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시선 집중> 누리집에서 퍼 왔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서울시교육청이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 그러니까 흔히 얘기하는 일제고사 불참을 허락한 교사들에 대해서 징계수위를 놓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파면 내지는 해임 결정이 난 것이 많아 가지고요. 물론 이것은 교육감이 최종 결정해야 될 일입니다만 그래서 지금 여기에 해당되는 교사 7명이 어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도 갖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시교육청에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요. 징계내용에 대해서 교육감 결정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결정을 좀 봐야 되지 않느냐 라고 해서 인터뷰 요청은 사양을 했고 그래서 오늘 해임결정을 받은 길동초등학교 최혜원 교사를 연결했습니다. 여보세요!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예, 안녕하세요.
☎ 손석희 / 진행 :
저는 안녕하시냐고 인사를 못 드릴 상황인 것 같은데요. 징계가 지나치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일단요. 징계 이유 자체가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됩니다. 성실의무 위반, 명령 불복종인데 사실 이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조항이거든요. 예를 들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사유가 제 경우에는 성실의무 위반으로 적혀져 있었고 또 다른 선생님에게는 명령불복종으로 쓰여 있더라고요. 그걸 진술서를 쓰면서 알게 됐는데요. 제가 교육청에서 근거로 제시한 항목 하나하나를, 반박을 자술서와 그리고 학생, 학부모들의 진술서를 통해서 제출을 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어요.
☎ 손석희 / 진행 :
지금 3명은 파면이고 4명은 해임이거든요. 징계위원회 결정사항이. 사실 파면은 굉장히 중한 징계여서 이렇게 파면되시고 나면 향후 5년 동안은 이런 직무에 다시 돌아오실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네, 맞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래서 너무 중징계가 아니냐, 형평성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서 과거에 급식업체에서 돈을 받은 교장은 정직 1개월을 받지 않았느냐, 상습적으로 아이들을 성추행한 교사도 정직 3개월이었고, 그래서 다 돌아왔는데 과연 그 정도의 중징계감이냐 라는 그런 항의를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예, 맞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시교육청 관계자가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한 바 있습니다. 행위내용의 경중에 따라서 징계는 달라진다, 이건 뭐 맞는 얘기겠죠. 그런데 사안별로 징계위원회에서 조사해서 결정했을 것이다 해서 과거 사건하고는 좀 분리해서 얘기하고 있는데요.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일단은 사안별로 행위의 경중에 따라서 내린다고 했는데 그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게요. 예를 들어 송용운 선생님과 박수영 선생님의 경우에는 토씨 한 글자 틀리지 않고 똑같은 그런 징계사유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송용운 선생님께서는 파면, 박수영 선생님께는 해임이라고 이렇게 두 가지의 다른, 전혀 다른 그런 징계를 받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이것 자체가 전혀 각각의 사안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라는 걸 알고 있고 오히려 경력이 높다, 경력이 좀 높고 전교조 활동을 좀 많이 했다거나 또는 그런 식의 자기들의 판단을 했다는 것을 저희들이 너무나 분명하게 알 수가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시교육청쪽 얘기는 본인의 반성 정도에 따라서 파면이나 해임으로 나눈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요.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반성 정도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건지 저는 모르겠고 지금 말씀하실 때에도 전제로 깔려 있는 것이 저희가 징계를 받을만한 행위를 했다 라는 건데 저희들은 징계를 받을만한 이유가 없다 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고 징계가 심하다, 심하지 않다의 수준이 아니라 정당하다 라고 지금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최혜원 선생님은 조사를 잘 받으신 겁니까? 그러니까 징계받기 전에? 소명기회가 충분히 있었습니까?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아니요. 예를 들어서 감사라는 이름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이 일이 있고 나서 특별조사팀을 교육청에서 내려 보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당황스러웠던 게 특별조사의 목적이라든가 만약에 감사를 하면 어떤 잘못된 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제시하고 이런 이런 목적으로 왔다 라는 걸 밝혀야 되는 일인데 저희 6명, 7명의 교사들이 전부 다 동일하게 그런 목적에 대한 통지를 받지 못했고 무조건 마치 잘못했으니까 내려와서 조사를 받아라 라는 식으로 이렇게 재촉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죄를 지은 일이 없고 목적도 밝히지 않았는데 내려갈 수 없다 라고 이렇게 거부했던 건데 마치 그것이 죄를 지었는데도 불구하고 조사를 거부했다 라는 식으로 지금 알려져 있다고 지금 알고 있어요.
