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손님
편재영
김장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점심을 먹으려고 짬뽕 전문점에 가니 첫 손님이다.
기분 좋게 홍합, 야채, 돼지고기, 푸짐한 짬뽕 한 사발 맛있어 후끈하게 잘 먹고 있었다.
두 번째 손님은 중년 남자와 남학생 두 사람이다.
들어오더니 앞 테이블에 앉아서 말없이 핸드폰을 보고 있다.
“탕수육 하나, 차돌 짬뽕 둘”
중년 남자가 주문을 한다. 주인아주머니가 주방에 있는 주인아저씨에게 주문을 한다.
탕수육이 먼저 나와서 왼쪽에 마주앉은 학생은 맛있게 먹고 있다.
조금 있으니까 아주머니가 짬뽕 두 그릇을 가지고 와서 중년 남자와 오른쪽에 마주앉은 학생 앞에 놓았다.
학생은 짬뽕을 먹기 시작하고 남자는 짬뽕을 젓가락으로 뒤적거린다.
“차돌 짬뽕 시켰는데, 이게 차돌 짬뽕입니까”
신경질적으로 항의를 하더니 학생에게
"빨리 일어나, 가자."
젓가락을 화풀이하듯 내려놓고 문을 열고 밖으로 휑하니 나갔다.
그 바람에 빨간 짬뽕 국물이 여기저기로 튀었다.
아주머니는 고개를 숙이고 왼쪽에 앉은 학생 핸드폰을 티슈로 정성스레 닦아주고 있다.
죄인처럼 기가 죽은 아주머니가 보기에 안쓰럽다.
오른쪽에 앉은 학생도 일어나서 벗어 놓은 잠바를 닦고 있다.
그래도 그렇지, 먹다가 조금 남긴 탕수육 값은 내고 가야지~~~
이름난 짬뽕 전문점인데, 간짜짱보다 맛있는데, 별난 손님 다 보겠다.
이때 주방에서 요리하던 아저씨가 배식구로 홀을 내다본다.
차돌 짬뽕은 안 된다고 했는데 전달이 잘 못 된 모양이다.
무섭게 화를 내고 나간 손님에게 아무 말도 못하는 아주머니가 보기에 참으로 딱하다.
젊은 부부가 아이 셋을 키우며 열심히 사는데 오늘은 주일이라 큰딸도 홀에서 서빙하고 있다.
맛있는 짬뽕 두 그릇을 버리게 되었으니 아깝기도 하고, 딸 같은 아주머니가 안쓰러워 그냥 올 수가 없다.
첫 손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포장해 주세요."
"면이 불어서 못 먹어요."
"두 그릇 다 포장해 주세요." 값을 지불했다.
착한 젊은 부부, 오늘 하루를 축복합니다.
첫 손님이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