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농부학교 등교길에 온도계를 보니 22도였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 아침에는 24도였는데 2도가 내려갔습니다.
단지 2도 내려갔을 뿐인데 바람은 이미 상쾌한 가을입니다.
농장에 도착하자마자 실습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여름 농사 텃밭부터 확인했습니다. 지난 주에 고추 한 그루가 시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가 온 뒤였는데도 그 고추의 이파리들이 모두 축 늘어져 있어 걱정했는데
오늘 보니 완전히 죽어 있었습니다.
말짱하던 고추가 하루 아침에 갑자기 시들어 죽어 많이 놀랐습니다.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고추가 그렇게 갑자기 시든 경우는
풋마름병, 청고병 등등 여러가지 병 때문이랍니다. 고추역병, 즉 고추 점염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연작할 경우에도 그렇게 갑자기 시든다고 합니다.
줄기로 올라가는 물관이 어떤 병균에 의해서 막히면 그렇게 된다고 하는데
좋은 경험입니다. 그러고 보니 1달 쯤 전에도 그 옆에 있던 고추도 갑자기 시들어 죽은 적이 있습니다.
죽은 고추 아래 있던 병균이 퍼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토양이 장기간 과습하거나 배수불량, 혹은 뿌리가 침수되었을 때도 그렇게 갑자기 마름 병이 생긴다고 하니
앞으로 고추 키울 때는 습기를 조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텃밭의 상태를 둘러보고 바로 새롭게 분양받은 가을 농사 텃밭으로 갔습니다.
지난 주에 배추 모종, 쪽파를 심고 갓 씨앗이며 무 씨앗을 뿌려놨기 때문에
모종이 잘 자리를 잡았는지, 싹은 잘 나왔는지 궁금했습니다.
무 씨앗은 줄뿌림을 하지 않고 구멍을 파고 점뿌림으로 2개씩만 넣었는데 딱 그대로 싹이 나와 기특했습니다.
시간을 들여 솎아낼 필요도 없어 좋았습니다. 다음 주 쯤에 새싹을 하나 씩만 뽑아내면 되겠습니다.
지난주에 모종을 심고 그 위에 한랭사를 씌워놨는데, 그 안에 있는 작물의 상황도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가보니 한랭사 안에 심어둔 배추 모종에 벌레가 갉아 먹은 자국이 많았습니다.
한랭사를 뚫고 들어가지는 못했을 텐데...... 듣기로는 땅아래에서 그런 벌레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제법 큰 애벌레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모종은 너무 갉아먹어 줄기만 앙상하게 남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교실로 돌아와 이종준 국장님의 가을작물 키우기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배추는 다비성 작물이기 때문에 거름을 많이 주어야 하며, 추비를 잘 줘야한다고 합니다.
모종을 심어 놓고 3주 후 부터는 영양성장을 잘 할 수 있도록 특히 신경을 써야되며
그리고 방제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물과 거름을 많이 주고 부지런히 해충 방제를 하여 작물이 자라는 속도가 벌레들이 먹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합니다. 역시 벌레들의 피해를 적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지난 주에 어떤 동기분이 이엠 용액이며 비티 용액을 밭에 잘 뿌려줘야한다고 했을 때
건성으로 듣고 흘렸는데, 한랭사를 씌운 뒤에는 그 작업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땅 안에서 올라오는 벌레들을 그런 발효액을 잘 이용하여 억제를 해야겠습니다.
수업 중에 쪽파 아파트에 대한 설명도 있었습니다.
2리터 패트병에 여러군데 구멍을 내서(햇빛 때문에 한쪽면은 제외함) 쪽파를 심어 놓으면 실내에서도 쪽파를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상토나 일반 흙을 넣고 적당한 영양분을 제공하여 물을 뿌려주면
잘 자란다고 하니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물주는 호스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점적 호스와 분수호스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저는 물을 자동으로 주는 시스템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데 호스에 대한 소개는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점적 호스로 물을 주는 방법은 아주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물도 많이 필요하지 않고 조금씩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아주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저로서는 오늘 배운 것 중에 가장 소중한 지식입니다.
실내 수업이 끝나고 공동 밭에 나가
고구마 밭 관리를 했습니다. 불필요한 뿌리가 땅에 내려가 뿌리를 내리지 않도록
줄기를 들어주고 풀관리를 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군데 군데 키큰 바랭이 풀들이 고구마잎 사이사이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많이 자라 무성하게 된 고구마 잎을 줄기와 함께 꺾어서 모았습니다.
