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399. 아주 힘든 하루 (3)
의사의 마감 시간이라는 두 시가 훨씬 넘었는데 여전히 앞에 서너 사람이 남아 있다.
이러다 시간이 너무 지나면 우리가 또 못 볼 수도 있을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내가 다시 information에 가서 시간이 넘어도 진료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니 이미 접수된 사람은 끝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마음을 놓고 기다리다 보니 세 시가 넘는다. 그제서야 우리 차례가 왔다.
의사의 진료가 시작 되기도 전에 접수를 했는데 우리가 마지막 손님인 것이다.
3개월 전에 비슷한 부위에 피부병이 있었고, 이런 약을 먹고 바로 나았다. 그리고 이번에 그 때의 처방전으로 똑같은 약을 일주일 분을 사다가 먹었는데 상황이 더 나빠졌다.
또 혈소판이 습관적으로 극히 낮아서 50 (한국에서는 50000이라고 함) 이하이다.
이런 중요한 사항들을 지난번 의사의 처방전까지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다.
의사는 내가 영어의 달인인 줄 아나 보다. 마구 빠르게 설명을 해 대는데 우리 두 사람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이해를 하려고 애쓴다.
내가 한 영어는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니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남의 이야기를 듣는 건 더 어려운 것 같다.
처방전을 써 주면서 증세와 처리 방법을 의사가 설명하는데 원어민조차 알아듣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지껄여 댄다.
두 번 세번 다시 물어봐 가며 나는 처방전 끝에다 조그맣게 한글로 자꾸만 메모를 했다.
그곳에서도 바르는 약과 비누를 직접 사고, 나머지는 처방전을 들고 약구에 가서 샀는데 보험이 안 되는지라 값이 엄청 비싸다.
잘 낫기만 한다면 그것도 고맙겠지만 이래저래 우리 돈 17만원쯤 쓴 것 같다.
어쨌든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오늘은 대충 안도하며 집에 오니 4시가 넘었다.
가뜩이나 혈소판 수치도 낮고 힘든 상황인데 죠셉은 또 그 독한 약들을 잘 견딜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약들이 효험을 볼 수 있을지, 온통 걱정이된다.
아침 8시부터 하루 종일 점심 먹을 틈도 없이 개고생을 하고 두 사람은 녹초가 되어 버렸다. 제발 잘 나았으면 하는 불안한 바램 뿐이다.
........약을 먹은 지 3일째 되던 날부터 확연히 나아졌다. 이곳의 약은 참 잘 드는다. 감사하다.
첫댓글 병원에서 대화가 제일 어렵다는데
자주 병원 들르는 통에 영어실력은 늘으 시겠네요.
아프지 말아야 하는데......................
의학
전문 용어가 어렵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