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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동색(草綠同色)
풀색과 녹색은 같은 색이라는 뜻으로, 처지가 같은 사람끼리 모임을 이르는 말이다.
草 : 풀 초(艹/6)
綠 : 푸를 록(糸/8)
同 : 한가지 동(口/3)
色 : 빛 색(色/0)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성격이나 외모는 물론 취미 등이 비슷하면 동질감을 느낀다. 나이가 동년배고 가정환경이나 교육수준이 같다면 내편이다. 인종이나 종교가 같다면 고락을 같이 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동류끼리 잘 어울린다는 속담은 수도 없다.
'가재는 게 편', '솔개는 매 편', '이리가 짖으니 개가 꼬리를 흔든다', 흑구축체(黑狗逐彘)로 한역한 '검정개는 돼지 편' 등이다. 조금 비하한 느낌이지만 인격이나 학식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고 사귄다는 비유다. 이들보다 더 자주 사용하여 입에 익은 것이 풀의 색깔과 초록색(草綠)은 한 가지 색(同色)이란 성어다.
우리 속담을 모아 한역한 책으로 순오지(旬五志)나 열상방언(洌上方言)과 함께 '이담속찬(耳談續纂)'이 있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명(明)나라의 왕동궤(王同軌)가 편찬한 이담(耳談)의 증보라며 우리 속담을 8자로 압축하고 풀이한 책이다.
여기에 '녹색은 비록 달리 짜더라도 끝에 가서는 한 가지색이다(綠雖異織 終是一色/ 녹수이직 종시일색)'라고 한 뒤 그것은 '같은 것끼리는 필히 나중에 한 편이 된다는 말(言同類必相附/ 언동류필상부)'이라 설명한다. 처지가 같은 사람끼리 서로 잘 어울리고 사정을 보아주며 돕는다는 좋은 뜻을 많이 포함해도 다른 무리들에게는 날을 세우고 배척한다는 의미도 있다.
한자성어로 뜻이 똑 같은 유유상종(類類相從)은 표현은 약간 달라도 '주역(周易)'에서 근거를 찾는다. 어려운 괘(卦)와 효(爻)를 해설한 계사(繫辭) 상편에 나온다. '삼라만상은 같은 종류끼리 모이고, 만물은 무리를 지어 나누어지니, 여기서 길흉이 생긴다(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 방이유취 물이군분 길흉생의).' 이 부분에서 유래한 말이 물이유취(物以類聚)로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는 것을 나타냈다.
일생의 대사인 남녀의 만남, 결혼에서 특히 양쪽 집안의 지위나 재산 등이 비슷해야 행복하다는 것은 두더지의 혼인 언서혼(鼹鼠婚)이나 제대비우(齊大非耦)에서 소개했고, 용은 용과, 봉황은 봉황과 짝을 짓는다는 용배룡 봉배봉(龍配龍 鳳配鳳)도 끼리끼리의 좋은 예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어울려 살아갈 수밖에 없다. 끼리끼리 모이는데 대해서 공자(孔子)의 가르침은 많다. 많은 사람이 어울려도 사사로이 패를 가르지 않는다는 군이부당(群而不黨)이나 모여도 무리를 짓지 않는 주이불비(周而不比), 무턱대고 동화되지 말라는 화이부동(和而不同) 등이다. 여기에 바로 떠오르는 것이 정당이다.
같은 정강으로 정책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지만 무조건 자기편만 옳고 상대편은 없어져야 할 듯이 사사건건 싸운다. 아무리 초록이 같은 색이라 해도 상대가 있어야 존재하는데 진영으로 갈려 물고 뜯는 붕당(朋黨)을 자처하니 허구한 날 시끄럽다.
