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이 한사코 먹기 싫은 어린 아들에게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어머니는 아동심리학자였다.
동지팥죽 먹지 않으면 한 살 더 먹지 못하는데....
새알을 먹지 않고 골라내는 아들에게
새알은 나이 수 대로 먹어야 하는데....
<중략>
아들은 종심(從心)에 천성산 원효암에서 동지 팥죽을 먹었다.
이후
아들은 해마다 절(북한산 자락 보광사)에서 동지팥죽을 먹는다.
내년에 다시 보자.
함께 먹는 친구와 헤어질 때 하는 말이다.
10년 보다 더 많은 세월이 흘렀다.
어느 해 부턴가
인사말이 달라졌다.
내년에 또 먹을 수 있을까.
달라지지 않은 것은 단 하나.
동지팥죽 먹지 않으면 한 살 더 먹지 못한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동지팥죽을 열심히 먹고
새알 수를 세며 먹은 아들.
동지팥죽과 함께 먹은 나이 팔십 둘.
나이 먹는 것이 싫으면 동지팥죽 먹기를 그만두던가
아니면, 인사말이 또 달라져야 하지 않나.
"내년에는 어머니를 뵙게 될까."로.
첫댓글 ㅍ팥죽 한그릇에 담겨잇는 이야기 잘읽고 갑니다 건강하 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