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학대 받으며 자란 후 버림까지 받았던 존과 웬디 새비지 남매는 오랜 세월 아버지와 연락을 끊은 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소식과 함께 그를 돌봐야할 상황이 닥치고, 어린 시절의 학대로 받은 상처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에 힘들어하며 살아오던 남매는 다시 그들 삶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아버지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그리고 서로와 가족 관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여자친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그녀의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린니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뉴욕에 거주하는 오빠인 존(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에게 연락을 취한다.
그러나 존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 40대 독신으로 박봉의 대학강사다.
책한권 출판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돈벌이가 쉽지않다. 사는 게 힘들고 괴로운 이 남매에게 이제 '병든 아버지의 수발'이라는 무거운 짐이 얹어진다.
'병든 부모의 수발'이라는 주제는 동양 특히 한국에서는 소설 및 TV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소재'다.
아무리 '괴롭고 힘든 일'이지만 꼭 해야 만하는 이중성 때문에 극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 '세비지스'는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남매에게 아버지가 치매로 자리에 누우면서 일어나는 고난의 일기다. 엄청난 병원비와 쉬는 날에도 부모 곁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싫은 티도 낼 수 없다.
조금이라도 느슨한 태도를 취하면 '불효자식'이란 소리가 사방에서 날라온다.
무었보다도 영원한 보호자 인줄 알았던 아버지의 임종이 가까워 오기에 가슴이 메어지는 한 고통이 사무친다. 하지만 고통은 행복의 신호탄이라 했던가.
아버지의 병환은 세비지 가족을 결국 하나로 뭉치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작금의 미국가정의 문제점과 해결점을 동시에 다룬 작품으로 오직 사랑만이 고통을 이겨내는 진리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