'니나 내나'에 '가재는 게 편'
경상도 지방에서 서로 비슷한 행위를 두고 '니나 내나(상대가 한 일과 내가 한 일이 비슷할 때)'라고 말하기도 한다. '너나 나나'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이다. '니나 내나'다. 너하고 나하고 거기가 거기다. 뭐가 다르냐? '오십 보 백 보'다. '도토리 키 재기'다. 서로 자신이 낫다고 우기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좋은 쪽으로 서로 비슷한 것이 아니라 좋지 않은 쪽으로 비슷할 때, 우열을 가리기 힘들 때 쓰는 말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은 서로 어울릴 때 쓰는 말이기도 하지만 흔히 좋지 않은 쪽으로 어울릴 때 쓴다. 비빔밥을 하는 나물이나 밥이나 모두 시원치 않다는 말이다. 비슷한 것끼리 만났다는 말이다.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흔히 '그놈이 그놈이지 뭐'라고 한다.
세상살이에 그런 일이 많은 모양이다. 저지른 행위가 엇비슷할 때 쓰는 속담을 비롯해 경계하는 말이 많이 있다. '가마솥 밑이 노구솥 보고 검다 한다'는 말이 있다. 더 시꺼먼 가마솥이 덜 시꺼먼 노구솥을 보고 검다고 흉본다는 뜻이다. 자신의 결함이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결함은 모르고 남의 잘못을 지적하여 말할 때를 비유한 말이다. 좋지 않은 쪽으로 대동소이(大同小異)하면서 남의 결점을 들춰낸다는 말이다.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하는 속담이 있다. 자신의 잘못이 더 크고 또 변변치 못한 사람이 남 흉보기를 잘한다는 말이다. 비슷하지만 속뜻은 다른 '겨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속담도 있다. 자신의 허물은 좀 적고 상대의 허물이 더 크다고 보고 상대의 허물을 지적할 때 쓰는 말이다.
거기서 거기인 것을 '도긴개긴(도나 개나)'이라고도 한다. 윷놀이에서 '도'로 상대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상대편의 말을 잡을 수 있는 거리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조금은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윷을 놀아서 '도'가 나올 확률이나 '개'가 나올 확률이 아주 높고 비슷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어느 경우나 쉽게 잡힐 수 있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실제 윷놀이에서 '도'를 못해 잡을 수 있는 상대편의 말을 놓쳐 망신스러워질 때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비슷한 것끼리 한편이 되는 것을 초록동색(草綠同色)이라 한다. 초록동색(草綠同色)이라는 성어는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경우에 사용한다. '풀빛과 녹색이 같은 빛깔'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옳고 그름과는 관계없이 편을 든다는 것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도 있다. 모양이나 형편이 서로 비슷하고 인연이 있는 것끼리 서로 잘 어울리고, 사정을 보아주며 감싸 주기 쉬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가재는 게 편이요 초록은 한 빛이라', '검둥개는 돼지 편', '솔개는 매 편', '이리가 짖으니 개가 꼬리(를) 흔든다'라는 속담도 있다. 자신과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 같은 지역의 사람, 같은 조직에 속한 사람 등이 서로 두둔하고 편들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듯 무조건 가재가 게 편을 들어주어서야.
언론을 통해서 듣보는 정치인들의 말·말·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졸할 때가 있다.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인간 됨됨이가 그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인다. '니나 내나, 그 나물에 그 밥'이요 '가재는 게 편, 초록 동색'의 정국인 것 같다. 국민의 표를 받은 사람들이 맞긴 맞는데….
