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기-2, 또 하나의 섬 차귀도 23, 05, 10 제주의 섬 투어 이틀째, 오늘은 차귀도다. 서귀포 버스터미널에서 102번 버스로 출발해 고산 버스환승정류장에서 다시 자구내 포구행 지선버스로 갈아탄다. 지선버스가 자주 운행하지 않아서 버스가 바로 연결되지 않으면 택시를 이용하라고 버스 기사가 안내해 주었지만 마치 지선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차귀도는 제주도에 속한 다른 섬들과 달리 하나의 섬이 아니라 본섬과 누운 섬(와도) 등 몇 개의 섬을 합쳐서 차귀도라 부른다. 예전에는 몇 세대가 농사하며 살았다는데.... 지금은 무인도다. 그래서 여객선이 아닌 유람선이 운항한다. 자구내 포구에서 왕복 운임 18,000원과 함께 승선신고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배표를 대신하여 목걸이 승선증을 주는데 이건 돌아올 때 반납한다.
차귀도 본섬 선착장에서 인사하는 곰바위
유람선이 정기적으로 출항하는 것이 아니라 기상 상황에 따라 그날그날 운항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전에 전화(064-738-5355)로 확인해야 한다. 첫배 출항은 오전 10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오전에 4회, 오후에 5회 운항한다. 자구내 포구에서 차귀도 선착장까지는 약 10분 거리, 선착장에서 탐방로를 조금만 올라가면 집 벽체가 남아 있어 옛 주민들이 살았던 흔적을 볼 수 있다. 하산할 때는 그 자리로 돌아왔더니 집터 근처 숲속에서 한낮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가 들렸다. 무인도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 반갑기도 하고 불쌍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도 섬이라 닭을 해칠 짐승이 없으니 자기들만의 평화를 누리는 것 같았다.
가을 풍경이 그려지는 억새밭 섬의 많은 부분을 억새가 차지하고 있다.
크지 않은 섬이기 때문에 시계 방향으로 걸어서 등대에 갔다가 다시 건너편 정상을 올라간다. 보통 정상에 등대가 있는데 여긴 따로따로다. 등대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땀흘려 세웠다고 한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 수월봉 등이 보인다.
건너편에 보이는 수월봉水月峰 달이 물 위에 떠서 수월봉인가
탐방객을 태우려오는 유람선 섬에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이 약 1시간이어서 마음이 급한 이들은 차귀도 등대만 가보고 (정상까지 가보지 않고) 바로 하산하는 이들도 있었다. 시간이 30분만 더 여유 있으면 좋을 텐데. 돌아올 때는 갈 때와 달리 약 20분간 섬 주변을 돌면서 관광시켜 준다. 유람선에서 들은 관광 안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