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인사, 왜 하루 늦춰졌나]
장관, 대통령 對面보고가 관례… 이번엔 非對面 형태로 이뤄져
軍일각 "韓, 군단장에 측근 밀어 靑 반대로 진급 안된 걸로 안다"
-육군 私조직 출신, 요직 재등장
새 기무사령관은 '알자회' 출신… 하나회 숙정 후 21년 만에 처음
7일 단행된 군 장성 정기 인사는 이례적으로 예정보다 하루 늦춰져 지연 배경을 놓고 말들이 나왔다. 정부는 애초 6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인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7일 오후 늦게야 발표됐다. 더구나 지금까지 장성 정기 인사는 대부분 국방장관
등이 직접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을 만나 대면(對面) 보고하는 형태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비(非)대면 보고 형태로 이뤄졌다.
장성 정기 인사는 보통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하는데 이번에는 28사단 윤 일병 사건과 음주 추태 사건 등으로 참모총장과 1군사령관이 경질되는 등 돌발 변수가 발생, 군의 동요를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 앞당겨졌다.
소
식통들은 인사가 지연된 배경엔 군 수뇌부와 청와대의 이견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한민구 장관이 청와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정 장성을 끝까지 추천했거나, 청와대가 미는 인사를 한 장관이 반대하는 경우도 생겨 진통이 생겼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한
장관이 군 수뇌부 시절 측근이었던 A장군을 군단장 후보로 적극 밀었으나 청와대의 반대로 끝내 진급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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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구 국방에 'NLL 상황 종료' 메모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직원들이 전해준 메모를 읽고 있다(위쪽 사진). 메모에는 이날 오전 있었던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사건과
관련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아래쪽 사진). /뉴스1
이에 따라 대통령 재가에 앞서 진급심사의 마지막 절차로 이뤄지는 국방부 인사제청위원회가 늦어졌고 군 인사도 지연됐다는
것이다. 인사제청위는 최윤희 합참의장 주재로 육해공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데 원래 5일 오후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인사제청위가 6일 오후 늦게 열려 대통령 보고도 7일로 늦춰졌다. 또 다른 군의 한 소식통은 "한민구 장관
취임 후 첫 장성 정기 인사여서 장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했는데 그것이 꼬여 인사에 진통이 생겼던 것 같다"고 전했다.
특
히 이날 인사에선 이재수 기무사령관이 전격 교체되고 후임에 사조직 출신인 조현천 사이버사령관을 임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기무사령관 재임 기간은 보통 1년 반~2년 이상인데 이 전 사령관은 전임 사령관에 이어 또다시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조 신임 사령관은 하나회와 함께 육군 사조직의 하나였던 '알자회' 출신으로 알려졌다. 군 핵심 요직인 기무사령관에 사조직 출신이
임명된 것은 1993년 하나회 숙정 이후 20여년 만이다. 기무사령관은 외형상 국방장관의 부하지만 군내 동향과 인사 관련 정보
등을 청와대에 직보(直報)할 수 있는 자리여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알자회는 하나회의 뒤를 이은 육사 출신
사조직으로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매 기수별로 12명씩 120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서로 잘 알고 지내자'는 의미에서
'알자회'로 명명됐지만 육군 내 핵심 보직을 독식해 '알짜회'라는 속칭으로도 많이 불렸다. 1990년대 초반 실체가 드러나
해체되고 진급에서 불이익을 받다가 90년대 중반 이후 부분적으로 진급에서 배려되고 있다.
조 신임 기무사령관은 박
대통령 등 청와대 관계자들과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소식통은 "조 신임 사령관이 현 정부 경제부처 고위
인사와 학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보다는 한 장관과 사조직 출신 인사들과의 인연 등이 발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