고구마 잎줄기를 따면 땅속의 고구마로 영양분이 많이 가서 좋고, 또 그것을 데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1석2조입니다.
고구마는 심어만 놓으면 잘 자라니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들었는데
역시 고구마도 수확을 잘 하려면 이렇게 세심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9시 경에 아라포도 농장으로 갔습니다.
저는 캠벨 포도 외에 적포도(베니바라드)도 분양을 받았는데, 캠벨 포도는 아주 잘 익었으나 적포도는 아직 덜 익었습니다.
캠벨 포도는 단맛이 시중에서 사먹는 포도보다 높아서 좋았습니다.
적포도는 현재 단맛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포도밭 관리인의 설명에 따르면 캠벨 포도는 숙성된 뒤 10일 정도 후부터는 마르기 시작한다고 하니
곧바로 다시 와서 모두 수확해야겠습니다.
적포도는 그 때쯤 잘 익을 지 모르겠습니다.
포도 나무 분양을 받은 지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이 되어 수확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노력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고생을 한 뒤에 큰 상을 받은 것 같은 기분좋은 날이었습니다.
9월 9일(토) 텃밭관리
오늘은 운동회날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운동회에 참석한 것은 수십년 전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 운동회에 참가한 것도 20여년이 넘었는데 오늘은 참으로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운동회에 직접 참가하면서 초등학생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고, 잠시 나이를 잊었습니다.
운동회 끝나고 실습장으로 가서 잠깐 밭 관리를 했습니다.
(작물들이 어렸을 때 관리를 잘 해두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운동 끝나고 무리를 했습니다.)
봄에 받은 실습장의 고추는 2그루 정도가 시들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마름병이 번진 것 같습니다만,
혹시 수분이 부족해서 그런가하고 과감히 뽑아내지는 못했습니다. 다음주에 잘 살펴봐야 겠습니다.
고추 수확이 날씨 때문인지 한창 수확하던 때보다는 못합니다. 파릇파릇한 느낌도 덜합니다.
오이는 심은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15cm정도 자란 것이 2개나 되었습니다.
땅콩은 많이 무성해졌습니다. 작물들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더 많은 햇빛을 받아 잘 자란 것 같습니다.
풀은 확실히 날씨가 선선해지니 많이 자라지는 않았습니다.
지지난주에 뿌려둔 갓이 여기저기서 자라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상추 모종을 10그루 정도 가져와 심었습니다.
그리고 가을 작물 텃밭에 가봤습니다.
한랭사를 씌워둔 곳을 보니 그 안에 배추가 빽빽이 이파리를 펼치고 자라고 있었습니다.
가운데 심어둔 무가 햇빛을 보기 힘들 정도로 배추 잎이 무성했습니다.
덕분에 그 안에는 잡초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랭사를 설치하지 않은 바깥쪽에는 갓과 당근의 새순이 빼곡이
자라나 있었습니다. 듬성듬성 조금씩 솎아 주기는 했으나 다음에 오면 더 빽빽하게 자랄 것 같습니다.
배추가 자라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로 빨랐습니다. 옆의 밭은 1주일 정도 늦게 배추 모종을 심은 것 같은데
크기는 우리 밭의 1/2보다 작았습니다. 모종 심는 시기가 중요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배추잎의 벌레는 찾을 수 없었으나 여기저기 잎을 갉아먹은 흔적이 많았습니다. 다음에 오면 또 어떤 모습일지
자못 흥미롭습니다. 저는 텃밭에 자주 와보지 못하는데, 대신 물을 주는 분들이 있어서 항상 감사함을 느낍니다.
9월 15일(목) 경작발표 : 상추와 고추 그리고 가지와 토마토 키우기
구분 | 상추 | 고추 | 가지 | 토마토 |
식물 분류 | 상추류 | 가지과 | 가지과 | 가지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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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파종 | 3월 하순 | 2월 중순 | 2월초 | 3월초 |
모종 기르기 | 3/20 (30일) | 2/15 (90일) | 2/5 (90일) | 3/5(60일) |
모종 심기 | 4/20 | 5/15 | 5/5 | 5/5 |
모종 간격 | 20cm | 40cm | 40cm | 40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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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적응성 | 저온성10-18℃ | 고온성18-28℃ | 고온성18-28℃ | 고온성18-28℃ |
생육최저온도 | 0-5℃ | 10-15℃ | 5-10℃ | 10℃ |
최적온도 | 15-20℃ 60일 | 25-30℃ 90일 | 20-30℃ 90일 | 15-25℃ |
최고온도 | 25-30℃ | 40-45℃ | 40-45℃ | 35℃ |
수확시기 | 5월-7월 | 6월-10월 | 7월-10월 | 7월-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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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높이 | - | 1-1.5m | 1-1.5m | 2m |
성장 높이 | 20cm | 1.5m | 1m | 2m |
연작 피해 | 없음 | 2년/가지과1년 | 3년/가지과1년 | 3년/가지과1년 |
산성 토양 | 약함 | 약함 | 약함/강함 | 약함 |
물주기 | 토양 안마르게 | 토양 안마르게 | 토양 안마르게 | 토양 안마르게 |
수분 요구도 | 건조에 취약 | 과습에 약함 | 습한 토양 | 내건조성 |
수분 함량 | 약 96% | 약 83% | 약 95% | 약 95% |
주요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금년에 실습장 텃밭에 여러가지 작물을 심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고
또 내년에 심어 보고 싶은 작물은 상추와 고추, 그리고 가지와 토마토입니다.
