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서 잠시 쉰 뒤 일행은 다시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으로 향했다.
여기서 부터 가마봉까지 2.3Km, 옥녀봉까지는 2.7Km인데 내림길이 무척 가파랐다가
이내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졌다.
그래도 계속 멋들어진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쪽빛 바다가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아까 지리망산을 갈 때처럼 틈틈이 날카로운 암릉길이 이어졌다.
내심 이 능선들을 칼바위 능선이라 이름 붙여 보고 싶어 졌다.
이 암릉길은 정말 일품이었다. 양쪽으로 쪽빛 바다가 이어졌고 이름 모를 봉에 올라서면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였다.
그러나 경취에 도취되어만 있다가는 사고를 당하기 십상일 것 같았다.
바위의 높내림이 심하고 날카로와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더우기 바로 옆은 계속 천길 낭떨어지다.
나로서는 절경에 취해 자꾸 카메라 셔터에 손이 갔다.
일행 중 한 산우가 "와 보기를 정말 잘했다"면서
"사람들이 자꾸 사량도를 찾는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다"며 싱긋 웃는다.
암릉에 물이 괴어 있고 알듯모를듯한 식물이 자라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그 속에 올챙이도 있었다.
절경을 감상하면서 조심스레 발걸음을 딛다 보니 어느새 불모산(달바위)에 도달했다.
날씨가 맑아져 사천시쪽산하가 눈 앞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불모산에서 옥녀봉으로 나아가는데 저 아래 가망봉과 옥녀봉이 내려다 보인다.
산 높이는 낮아 지는데 내려 가 보니 암릉길은 더 가파라진 채 위험스럽게 이어져 갔다.
내려설 때는 아무래도 조심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초보라도 못 갈 길은 아니지만 내리막길이 가파르고 바로 옆이 천길 낭떨어지라
위험성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었다.
한참을 조심스레 내려 가니 가마봉 1.1Km, 옥녀봉 1.5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시원한 해풍이 계속 몸을 감싸왔지만
조심스레 발길을 내딛다 보니 땀이 흠뻑 흐르고 있었다.
아직도 갈 길은 멀게 이어져 있고...
왼편으로 우리가 하산하고 배를 타고 갈 대항 선착장이 또렷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변을 조망하며 내려 서니 대항,
옥동에서도 오르는 4갈래 길이 나타났는데 냉막걸리, 냉커피를 파는 매점이 나왔다.
바로 앞에는 가마봉까지 400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었다.
가마봉을 가기 위해 다시 암릉길을 올라 서는데 힘이 들었다.
바위는 더욱 가파라지기 시작했다.
일부 구간은 밧줄이 놓여져 있었다.
그러나 웬만한 산꾼들에게는 그냥 올라설 수 있는 길이었다.
불쑥 튀어 나온 가마봉의 모습이 압권이었다.
그 가마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긴 밧줄을 타고 커다란 바위 슬랩을 올라서야 했다.
그 바위 슬랩을 타기 위해서는 바로 직전의 급경사를 내려서야 했다.
급경사를 내려서자마자 대슬랩을 오르는 대원들...
70도 이상의 대슬랩이기는하나 밧줄없이도 올라 설 수 있었다.
바위가 날카로와 디딜 곳과 손으로 잡을 곳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나 온 능선...
드디어 가마봉으로 올라 섰다. 역시 조망은 일품이었다.
이제는 옥녀봉으로 나서는데... 역시 쪽빛 바다가 발길을 잡는다.
뒤에서 4번째 님
대항 선착장이 바로 코 앞에 다가왔다.
옥녀봉으로 내려서는 길도 가파랐다.
몇년 전에는 없었다는데 안전하게 철제계단을 설치해 놓아 낙상할 위험성은 없어 보였다.
옥녀봉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밧줄을 타고 거의 수직인 이 코스를 올라서야 한다.
그러나 웬만한 산꾼들에게는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단지 한사람 한사람 올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나는 몇 사람이 옥녀봉 코스가 무서워 못 올라 가겠다고 해 마침 발목도 시원찮은 터라
이들과 우회코스로 들어 섰다. 우회코스는 위험지대마다
모두 철제 다리를 설치해 놓아 안전했다.
저 위가 우회코스와 옥녀봉에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갈림길에 올라서자 옥녀봉에서 내려 오는 직벽이 나타났는데
튼튼한 밧줄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우리 일행이 한사람 한사람 조심스레 내려 서고 있다.
이제는 모두 대항 선착장을 향해 내려 서는데 내림길 역시 급경사라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 디뎌야 했다.
옥동과 대항 선착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행자 대장이 뱃시간에 맞추어 달라고
일행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곳에서 대한 선착장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린다.
대항 선착장으로 향하는 자동차 도로로 완전히 내려 서자
시계는 12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진들을 찍으며 산행을 하느라 다소 시간이 지체되었다.
그러나 쪽빛 바다를 내려다 보며 아슬아슬하게 암릉길을 타는 재미는 잊지 못할 것 같다.
늦은 가을에 산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한번 더 찾아 보고 싶어졌다.
또한 대항 선착장에 다다라 조그만 횟집에서 먼저 내려 온 대원들과
사랑도 특산이라는 돌멍게를 안주로 들이 킨 시원한 맥주 맛...!
이 맛도 못 잊을 것 같다.
아띠 산악회
코끼리님 사진 글
첫댓글 남도 다녀온 님의 산행도를 뒤따라 그려 봄니다
제가 오금이 저려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