▶️ 草(풀 초)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가 합하여 이루어졌다. 풀의 뜻으로는 처음에는 艸(초)라고 썼지만 나중에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를 곁들여 草(초)로 쓰게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草자는 '풀'이나 '황야', '초고'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草자는 艹(풀 초)자와 早(일찍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이미 풀을 뜻하는 글자로는 艸(풀 초)자가 있지만 주로 부수 역할로만 쓰이고 草자는 단독으로 '풀'을 뜻할 때 사용되고 있다. 草자에 쓰인 早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조, 초'로의 발음 역할만을 한다. 草자가 흔해 빠진 '풀'을 뜻하다 보니 '엉성하다'나 '보잘것 없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草(초)는 (1)기초(超草) (2)초서(草書) (3)건초(乾草) (4)갈초 등의 뜻으로 ①풀 ②거친 풀, 잡초(雜草) ③황야(荒野) ④풀숲, 초원(草原) ⑤시초(始初) ⑥초고(草稿), 초안(草案) ⑦초서(草書: 서체의 하나) ⑧암컷 ⑨풀을 베다 ⑩시작하다, 창조하다 ⑪엉성하다, 거칠다 ⑫초고(草稿)를 쓰다 ⑬천하다, 미천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풀이 나 있는 땅을 초지(草地), 풀이 난 들을 초원(草原), 사업을 일으켜 시작함을 초창(草創), 볏짚이나 밀짚 또는 갈대 등으로 지붕을 인 집을 초가(草家), 풀과 나무를 초목(草木), 서체의 하나인 초서(草書), 문장이나 시 따위를 초잡음을 초안(草案), 시문의 초벌로 쓴 원고를 초고(草稿), 녹색보다 조금 더 푸른색을 띤 색깔인 초록(草綠), 푸성귀로만 만든 음식을 초식(草食), 풀과 티끌이라는 초개(草芥), 꽃이 피는 풀과 나무를 화초(花草), 무덤에 떼를 입히고 다듬음을 사초(莎草), 무덤의 잡초를 베는 일을 벌초(伐草), 바다 속에서 나는 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해초(海草), 약이 되는 풀을 약초(藥草),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乾草), 시들어 마른 풀을 고초(苦草), 백성을 달리 일컫는 말로 민초(民草),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풀 사이 곧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풀뿌리와 나무 껍질이란 뜻으로 곡식이 없어 산나물 따위로 만든 험한 음식을 이르는 말을 초근목피(草根木皮), 풀잎 끝의 이슬 같은 천자라는 뜻으로 덧없는 대장으로 강도의 수령을 이르는 말을 초두천자(草頭天子),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해 참을성 있게 마음 씀을 이르는 말을 초려삼고(草廬三顧), 초목과 함께 썩어 없어진다는 뜻으로 해야 할 일을 못 하거나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초목동부(草木同腐), 초목의 잎이 누렇게 물들어 떨어진다는 뜻으로 가을철을 이르는 말을 초목황락(草木黃落), 길 없는 초원을 걷고 들에서 잠잔다는 뜻으로 산야에서 노숙하면서 여행함을 이르는 말을 초행노숙(草行露宿),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이르는 말을 초록동색(草綠同色), 온 산의 풀과 나무까지도 모두 적병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적의 힘을 두려워한 나머지 하찮은 것에도 겁냄을 이르는 말을 초목개병(草木皆兵), 풀을 베고 뿌리를 캐내다는 뜻으로 즉 미리 폐단의 근본을 없애 버린다는 말을 전초제근(剪草除根),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을 녹음방초(綠陰芳草),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乙을 징계하여 甲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타초경사(打草驚蛇) 등에 쓰인다.
