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기병 용으로 참호를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병들이 들어가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없었을지도 모르죠. 1차대전 이전에 호라는 것은 성벽 박의 해자 정도의 개념으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특히 로도스 공방전에서는 괜찮은 효율을 보였습니다. 성벽 밖의 최일선 방어책이지요. 숙영지 등에 코끼리나 그런 것들을 막기 위해 호를 파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건설의도는 적병이 쉽사리 방벽에 다가설수 없게 하기 위함입니다. 호를 앞에다 깊이 파면. 그만큼 성벽의 높이가 높아진다는 것을 이용하자는 거죠, 성벽의 높이를 높여 수비자의 위치를 최대한 높이려는 생각은 충분히 성공적이었습니다. 메메드 2세가 헝가리인의 말을 듣고 대포에 착안하기 전에는 말입니다. 거기에는 무적의 콘스탄티노플의 삼중 성벽도 무력했죠. (저는 개인적으로 비잔틴 황제 중에 이 콘스탄티누스 11세를 가장 좋아합니다.)
1차대전 이후. 야포 사격에 호는 더없이 좋은 방책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벨기에-프랑스 전역에서의 지리한 참호전은 엄청난 양의 포탄을 소비하면서도 팽팽한 상태가 계속되었습니다. 수만톤의 포탄을 쏘고 보병들이 전진해도 여전히 적들은 호에서 총구만 내밀고 기관총을 난사했습니다.(포탄의 파편 다음으로 무서운게 기관총탄이라 생각합니다. 일개 분대는 우습게 날아가죠. 더구나 엄폐물 적은 유럽의 평원이면 뼈도 못 추립니다.) 독일은 집요하게 지하호를 파고 영국군을 괴롭혔습니다.
물론 지금은 참호를 공격하기 위한 수많은 방법이 있습니다만, 박격포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고각포지 않습니까? 보병이 휴대하기도 쉽고.(셋이서 들면 충분. 유개호가 아니라면 신관을 조절해서 공중에서 펑. 그럼 파편 비산. 호안의 병들도 말짱할순 없겠죠. 게다가 머리위로 떨어지고. 게다가 박격포는 탄피도 없고 구조 간단하고 보병이 가는 데라면 어디든지 따라가고. 언제나 어디서나 보병의 든든한 지원화기죠. 요놈을 러시아가 좋아합니다. 멜카파 시리즈인가? 거기에는 전차에 박포를 탑재하죠? 아마 탑어택 용으로 쓸지도 모르죠. HEAT탄을 쓴다고 하니.)
어쨌던 육박전이 주가 되던 시절에는 호는 성벽에 부가되는 시설이었습니다.
둘째로. 나가떨어진 기병에 보병들이 개미뗴처럼 꼬이는 장면. 이건 만족하면서 봤습니다. 오죽하면 떨어진 기사의 갑옷 틈을 찌르기 위한 나이프도 따로 있겠습니까.
그런데.. 글을 쓰시면서 극히 소수의 몇 분들이 기병의 돌진력을 간과시는 경향이 잇더군요.
기병이 돌진해오는데 그 앞에 버티고 선다. 보통 담력으로 되는게 아닙니다. 요즘도 비슷한게 있지요. 전차가 갑자기 매복해있다가 돌진해오면 보병들의 심리적 충격은 상당합니다. 50톤짜리 쇳덩이가 시속40키로로 야지에서 돌진해 온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도 우리를 향해서. 혼 빠집니다.
정예병은. 자리를 이탈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위치를 사수하는 것이 정예입니다. 근대유럽의 전쟁을 보십시오. 살벌합니다. 총탄이 빗발치는데도 줄맞취서 발맞춰서 앞으로 전진합니다. 최고의 군기입니다,
예니체리 군단도 그랬습니다. 옆사람이 죽으면 그자리 채워서 줄 맞춥니다. 왜 과거 독일에서 척탄병이 정예를 의미하는지 아십니까? 적진까지 돌진해서 바로앞에서 수류탄을 던질 정도의 배짱과 훈련이 잇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장에서 양군합계 100만 200만의 회전은 말이 안됩니다. 그만한 인원을 수용하는 전장도 없을뿐더러. 지휘관이 바보가 아닌이상, 그렇게 투입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투입하다간 아군의 행동반경만 제한할 뿐입니다. 운신의 폭만 좁아집니다.(저는 사실 적벽대전의 규모를 믿지 않습니다.) 아무리 러시아의 동유럽 평원이라도 그정도 병력이 한 전장에 투입되지는 않습니다.(이 말을 하고보니 왠지 쿠르스크 기갑전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요...음.. 그럴 수도 있는 걸까..) 세상에 200만명이 다한께 한곳에서 뛰어다닐 만한 공간은 많지 않습니다. 없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