제가 시골 집에서도 직접 키워봤는데 작물들이 실습장 만큼 잘 자라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생각해보고 또 위 표를 만들면서 제가 부족했던 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이 외에도 거름 주기를 잘하지 못했던 점도 있으나 발표에서는 제외합니다.)
1) 물주기
작물에게는 기본적으로 물주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분함량이 모두 80-90%이상이기 때문입니다.
듣기로는 날씨에 따라 3-4일, 혹은 1-2일 간격으로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토양이 마르지 않게 조금씩이라도 매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분요구도가 고추, 상추, 가지, 토마토가 모두 다르므로 잘 살펴서 물을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고추의 경우는 물을 너무 많이 공급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2) 작물 생육온도
작물은 최적온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온도 적응성도 잘 살펴서 온도 관리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 안에서 키울 때는 고온이 되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되겠습니다.
또 온도를 잘 체크하여 수확시기나 기간을 예측하고 작물이 잘 자라는 시기가 지나면
과감히 제거하여 가을 작물 심기나 2모작 심기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3) 작물 심는 시기
작물은 심는 시기가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시기를 놓치거나 너무 빨리 심는 것도 좋지 않으니
기온 상황을 봐가면서 씨앗 파종 시기와 모종 심는 시기를 정확히 잘 잡아서 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의 3가지를 잘 지키면 금년에 실습장에서 수확한 양 만큼은 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1/2 이상은 수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9월 16일(토) 경작발표 참관 및 포도수확, 텃밭관리
오늘은 개인적으로 포도수확을 한 날입니다. 캠벨 포도는 너무 익어서 약간 말라 있었습니다. 이미
수확철이 지난 것인지 2주 전에 왔을 때보다 포도 맛이 덜합니다. 물기 많이 줄었고요. 적포도(베니바라드)는 아직도 충분히 익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수확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모두 수확했습니다.
캠벨은 추석 2주전에 그리고 적포도는 추석 이후가 수확철인 것 같습니다.
포도 수확후에 실습장으로 가서 밭의 상태를 봤습니다.
여름 텃밭은 수확이 부진합니다. 남아 있는 고추의 열매가 시원찮고 잘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모두 합해서 30여개 정도 딴 것 같습니다. 고추 2그루는 또 마름병이 들었는지 시들어 있습니다.
한그루는 말라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새로 심은 오이는 잘 자라서 20cm 크기로 자란 오이를 5개정도 수확했습니다.
가을 텃밭으로 갔습니다. 한랭사 안의 배추는 그야말로 빽빽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중간에 심은 무 싹이 안보일 정도입니다. 배추 싹 중간중간에 벌레 먹은 흔적이 있는데 워낙 잘 자라니
그 흔적이 별로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저를 대신해서 물을 주고 액비를 주는 분들이 있어서
잘 자란 것 같습니다. 옆에 심은 갓이나 당근 그리고 쪽파도 파릇파릇하게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견학 때문에 오지 못할 것 같은데 그냥 놔둬도 작물 크는 속도가 빠르니 풀 걱정은 없을 것 같습니다.
2주 지난 후에 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합니다.
오늘 경작 발표에서는 여러가지 좋은 내용을 많이 들었습니다.
박을 키워본 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동아박은 껍질까지 먹는데 다른 토종박은 껍질은 써서 못먹는다고 합니다.
잘 자라고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한번 키워봐아겠습니다.
작물이 잘 크는데는 적당한 바람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물주기, 햇빛, 바람, 거름을 주의해야겠습니다.
전통 농사의 중요한 정보가 담긴 <임원경제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