▶️ 綠(푸를 녹/록)은 ❶형성문자로 绿(록)은 간자(簡字), 綠(록)은 동자(同字), 緑(록)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彔(록; 나무 껍질이 벗겨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綠자는 '푸르다'나 '초록빛'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綠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彔(새길 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고대에는 자연에서 채취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염색했다. 때로는 나무나 풀에서 색을 얻었는데, 모두 천을 염색하는 데 사용됐다. 彔자는 자연에서 채취한 염료를 가공한 후 보자기에 넣어 쥐어짜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새기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綠자는 이렇게 염료를 쥐어짜는 모습을 그린 彔자에 糸자를 결합한 것으로 '초록빛'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綠(록)은 (1)동록(銅綠) (2)쇠붙이의 산화(酸化) 작용으로 그 거죽에 생기는 산화물(酸化物), 또는 수산화물(水酸化物). 금, 은, 백금(白金)을 제외한 금속(金屬)은 모두 이 녹이 스는 데, 철은 검은빛 또는 갈색(褐色)이고, 구리는 검은빛 또는 녹색(綠色)임. 녹이 슬지 못하도록, 페인트를 칠하거나 합금(合金) 또는 도금함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푸르다, 푸르게 하다 ②검고 아름답다 ③초록빛 ④초록빛 비단(緋緞) ⑤검은빛 ⑥조개풀(볏과의 한해살이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푸른 숲이라는 뜻으로 도둑의 소굴을 이르는 말을 녹림(綠林), 푸른 머리털이라는 뜻으로 검고 윤택이 있는 고운 머리를 아름답게 이르는 말을 녹발(綠髮),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풀빛을 녹색(綠色), 푸른빛이 그대로 나도록 말린 부드러운 찻잎 또는 그것을 끓인 차를 녹차(綠茶), 물에 불린 녹두를 매에 갈아 앙금 앉힌 것을 말린 가루를 녹말(綠末), 생풀이나 생나무 잎으로 하는 거름을 녹비(綠肥), 풀과 나무가 많아 푸른 땅을 녹지(綠地), 푸른 나뭇잎의 그늘을 녹음(綠陰),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녹색을 띤 해초를 녹조(綠藻), 산이나 거리나 공원 등에 나무나 화초 따위를 심어 푸르게 가꿈을 녹화(綠化), 푸른 이끼를 녹태(綠苔), 푸른 풀을 녹초(綠草), 푸른 연못을 녹담(綠潭), 초목의 사이를 흐르는 푸른 물을 녹수(綠水), 초여름의 푸른 잎 사이를 스쳐 부는 바람을 녹풍(綠風), 부녀자가 거처하는 방을 녹창(綠窓), 가난한 여자의 방을 녹당(綠堂), 걸러 놓은 술에 뜬 밥알을 녹의(綠蟻), 녹색보다 조금 더 푸른색을 띤 색깔 곧 초록색을 초록(草綠), 녹색과 파랑의 중간색을 청록(靑綠), 흰빛을 띤 녹색을 백록(白綠), 늦은 봄이나 초여름의 초목에 돋은 새 잎의 푸른 빛을 신록(新綠), 식물이 가을과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늘 푸른빛을 띰을 상록(常綠), 녹색을 띠고 있음을 대록(帶綠), 여름철의 온갖 푸른 숲을 만록(萬綠), 청자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매우 귀중한 푸른 잿물을 대록(大綠), 푸른 숲 속에 사는 호걸이라는 뜻으로 불한당이나 화적 따위를 달리 이르는 말을 녹림호걸(綠林豪傑), 연두 저고리에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곱게 차려 입은 젊은 아가씨의 옷차림을 녹의홍상(綠衣紅裳),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녹음방초(綠陰芳草), 푸른 물과 푸른 산을 녹수청산(綠水靑山), 화적이나 도둑을 달리 이르는 말을 녹림호객(綠林豪客), 푸른 버들과 꽃다운 풀을 녹양방초(綠楊芳草), 창 앞에 푸르름이 가득하다 뜻으로 창가에 초목이 푸르게 우거진 모양으로 초여름의 경관을 녹만창전(綠滿窓前), 푸른 옷을 입은 사자라는 뜻으로 앵무새의 다른 명칭을 녹의사자(綠衣使者), 윤이 나는 검은 머리와 고운 얼굴의 뜻으로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이르는 말을 녹빈홍안(綠鬢紅顔),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초록동색(草綠同色), 푸른 산과 푸른 물이라는 뜻으로 산골짜기에 흐르는 맑은 물을 이르는 말을 청산녹수(靑山綠水) 등에 쓰인다.
