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힐링복서님의 블러그에서 퍼왔습니다
힐링복서님은 인천부평경찰서 근무하시고 체포왕으로 뽑힐 정도의 강한 체력을 가진 무술인으로
주먹이 운다 시즌3 에 도 출연한 적이 있는 분이시죠
거기 이종격투기 챔피언 육모씨를 체포술로 순식간에 제압하는 포스를 보여주셨던 분입니다..
내용은 퍼왔고 순서는 제가 살짝 바꾸었습니다..
출처는 아래..
http://blog.naver.com/wildrider/201760034
http://blog.naver.com/wildrider/201951133
98년 경찰학교를 졸업하면서 IMF의 한파로 임용도 되지못한채 고향으로 돌아왔다.
때마침 모내기 철이였고 새벽부터 일어나 밤늦게까지 농사일로 바쁜 농번기를 보내고 있었다. 3개월만에 끝날줄 알았으면 어디 무전여행이라도 한번 해보는건데...
언제나 불러주려나? 하고 기다리다가,
일방적인 복귀(발령) 명령으로 3개월간 하루도 못쉬고 농사일만 하다가 첫근무지로 발령이 났다.
당시 내가 배치된 파출소에는 경사 소장님에 부소장님이 경장이었다..
요즘은 한팀에 경위가 서너명씩 되는 상황이니 그때의 계급장 잎사귀 한장의 값어치가 어땠는지 짐작할만하다. 거기다 24시간 맞교대 근무로 단체생활에 익숙치 않은 나로서는 힘겨운 파출소 쫄따구 생활을 하고있었던 날들이었다.
경찰관이라면 누구나 다 마주치기 싫은게 바로 흉기를 든 범인이다.
누구는 10년 넘도록 한번도 안마주친 사람도 있는데 내 경우엔 참 일찍도 찾아왔다.
어리버리한 파출소 쫄따구 순경 생활한지 불과 한두달 남짓했을때다.
소내 근무중에 누군가 파출소로 들어오더니 바로 옆 술집에서 싸움이 났다고 한마디 하고 가버렸다. 워낙 싸움이 많은 동네인지라 별거 아니겠거니하고 혼자서 무전기 하나 달랑차고 나가보았다.
파출소를 벗어나서 걷고있는데 누군가가 그 술집에서 내가 있는 도로쪽으로 뛰쳐나오는게 아닌가..
혹시 싸움에 연류된 사람인가 하고 붙잡을려다 기겁을 하고 말았다.
술집에서 뛰쳐나온 남자는 자신의 목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뛰었는데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나마 그날 내가 잘한게 있다면 이남자를 붙잡지않고 바로 길에서있던 택시에 태워 병원에 보냈다는 것이다.
남자는 회칼에 목 부분 경독맥이 잘린 상태로 달려왔던 것이다.
다행이도 곧바로 택시를 태워 병원에 보낸 덕분에 목숨을 건질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찔한 순간이다.
나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고서는 지원요청하는것도 잊은채 싸움이 발생한 술집 앞에 도착했다. 좀전의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신참내기 순경한테는 너무나 버거운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참 순경이 무전기하나 달랑차고 왔다가 눈앞에서 벌어진 어마어마한 광경에 멘붕이 왔다.
영화 킬빌도 아니고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상태로 달려가는 남자를 목격하고..
나는 지금 그 범인을 잡기위해 가야만 하는 상황..
더군다나 내가 구경꾼이 아니니 이 말도안되는 상황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엄청난 중압감..
두려움에 머리카락 한올한올 곧두선 상태로 남자가 뛰쳐나온 그 술집앞에 다다랐다.
술집 앞 출입구에 낯익은 얼굴의 한 남자가 서있다. 동네 양아치들이 형님으로 모시는 그집 주인 남자다.
