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 공부를 하러 가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 도시락을 싸놓고 집을 나섭니다.
화창한 날씨..어제도 좋은 날이더니 오늘도 좋은날..
매일매일이 참 좋은 봄날입니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신복3리 320번지 미자언니네..
네비를 치고 가니 새로 지은 예쁜전원주택단지의 어느 집앞에서 도착했다고 알려주네요.
미자언니네는 산밑에 오래된 외딴집인데..
전화를 하고 차를 돌려 찾아간 미자언니네.. 강아지가 먼저 뛰어나옵니다.
모두 모여 인사하고 장갑끼고 대추한알씩 물고 명자언니를 따라 산으로 갑니다.
입구의 씀바귀,.
찔레는 순을 따 먹으니 상큼하고 연해요.
나물로 해 먹으면 파리가 꼬이지 않는 파리풀
일년에 한번만 먹어도 암에 걸리지 않는 짚신나물
활처럼 휜 활나물
위에 좋다는 머위나물
약술을 담그는 개복숭아꽃
다래덩굴 새순
고추잎 닮은 고추나물
둥굴레의 뿌리로 나이도 알아보고
뿌리채 캔 천남성, 사약재료 투구꽃
애기호랑나비의 기주식물인 족도리, 가는뿌리 세신을 조금 잘라 먹어봅니다.
은단의 원료답게 입안에 화~하게 퍼지는 맛
박하같은 화한맛이 처음에는 강하다가 점점 약해지며 서서히 사라져 은은하게 남는 뒷느낌
화한맛이 좋기만 한데.. 다른이들은 짜고 맵다고 하네요. 왜 그러지?
지천에 널린 벌깨덩굴
심장에 좋은 심장모양의 참취
둥굴레, 풀솜대, 은방울꽃, 애기나리.. 비슷한 친구들이 이웃하며 살고 있구요.
엄나무는 누가 머리를 똑딱 따갔네요. 머리를 놔둬야 다시 순이 나오는데..
고운 아기손같은 고사리와 미국아저씨 팔같이 털이 많은 고비도 비교해보고..
개복숭아꽃
바위말발도리
사람들 발길이 뜸한 산속이라 동물들이 편하게 다니다가 우리와 딱 마주쳤네요..
독이 많은 무당개구리는 잡자마자 독을 과시하면 발라당 누워 붉은배를 보여줍니다.
바위속으로 들어가던 어린 유혈목이도 잡았는데 괜찮아 괜찮아.. 하니 온화한 파장을 느꼈느지
공격자세를 누구러뜨리고 가만히 있습니다.
무당개구리
유혈목이
나물을 먹는다는 것은 천.지.인이 만나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늘과 땅이 만나 작물을 만들고 내 안에 들어가 ‘나’를 만드는 것.
하늘의 기운과 땅의 힘이 나와 하나가 되는 순간이지요.
산에 앉아서 듣는 바람소리, 새소리,
우주와 지구를 넘나드는 이야기들..
하늘을 올려다보니 나무사이로 비추는 햇살..새로나온 연두빛 나뭇잎이 꽃처럼 보이네요.
다래덩굴순
이야기숲에 가지고 가서 함께 먹으려고 다래순, 고추나물, 벌깨덩굴, 고비..짚신나물을
장바구니에 그득하게 해 담아서 내려오니
솜씨좋은 미자언니가 점심상을 차려놓으셨어요.
머위나물무침, 취나물무침, 드릅과 음나무순회, 고들빼기김치, 묵은김치, 드릅장아찌, 마늘장아찌, 무말랭이,
호박,감자, 두부넣은 된장찌개
와~ 산촌 특유의 보약같은 밥상입니다.
배고파서 먹고, 맛있어서 먹고, 나물먹으려 더 먹고, 멈출수 없어서 또 먹고, 먹고..먹은 후
찌개를 기다리며..
마당에 나가서 장작스토브를 만들어봅니다.
소나무장작을 패서 4조각 내고 넘어지지 않게 묶고 그 사이에 작은 나무와 불쏘시개를 넣고
불을 붙이니
나무의 안쪽결에 불이 붙어 활활, 사방으로 난 구멍으로 바람이 잘 통해서 더욱 활활,
위에 올려놓은 냄비의 물이 금새 팔팔 끓어오르네요.
참 쉽고 간편하면서도 신기합니다.
아 또 이야기숲 아이들이 생각나네요. 참 좋아들 할텐데..
장작스토브
미자언니네 닭이 낳은 약으로 쓴다는 계란, 청란을 사고
미리 부탁해놓은 칡즙도 사가지고 나옵니다.
양평 옥천에 있는 가양주만드는 미담양조장으로~
오랜만에 만난 미담과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양조장 시설을 둘러보고 술을 맛보기로 합니다.
막걸리와 청주.. 기본막걸리와 청주, 생강막걸리와 청주, 연잎막걸리와 청주
찻잔에 조금씩 따라서 맛을 보고 평을 합니다.
각자 마음에 드는 술을 구입합니다.
누구는 이술, 누구는 저술 각자의 입맛과 취향대로
깔끔한 청주도 맛있고 달짝지근한 막걸리도 좋고 생강향이 나서도 좋고, 백련잎을 넣은것도 맛있고..
선택한다는 것이 미안해질 정도네요.
모두 첨가제를 넣지 않은 국산재료로 전통기법으로 만든 정성을 들인 술들입니다.
미담주
다시 옥천초등학교 옆 까페블랑으로 갑니다.
커피향이 확 퍼지는 실내.. 주인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깜빠뉴빵에 이태리산 크림치즈를 발라서 커피와 함께 먹습니다.
연하게 점점 진하게, 연해도 진해도 커피맛이 부드럽고 향기로워요.
코스타리카, 니콰라과이 코끼리코두, 케냐AA, 콜럼비아, 예가체프
음악과 빵과 커피와 이야기를 나누고..
꽃향기와 커피향기. 사람향기..
향기에 젖은 하루였습니다..
까페블랑
옥천초등학교
첫댓글 좋은곳에서 좋은 음식 먹고 오셨군요~ 여기저기 아시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좋으시겠어요~^^
며칠 애 간호 하느라 축 처지는데, 생강향 나는 막걸리 땡기네요^^
정말 좋은술 이예요.
막걸리식초도 있고..
택배로 받아 드세요..
풍경만 봐도 힐링이 절로 되네요~~^^ 멋진글과 사진도 감사합니다~~ 양평카페에 가서 꼭 커피와 빵을 맛보아봐야겠어요~~^^
'아궁이' 방학 나들이로 추천합니다.
양평 사나사계곡들렀다가 옥천냉면과 완자먹고
옥천 까페블랑에서 커피로 마무리..
하루 나들이로 좋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