▶️ 同(한가지 동)은 ❶회의문자로 仝(동)이 고자(古字)이다. 여러 사람(멀경 部)의 말(口)이 하나(一)로 모인다는 뜻이 합(合)하여 같다를 뜻한다. 혹은 凡(범)은 모든 것을 종합하는 일과 口(구)는 사람의 입이라는 뜻을 합(合)하여 사람의 모든 말이 맞다는 데서 같다 라고도 한다. ❷회의문자로 同자는 '한 가지'나 '같다', '함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同자는 凡(무릇 범)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凡자는 큰 그릇을 그린 것으로 '무릇'이나 '모두'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모두'라는 뜻을 가진 凡자에 口자를 더한 同자는 ‘모두가 말을 하다’ 즉, '이야기를 함께 나누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모임에서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이 원하는 발언을 제시할 수 있다. 그래서 同자는 '함께'나 '같다', '무리'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同(동)은 (1)한자어(漢字語)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같은 한 그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한가지 ②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③함께(=同) ④그 ⑤전한 바와 같은 ⑥같다 ⑦같이하다 ⑧합치다 ⑨균일하게 하다 ⑩화합하다 ⑪모이다 ⑫회동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 일(一), 한가지 공(共),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를 이/리(異),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같은 시간이나 시기를 동시(同時),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보는 사람을 동료(同僚), 같은 의견이나 의사를 동의(同意), 한 나라 또는 한 민족에 속하는 백성을 동포(同胞), 같은 문자를 동자(同字), 함께 참가하는 것을 동참(同參), 아우나 손아래 누이를 동생(同生), 의견이나 견해에 있어 같이 생각함을 동감(同感), 같은 시기나 같은 무렵을 동기(同期), 주장이나 목적이 서로 같은 사람을 동지(同志), 데리고 함께 다님을 동반(同伴), 여러 사람이 일을 같이 함을 공동(共同), 여럿이 어울려서 하나를 이룸을 합동(合同), 이것과 저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뒤섞어서 보거나 생각함을 혼동(混同), 일정한 목적으로 여러 사람이 한데 모임을 회동(會同),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힘과 마음을 함께 합함을 협동(協同), 서로 같지 않음을 부동(不同),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운다는 말을 동병상련(同病相憐),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이몽(同床異夢),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뜻으로 같이 고생하고 같이 즐긴다는 말을 동고동락(同苦同樂),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같은 조건이라면 좀 더 낫고 편리한 것을 택한다는 말을 동가홍상(同價紅裳),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간다는 뜻으로 원수끼리도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는 같은 배를 타고 서로 협조하게 된다는 말을 동주제강(同舟濟江), 같은 배에 탄 사람이 배가 전복될 때 서로 힘을 모아 구조한다는 뜻으로 이해 관계가 같은 사람은 알거나 모르거나 간에 서로 돕게 됨을 이르는 말을 동주상구(同舟相救), 동족끼리 서로 싸우고 죽임을 일컫는 말을 동족상잔(同族相殘),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진다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발음은 같으나 글자가 다름 또는 그 글자를 이르는 말을 동음이자(同音異字), 기풍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서로 동류를 찾아 모인다는 말을 동기상구(同氣相求), 같은 성에다 같은 관향이나 성도 같고 본도 같음을 일컫는 말을 동성동본(同姓同本),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같은 의견의 사람끼리 한패가 되고 다른 의견의 사람은 물리친다는 말을 동당벌이(同黨伐異), 같은 뿌리와 잇닿은 나뭇가지라는 뜻으로 형제 자매를 일컫는 말을 동근연지(同根連枝), 겉으로는 동의를 표시하면서 내심으로는 그렇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동이불화(同而不和), 같은 목표를 위해 일치단결된 마음을 이르는 말을 동심동덕(同心同德), 같은 업은 이해 관계로 인하여 서로 원수가 되기 쉽다는 말을 동업상구(同業相仇), 이름은 같으나 사람이 다름 또는 그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동명이인(同名異人) 등에 쓰인다.
