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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고장 금산, 성치山 성봉 그리고 12폭포의 절경.
(충남 금산군과 전북의 진안군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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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도 앞으로 열흘 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 추석(9월 8일)은 1976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이란다.
올해처럼 이른 추석에도 햅쌀로 지은 밥과 송편을 차례 상에 올릴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농촌진흥청은 자체적으로 개발, 보급한 조생종 벼의 작황 및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진청이 개발한 대표적인 고품질 조생종 벼로는 오대, 운광, 조평, 조운 등의
품종이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는 추석 때문에 차례 상에 오를 과일 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으나 반면 채소 가격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도 올랐지만 제대로 된 품질의 과일이 시장에 출하되어 고객들이 마음 놓고
고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원인은 올 추석이 예년보다 길게는 한 달 이상 앞당겨지면서 제수용 과일이 아직
대량으로 수확되지 않아 공급 부족 사태가 생겼기 때문이다.
반면 올여름 급락했던 채소 가격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고장 칠월은 /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 두 손을 함 뿍 적셔도 좋으련. /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 하이 얀 모시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의 詩 “청포도” 全文)
어제는 하루 종일 구름 낀 날씨에 가끔 비가 내렸었다.
기상 뉴스에서는
“남해안일부에 비가 내릴 것이며, 중부지방은 맑은 날씨를 지속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남해 동부지역인 부산과 울산지역에는 짧은 시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저수지가
무너지고 산사태가 일어나 마을이 물에 잠기고,
버스와 차량들이 휩쓸려가면서 사람이 죽고 실종되는 인명사고와 막대한 재산
피해까지 안겨주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가 내일 산행 할 산은 충남 금산에 있는 성치山 성봉이기에 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새벽에 “윤례”매씨 한 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비가와도 산에 가느냐?”는 문의 전화였다.
“그렇다”고 대답을 하고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20분이었다.
실소(失笑)를 하고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성치山은 높이 670m의 산으로 충남 금산군과 전북의 진안군 경계에 있으며,
무자치 골의 수원이 되는 성치山 성봉(城峯)은 높이 648m의 봉우리로 금산군
남이면과 남일면의 분계(分界)가 시작되는 곳이다,
좌우로 깍 아 지른 절벽과 암릉, 기암괴석, 푸른 노송들이 한데 어우러져 경관이
매우 좋다,
또 다른 매력은 숲이 무성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깨끗하고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진산이다,
특히 무자치골의 12폭포는,
금산군 남이면 구석里에서 동남쪽으로 2㎞정도 시냇물 따라 골짜기로 들어가면
무성한 숲과 층암절벽 사이를 누비며 내려 쏟아지는 크고 작은 12개의 폭포가
있는데 이곳이 유명한 12폭포다.
그 이름도 폭포의 수를 따라 지은 것으로 가장 큰 폭포는 높이가 20m나 된다.
물이 맑아서 은하수가 거꾸로 쏟아지는 듯 웅장한 모습과 산골짜기에 울려 퍼지는
우렁찬 물소리와 옥같이 부서지는 물방울은 절경을 이룬다.
가히 조물주의 위대한 창조품이라 말할 수 있다.
이곳은 옛 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 바위마다 많은 글자들이 새겨져있어 글귀
등은 자연 풍경과 어울려 그 품위를 더해주고 있다고 전한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비가 제법 내린다.
우산을 쓰고 걸어야 할 정도여서 회원들이 많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산행버스 최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하산酒 음식량을 줄이려고 했더니 이미
45인분을 준비해서 차에 실었다고 한다.
광주역에 도착하니 몇몇 회원들이 모여 날씨 걱정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하는
말이 산행지인 금산은 비가 안 온다하니 걱정 말라고 한다.
그 말이 고마웠다.
오늘도 44명의 남녀회원들이 금산 성치山 성봉(城峯)산행에 참여했다.
산행버스가 광주를 벗어나자 비는 그치고 하늘엔 구름이 갈라지며 하늘이 파란
얼굴을 내민다. 반가웠다.
수십 년을 운전한 산행버스 최기사도 산행기점인 구석里 모치마을 길을 찾지
못해 30여분을 허비하다 보니 오전 11시 30분이 되었다.