☎ 손석희 / 진행 :
내용을 좀 보죠. 시교육청이 해당 교사들이 학교장 결재 없이 가정통신문을 발송해서 학부모들의 시험불참을 유도했다, 그리고 체험학습 신청서를 받고도 교장의 결재를 받지 않았다, 이것은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징계할 수밖에 없다 라는 것인데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셨습니까? 그러니까 시험불참을 유도하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인데 가정통신문을 발송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일단 가정통신문이라는 것 자체는요. 예를 들어 수학여행을 가거나 이렇게 학교 전체에서 학생들에게 학교장 명의로 발송되는 인쇄물이에요. 그런데 저는 제가 개인적으로 보낸 편지 안에 학교장 명의를 도용하거나 이것이 학교의 뜻임을 밝힌 적이 없고 가정통신문이라는 이름도 쓴 적이 없고요. 다만 평소에 교육주체인 담임과 학부모 간에 너무 자연스럽게 일상적으로 소통이 일어나잖아요. 그런 소통의 수단인 담임 편지를 보냈을 뿐이고요.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개인적 편지가 아니라 이것을 학급 전체로 보냈다면 가정통신문으로 봐야 되지 않느냐 라는 것이 시교육청의 생각인 것 같은데요.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학교 전체의 명의를 내보낸 적 없고 학교 전체의 입장을 대변한 적도 없거든요.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그 내용에 일제고사 보지 말고 체험학습을 가는 것이 낫겠다 라는 말씀을 하셨나요?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낫겠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없고 다만 저희반 아이들도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서 자기들의 의견을 내보낸 적이 있거든요. 이건 자유로운 찬성과 반대의견을 전부 다 담은 그런 아이들 의견을 담았고 그뿐만이 아니라 이런 일상적인 소통수단은 편지 외에도 이미 다른 모든 교사들이 알림장이나 학급문집, 신문 등을 통해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거예요. 저도 실제로 3월 초부터 학부모님들한테 편지를 통해서 이렇게 소통한 적이 있거든요. 이런 소통의 주체가 담임과 담임반 학부모가 되기 때문에 일일이 학교장의 결재를 받을 필요가 없고 만약에 이런 것까지 일일이 결재를 받아야 된다면 오히려 인권침해가 될 만한 소지가 있지 않나 하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가정통신문이나 혹은 그건 이제 시교육청에서 하는 얘기고 지금 선생님 말씀대로 하자면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편지요.
☎ 손석희 / 진행 :
편지, 그 내용이 말이죠. 뭐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시험을 보겠느냐, 체험학습을 가겠느냐 하고 물으면 아이들은 체험학습을 가겠다고 하지 않겠느냐, 따라서 그것은 그쪽으로 유도한 것이다 라는 얘기들을 하는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일단 시험이냐 체험학습이냐 사이의 선택에 있어서 학생들은 물론 체험학습이 좋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과도한 학업스트레스 때문에, 그렇지만 오히려 학부모님들께서는 요즘에 이런 경쟁교육에 대한 현실을 냉정하게 알고 계시기 때문에 저희 반 같은 경우에도 6명의 아이들만 체험학습을 선택했을 뿐 26명의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시험을 봤거든요.
☎ 손석희 / 진행 :
물론 그것은 학부모들도 동의했다는 말씀이시겠죠?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예, 그럼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유도했다고 해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그런 유도된 사항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라는 것은 오히려 그분들의 자기결정권을 너무나 무시한 말씀이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혹시 그때 일제고사 거부를, 즉 보지 않겠다는 것을 허락한데 대해서 후회하진 않으십니까? 지금 이 정도 상황까지 와 있는데.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오히려 처음에는 사실은 이렇게까지 생각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처음엔 굉장히 당황스럽고 후회스럽다는 것은 제 행동에 대한 후회라든가 너무나 당연한 체험학습을 승인한데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이런 말도 안 되는 징계를 받았다는 것 자체, 그리고 제가 정말 이 시대에 대해서 정말 몰랐다, 무지했다, 이런 것에 대한 후회이고요. 오히려 저는 이 사건을 통해서 점점 더 이 시대가 이런 거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많은 격려를 받으면서 지금은 오히려 더 당당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예, 길동초등학교 최혜원 교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혜원 / 길동초등학교 교사 :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