▶️ 色(빛 색)은 ❶회의문자로 사람(人)과 병부절(卩=㔾;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사람의 마음과 안색은 병부절(卩=㔾)部 처럼 일치한다는 데서 안색, 빛깔을 뜻한다. 절(㔾)은 무릎 꿇은 사람의 상형(象形)이다. 무릎 꿇은 사람 위에 사람이 있는 모양에서, 남녀의 정애(情愛)의 뜻을 나타낸다. 파생하여 아름다운 낯빛, 채색의 뜻을 나타낸다. 음형상(音形上)으로는 색(嗇), 측(畟)과 통하여, 이성(異性)을 구슬리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 절(㔾)은 절(節)의 본자(本字)이다. 사람의 심정이 얼굴빛에 나타남이 부절(符節)을 맞춤과 같이 맞으므로, 인(人)과 절(㔾)을 합하여 안색이라는 뜻을 나타내며, 나아가서는 널리 빛깔, 모양, 색정(色情)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色자는 ‘색채’나 '얼굴빛', '정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色자는 허리를 굽히고 있는 사람 그린 것과 巴(꼬리 파)자가 결합한 것이다. 巴자는 '꼬리'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본래는 손을 내뻗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色자를 보면 두 사람이 나란히 붙어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이성간에 성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色자에 있는 '얼굴빛'이나 '정욕', '색채'라는 뜻도 사실은 성관계를 맺으며 붉게 달아오른 얼굴빛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色(색)은 ①빛, 빛깔 ②색채(色彩) ③낯, 얼굴빛 ④윤, 광택(光澤) ⑤기색(氣色) ⑥모양, 상태(狀態) ⑦미색(美色) ⑧색정(色情), 여색(女色), 정욕(情慾) ⑨갈래, 종류(種類) ⑩화장(化粧)하다, 꾸미다 ⑪색칠하다 ⑫물이 들다 ⑬생기가 돌다 ⑭꿰매다, 깁다(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다) ⑮평온(平穩)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빛 광(光), 빛 휘(暉), 빛 경(耿)이다. 용례로는 놀라거나 성이 나서 얼굴빛이 변함을 색동(色動), 남녀 간의 욕정을 색사(色事), 남녀 간의 성욕을 색욕(色慾), 빛깔을 색채(色彩), 빛깔에서 받는 느낌을 색감(色感), 여자의 곱고 아리따운 자태를 색태(色態), 글을 읽을 때 글자 그대로 의미를 해석하고 문장의 원 뜻은 돌보지 않고 읽음을 색독(色讀), 그림 등에 나타난 빛깔의 강하고 약함을 색조(色調),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물질의 형상을 색상(色相), 빛깔을 구별하지 못하는 시각을 색맹(色盲), 남녀 간의 정욕을 색정(色情), 남녀 간의 성욕을 색욕(色慾), 색종이로 여러 가지 색깔로 물들인 종이를 색지(色紙), 얼굴 빛을 안색(顔色), 낯빛으로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나 빛깔을 면색(面色), 얼굴에 드러나는 환한 빛을 화색(和色), 물들임을 염색(染色), 붉은색을 단색(丹色),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곧 풀빛을 녹색(綠色), 그림에 색을 칠함이나 여러 가지 고운 빛깔을 채색(彩色),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아무 빛깔이나 색깔이 없는 상태를 무색(無色), 보통의 것과 다른 점을 특색(特色), 서로 견주어 보아서 못한 점을 손색(遜色), 빛이 바램으로 무엇이 낡거나 그 존재가 희미해지거나 볼품없이 됨을 퇴색(退色), 어떤 자격으로 그럴듯하게 불리는 이름 또는 허울만 좋은 이름을 명색(名色), 한 가지의 빛 또는 뛰어난 미인을 일색(一色),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떤 도움 등을 주어 남의 앞에 굽힘 없이 떳떳하게 대할 수 있는 체면을 생색(生色), 빛깔이 있음 또는 물질적 존재로서의 형체가 있는 것을 유색(有色), 겉으로는 엄격하나 내심으로는 부드러움을 이르는 말을 색려내임(色厲內荏), 안색이 꺼진 잿빛과 같다는 뜻으로 얼굴에 희로애락의 표정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색여사회(色如死灰), 안색이 깎은 오이와 같이 창백함을 이르는 말을 색여삭과(色如削瓜), 형체는 헛것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에 형체가 있는 것은 모두 인연으로 생기는 것인데 그 본질은 본래 허무한 존재임을 이르는 말을 색즉시공(色卽是空),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히 꾸며서 하는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을 이르는 말을 교언영색(巧言令色),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이르는 말을 초록동색(草綠同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