참으로 난감한건 그 큰키와 덩치만으로도 부담스러운데 양손에 날이 시퍼런 회칼을 들고있는것이 아닌가..사이즈도 엄청났다. 칼날 길이만 30센티는 되보이는 길죽한 회칼이 당시내가 볼때는 일본도를 연상시켰다.아마 공포심 때문에라도 실제보다 훨씬 커보였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권총을 꺼내 저항을 포기토록 하는 방법도 좋겠지만 언제나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다. 더군다나 무기사용은 범인들만 두려워 하는게 아니라 사용하는 경찰들도 두려워하는 일이다. 공포탄이라도 한발 쏘게되면 총기사용 경위에 대해서 정당하게 사용을 했다 치더라도 엄청난 강도의 감찰조사를 받아야 하기에 정작 사용해야하는 상황이 닥쳐도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사용요건을 벗어났다하면 징계를 받는건 당연지사다. 이러니 총을 쏴야하는 상황에서도 망설일수밖에..수갑-삼단봉-개스총/테이져건-권총의 순서로 상황에 따라 요건에 맞는 경찰장구를 사용해야 인명피해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확실한 해결을 할수있는 것이다. 경찰장구의 사용은 남용해서도 안되지만 써야할때 쓰지 않는것도 문제다./
머리속은 하애지고 온몸이 떨려오는 와중에도 상황을보니 내 주변에 아무도 없는것이다.
도가 되던 모가 되던 경찰관이 도망을 갈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떻게든 해결해 보아야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허리에 권총을 차고 있었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나한테 총이 있다는 사실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양손에 길다란 회칼을 잡고 장승처럼 꼼짝않고 서있는 술집 주인에게 일단은 대화를 시도했다. 사실 동네 양아치들이 사고를 치면 늘 나타나서 해결사 역활을 하던 사람이라 안면은 꽤 있는 자였다.
내가 칼부터 내려놓으라고 더듬거리며 겨우 말을 건네자 그 사장이 동네 애들이 싸우는것을 뺏어놓았다고 말을 하는게 아닌가.
주방에 칼을 갖다놓고 오겠다하고 주방으로 들어갔고 좀전까지 그 사장을 범인이라 생각했던 나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엉겹결에 승낙을 하고 말았다. 의심스러우면서도 왠지 그 말이 믿고싶은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너무 큰 두려움과 마주치면 피해가고 싶은 본능이 있기 마련인지라 진범이 거짓 변명을 하는것을 나의 두려움이 믿도록 만든것이었다.
그러면 지금 피해자의 목을 그은 범인은 어디있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마침 파출소 순찰차량이 현장에 도착하였고 칼을 두고 온다는 술집 사장이 주방에 들어가서 나오질 않고있다.
아차 싶어서 주방으로 뛰어들어가보니 술집 주인은 온데간데 없고 주방 끝쪽에 조그만 뒷문이 있는것이 아닌가...
또 한번 하늘이 노래진다. 좀전에 병원에 보낸 피해자의 생사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범인을 놓쳤으니..
내가 술집을 수색하고 동료들이 건물 뒷편 골목길로 범인을 찾기위해 수색을 하였다.
잠시 후 건물 뒤 골목길로 갔던 동료와 술집 사장이 함께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제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참으로 짧고도 긴 사건의 끝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어떻게 잡았는지 물으니 그 사장도 자신이 한짓에 놀라 얼이 빠져 있었던것같다.
회칼을 수건에 둘둘말아 쥐고는 골목길을 느린 걸음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한다.
파출소 발령 받자마자 참 빨리도 찾아온 칼(회칼은 정말....ㅡ,ㅡ;;)과의 첫 대면에서 나는 아쉬운 부분을 많이 남겼다. 멋지게 제압을 했으면 좋으련만...영화 촬영중이 아니기에 경찰관 이라도 일단은 살고 봐야하고, 다치지 않아야한다.
칼에 찔리면 'NG'가 아니고 'END'다.
잊을만하면 한번씩 업무중에 흉기에 찔려 순직하는 동료 경찰관들이 생긴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은 어쩔수 없지만 지금 함께 근무하는 경찰 동료들에겐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선 항상 경계해야하고, 내 몸 단련도 잊지 말아야한다.
먼저올린 짧은칼 제압 편에서도 최초 신고는 단순히 주취자 행패였는데 막상 가보니 행패자가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아무리 사소한 내용의 신고라도 현장에서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니 출동하는 경찰관은 항상 대비를 해야한다.
