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독자를 확 끌어당기는 책입니다.
표지그림도 재미있구요.
병아리 차림을 한 두 아이의 까만 눈망울을 보세요.
무언가 할말을 가득 담고 있는 듯한 눈망울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머리속에는 어릴 적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학교앞에서 네모난 상자에서 삐약대던 병아리들.
귀여운 마음에 사가지고 집에 와서는 수시로 물도 주고 먹이도 주고...
결국은 하늘나라로 가서 엉엉 울며 집앞에다 묻어주었더랬죠.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걸 가르쳐주었던 아픈 추억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거예요.
어쨌든 그런 추억에 기대어 흐뭇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노란 병아리에게 마음을 뺏긴 유치원생 정훈이가
제일 좋아하는 치킨을 포기하고 엄마를 졸라 병아리를 사와요.
병아리 이름도 양념이와 프라이드.
정말 아이다운 발상이죠.
그림도 아기자기 귀엽고 예뻐서 아이들이 좋아하겠어요.
정훈이 머릿속엔 온통 양념이 생각뿐이에요.
유치원에서도, 잠잘때도 양념이와 함께 하고 싶어하구요.
좋아하는 장난감에 몰두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어요.
"형아~ 프라이드는 얼마나 커야 먹을 수 있어?" 라는 지훈이의 말에
깜짝 놀라는 정훈이.
그도 그럴 것이 병아리가 정훈이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거든요.
"친구는 먹는 게 아니야!"
정훈이의 한마디가 이 책의 주제라고 할 수 있겠어요.
왜 길가에서 산 병아리는 오래 살지 못하는 걸까요?
양념이와 프라이드도 어김없이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네요.
친구는 만날 때도 있고, 헤어질 때도 있다고 하는 엄마 말을
정훈이는 이해했을까요?
아무튼 양념이와 프라이드를 묻어주고 푯말까지 만들어준 정훈이는
꿈속에서 양념이를 만나게 되죠.
수탉이 된 양념이를 타고 하늘을 나는 정훈이의 모습이 의젓합니다.
아마 정훈이의 마음은 전보다 한뼘 더 자라있을 거예요.
작든 크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키우고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도 알게 될 테고,
대상에 맞는 사랑하는 방법도 찾게 될 테니까요.
물론 마음 아픈 헤어짐을 경험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조차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거예요.
<양념이와 프라이드>는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들이
아무리 하찮은 생명이라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하는 책입니다.
아마도 정훈이처럼 따뜻한 인성을 가진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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