뒤로, 십일 만에 그 고무나무 곁에 갔더니만 고무나무 잎사귀가 대부분 떨어졌으며, 붙어 있는 잎사귀조차도 검추루하게 변색해서,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진작에 캐서 내 아파트로 가져 와서 화분에 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일렁거린다.
아내의 지청구가 겁이 났고, 큰 화분이 필요로 한 고무나무였기에... 이파트 안으로 가져오는 게 늘 망설인 결과는 참담했다.
내일 11월 27일 월요일에는 최저온도가 영하 3도로 일주일 내내 영하권이다.
영하권이 계속되면 벌거벗은 식물한테는치명적인 냉해를 입을 수 있다. 즉 얼어서 죽는다는 뜻이다.
2023. 11. 26. 일요일.
잠시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