모치마을 정자나무 밑 징검다리를 건너 인삼밭을 지나면서 산행은 시작되었다.
금산의 날씨는 맑고 시원했으며 하늘은 해맑았다.
태고의 정적 속에 펼쳐진 성봉에 이르는 무자치골은 무성한 숲과 층암절벽과
계곡수가 흐르면서 폭포의 전시장처럼 펼쳐져 있다.
뱀이 많아 “무자치”라는 이름을 얻은 무자치골의 12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계곡산행이다. (무자치=뱀과의 파충류로 길이가 60-90cm임)
금산 지역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지 계곡의 수량이 많지 않았으며 흐르는
물의 속도도 대체로 느렸다.
그러나 무자치골의 많은 폭포 중에서 네 개의 폭포는 각기 흐름이나 모습이
달라 폭포의 전시장 같았다.
넓은 암반에 길고 길게 무자치(뱀)처럼 꼬불꼬불 흘러내리는 와폭이 있는가하면,
패여 진 홈통으로 물이 모아져 내리는 폭포가 있으며,
넓은 암곡의 높다란 바위 낭떠러지 위에서 하얀 비단 폭을 풀어 내린 것처럼
용의 초리(끝 부분)가 곧바로 떨어지는 직 폭도 있었다.
또 무자치골의 폭포가 다른 지역의 폭포보다 돋보이는 점은 옛 선비들의 멋이
여기 폭포들에 배어있다는 점이다.
무자치골의 대표적인 네 개의 폭포 암반에 새겨져 있는 멋있는 한문 글귀는
두 곳은 초서(草書)이고, 한 곳은 예서(隸書), 한 곳은 전서(篆書)로 되어있다.
무자치골 맨 아래의 가장 장관인 폭포 암반에 새겨진 “초포동천”은 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
-제1폭 (제일폭포)
입구에서 5분 거리에 있으며 잘 생긴 바위사이로 1m정도 높이로 낙폭(落瀑)을
하고 있다.
-제2폭 (장군폭포)
사기소마을을 감싸고 있는 장군대좌에서 흘러오는 물, 장군의 고함처럼 거세고
힘차게 들린다.
-제3폭 (일주문폭포)
잔잔한 못 위에서 바위 두개가 양쪽으로 버티고 있어 신세계로 들어가는
일주문처럼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4폭 (삼단폭포)
일주문 앞에서 신세계의 대문으로 통하는 계단처럼 자리하고 있으며 흐르는 물에
연마된 투명한 물빛은 거울처럼 반짝인다.
-제5폭 (죽포 동천폭포)
폭포아래 새겨진 마른하늘에 날벼락인 청뢰(晴雷)라는 글씨처럼 12폭포를
대표하는 폭포이다.
파란 대나무처럼 우거진 수목이 맑은 물에 비춰져 마치 수면이 대나무 숲처럼
보여 “죽포”이고 맑은 골짜기 안에 따로 있는 별천지로 신선이 사는
“동천”이라는 뜻이다.
-제6폭 (구지소유천폭포)
눈을 뿜어 숲나무 끝과 벽에 푸른 안개 피어오르고 /
층층이 열두 개의 신령스런 발이 걸려있네 /
석문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네. /
이것이 구지봉과 소유천이라는 것을 알겠네. 라는 시가 있어 죽포동천폭포라 한다.
시원한 바람을 타고 있다는 풍패(風佩)라는 글씨가 새겨있다.
-제7폭 (고래폭포)폭포수가 바위서 빗살 같은 홈을 타고 가닥가닥 흘러내리는 모습이 고래수염
입처럼 생겼다.
-제8폭은 폭포가 하도 많아 보고 지나면서도 알지 못했다.
-제9폭 (운옥폭포)
물방울은 은하수를 뜻하고 구름위로 은하수가 흘러가는 것처럼 보여 운옥(雲玉)
이라 새겨져있다.
-제10폭 (거북폭포)
폭포 밑에 있는 오른쪽바위가 거북이 머리고 왼편에 있는 푸른 못이 거북이
등껍질이 되어 바위와 못이 하나로 합쳐져 거북 모습이 된다.
-제11폭 (금룡폭포)
긴 비단을 펼쳐놓은 듯 황갈색의 용이 땅으로 흘러내리는 듯하고 그 폭포 끝자락에
“금용”이라는 글자가 있다.