이번 사례에서도 싸움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혼자 갔다는 것 자체가 너무 무모한 행동이었다.
때맞춰 동료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강력사건의 범인을 놓칠수도, 혹은 크게 다칠수도 있었던 것이다. 하긴 예나 지금이나 신고출동이 많다보면 어쩔수 없이 이런 경우가 생기곤한다. 스스로 경계하고 조심할수밖에...
양아치 세계에선 흔한 일이겠지만 그 사장도 아마 그바닥에서 이미 퇴물 취급을 받고있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새파란 후배놈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회칼을 목앞에 들이대고 그었는데 그만 목을 베고 말았다.
겁만 줄 생각이었지만 결국 일이 커졌고 파출소를 제집처럼 들락거리던 그 술집 사장은 구속이 되어 이후로 한동안은 볼수가 없었다
Tip - 흉기로 인한 강도, 살인사건이 발생했을때 대부분의 피해자가 손가락이 잘리거나 손바닥이 베인 일종의 방어흔이 많이 발견된다. 갑자기 칼을 들이대는 범인에게 엉겹결에 손으로 막으려는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본능에 의해서 어쩔수 없는것은 알지만 피해야 할 행동이다. 일단 손가락 한두마디만 잘리면 전의를 상실하여 회피를 하거나 적극적으로 대처할 용기를 잃게 된다. 기껏 범인만 흥분 상태로 만들어 끝내는 목숨을 잃게될 확률이 높다. 이런 상황에선 손을 거두고 주변의 물건을 이용해서 후려치던가 던져서 위기를 모면할 생각을 해야한다. 아무것도 할수없는 상황에선 차라리 저항을 하지 않고 요구에 따르는것이 목숨을 잃지 않을수도 있다. 위급한 상황일수록 정신을 집중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제일 좋은 해결책은 범인을 안심시키거나 방심하게 만드는 것이다. (모든 상황이 한두가지 요령으로 해결되는것이 아니기에 제가 드리는 팁은 그저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난또 멋지게 제압하는 그런 장면을 기대하고 가제비 눈을 하고 다 읽었더만...
아이고 눈이야~... 작은글 읽기가 너무 힘들어유~... ㅠ.ㅠ
어..저 PC에서는 정상적으로 글사이즈가 나오는데...^^
흉기 난동에 대해서 너무 관대한 법이 문제라고 봅니다. 흉기 난동은 살인미수에 준하는 중벌로 엄하게 다스려야 합니다.
짧은 기간동안 경비업을 하면서 혼자 첫 근무지 투입했을때 시내에 칼든 떼강도가 금방을 털고 가서 출동경비6명이 쫒아가보니 소년원에서 금방 출소해서 사제칼 들고 막 휘둘르면서 난동부리는 모습을 보고 다리에 힘이 빠져 다가갈 생각을 하질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검도한 대원이 가장 대담하게 다가가 손목치기로 칼을 떨어뜨리게 만들었는데요. 그 이후로 방검복. 방검 장갑. 삼단봉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유독 전 칼 든 사람 잘 만나는 것 같아서 칼리아르니스를 배워봣는데... 칼 든 사람은 무조건 도망 가야 살수 있겠단 걸 배웟습니다. 36계 출행랑.
정답은..더 긴칼^^,,,,
저역시 CAPS근무하면서 다른 지서에 순찰대원이 전당포에서 지하실계단옆에 숨어있던 강도에게 칼에 찔렸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후덜덜해본 기억이 나네요..
검도가 도움이 되긴 되었나 보네요... 열심히 운동해야겠단...
공포로 얼음땡이나 되지 말아야 할터인데....
유익한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흥미롭게 잘봤습니다 칼만큼 원초적인 두려움을 만드는것도 없죠 저도 오늘 일하면서 커터칼이 손가락을 베여 피가 좀 나왔는데도 무섭더군요 그런데 저런 커다란 회칼이라면 정말 총이 있어도 사용 못할듯
예전에 무슨 격투기 선수가 칼든 강도한테 찔려서 사망했단 얘기를 들었습니다. 칼 든 놈한테서는 도망가는게 최고인거 같네요
위험이 따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