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거 만드는데 8개월 정도 소요됐습니다.” 12일 아침 일찍 거북이상을 싣고 경기도 여주에서 보광사에 도착한 강현구 사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개산 400주년을 맞는 보광사 100년 사적비 제작용 석제품 1차 인도분을 가져 온 것이다.지난 12월부터 제작에 들어가 밤낮으로 망치질하고 다듬고 해서 대형기단과 거북이상등을 완성했다. 나머지 비석과 용두도 제작중이다.
“돌 무게를 합치면 20톤 이상 되고 특별한 돌이죠” 흰색 화강함과 다른 엷은 황토빛 나는 돌은 사비석이라고 한다.옐로우 스톤이라고 칭할수 있다. 중국 복건성 채석장에서 온 돌이다. 이 돌은 자연스러움이 있고 물기가 묻으면 붉은빛 계통으로 변색을 하면서 특이한 모양새를 보여준다.그래서 일반 화강암에 비해 가격도 세배나 더 나간다.
보광사는 거북이상 위에 4미터 30센티 정도의 비문을 올리고 사적비를 완성해서 오는 11월 11일 경내에 조성할 예정이다. 강대표는 “개산 400주년 이라는데 더 공을 들이고 기도를 드린 작품입니다.50년 에너지를 다 쏟아 부었죠”라고 말한다.
보광사 사적비 석조물을 제작하는 강현구씨는 50년 석공이다.15살에 석물 제작에 입문 은사로부터 사사를 받은 후 반세기를 보냈다. 그동안 숱한 작품을 제작했고 여주에서 2천여평 전시장 규모의 쌍용석재를 23년째 운영중이다.다보탑,석가탑,부도를 비롯해 각종 돌 조형물을 만들고 불사조성도 하는 규모 있는 기업이다.“그림에 소질이 있었기에 인연으로 이렇게 귀한 작업을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장기간 작업을 하는 와중에 몸도 많이 망가졌다. 그는 진폐증 진단을 받았다.“ 과거에는 전부 망치로 작업을 했기에 상당한 돌 가루가 입으로 들어갔습니다. 세월이 지나다 보니 기침도 나고 진폐증이라고 하더라구요” 작년에는 장시간 쪼그리고 일한 후유증으로 무릎 수술도 받았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석물 제작에 열정을 쏟고 있다 .“요즘은 이 업계도 일할 사람이 없어 대가 끊어질 위기죠. 저도 동생과 함께 하는데 예전 같지 않습니다.”
강현구의 석물 작업은 정교하기로 소문나 있다. 미세한 무늬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두텁게 스캐치를 잡아서 실수 없이 접근해 가면서 최종본을 만들어 내고 있다. 만약에 실수를 위해 좀더 큰 형태로 시작한다고 한다.전국 주요사찰에 많은 탑이나 석물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그 역시 도반이 되었다고 웃는다.
개산 400주년 보광사 경내에 세워질 사적비는 랜드마크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되며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