-제12폭 (산학폭포)
폭포 왼편에 산학(山鶴)이라는 글귀가 새겨있다.
12폭포가 신선이 사는 계곡이라 신선이 하늘이나 계곡의 정상인 선봉(仙峰)을
오르기 위해 타고 다니는 학처럼 보인다.
제12폭포를 지나도 넓은 암반 위로 흐르는 물들은 한참이나 저희들 끼리 작은
폭포를 만들고, 소(沼)를 만들고, 계류가 되어 흘러 흘러서간다.
한참을 올라가다가 신동峰에서 내려오는 “쇠똥구리”를 만나 계곡을 벗어나
성봉으로 올랐다.
성봉으로 해서 신동峰으로 돌아온 회원은 “노형”과 “군왕봉” 두 사람이고
나머지 회원들은 성봉에서 원점회귀 하는 코스로 하산한 것 같았다.
계곡 좌우로는 바위가 많았으나 울창한 숲에 가려져 보이지가 않았으며 특히
소나무가 많아 송이버섯을 채취하고 내려오는 사람도 여럿 만났다.
하산시간이 오후 4시로 되었는데 회원 7명이 조금 늦게 도착했다.
나는 농민이 직접 재배했다는 더덕을 2만원어치 구입했다.
산행버스는 금산인삼시장으로 향했다.
전국 인삼 생산과 유통량의 80%를 차지한다는 금산 인삼시장은 단연 세계 인삼의
중심지이다.
실제 금산을 찾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거리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금산 인삼을 취급하는 장소는 금산 약령시장, 금산 인삼국제시장, 인삼쇼핑센터 등
다양하다.
금산의 인삼을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인삼 구시장이라고 불리는 금산의
재래시장이다.
2, 7일장으로 열리는 이곳은 옛 장터의 풍경을 구경하며 사람이 살아가는 흥겨움과
함께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말리지 않은 생물을 일컫는 수삼에서,
가공하지 않고 말린 백삼,
익히거나 쪄서 보관 성을 높인 홍삼 등으로 크게 나뉘는 인삼은
다시 상품의 질과 재배시기에 따라 직삼, 미삼, 파삼 등으로 나뉜다.
다양한 인삼의 모습과 효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인삼전시관을 찾아 미리
공부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1,500년 전 병든 어머니를 위해 산삼을 캐서 약을 드리고 나머지를 밭에 심어
재배하여 오늘날 인삼을 있게 했다는 강 처사의 전설은,
그를 기념하는 남이면 성곡里의 개심각과 비석, 현재 복원된 강 처사의 집으로
남아있다.
회원들에게 1시간의 자유 시간을 주었다.
명절에 자가(自家)에서 쓸 인삼이나, 선물용 인삼제품도 구입하고, 인삼막걸리에
인삼튀김안주도 먹어 보라고 해서다.
인삼축제기간이 아니어서 시장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는 정과용 인삼을 4만원어치 구입했다.
동행한 회원 몇 사람과 어울려 막걸리에 인삼튀김도 먹었다.
원래 술을 못하지만 한잔 술에 취기가 오른다.
그런데 회원 거의가 술에 취해 버스 속이 소란스럽다.
벌곡휴게소에서 하산 주를 먹었는데,
찰밥과 돼지머리, 소주와 맥주가 나오고 먼저 먹은 막걸리가 혼합되니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데 걷잡을 수 없는 상태다.
양 병호회원이 수박 2통을 기증했다.
나의 몸은 / 사랑의 저녁노을 속에 타오르는 / 불덩이 입니다 /
천둥 번개 / 그리고 지진이라도 / 당신에 대한 나의 / 열정보다는 뜨겁지 못합니다. /
나의 심장은 / 우리의 사랑을 향한 / 불덩이입니다 / 푸른 하늘과 무지개 /
그리고 꽃들도 / 당신에 대한 나의 / 사랑만큼 / 아름답지 못합니다.
(Sp 슈즈의 詩 “사랑의 노래” 전문)
오늘처럼 신나고 활기찬 금광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2014년 8월 29일)
첫댓글 오늘 산행은 무자치골의 열 두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계곡탐방 산행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시원한 계곡의 폭포가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