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와 선견자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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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약 성경에 나오는 예언자의 명칭
구약 성경에 나오는 예언자의 명칭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용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 나비-선지자
예언자를 가리키는 가장 중요한 말은 "나비"입니다. 이 말은 동사 "나바 또는 나부"(말한다)의 명사형으로 구약 성경에서 주로 "선지자"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구약에서 명사형으로만 300번이나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말하는 자"라는 뜻으로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백성들에게 전하는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 로에와 하지-선견자
둘째 용어는 "로에"이고, 셋째 용어는 "하지"인데 이 두 단어는 모두 구약 성경에서 "선견자"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로에"는 "라아"(본다)라는 말에서, 그리고 "하지"는 "하자"(본다)라는 말의 명사형입니다. 구약성경에서 로에는 12번 사용되었고, 하지는 18번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 말로 하면 "보는 자"라고 할 수 있는데, 하나님의 계시나 환상을 보는 사람, 즉 하나님의 계시를 받는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 이쉬 엘로힘-하나님의 사람
넷째로 예언자를 지칭하는 말은 "하나님의 사람"(이쉬 엘로힘)입니다. 이 말은 구약 성경에서 매우 드물게 사용되었지만 그 말의 의미는 중요합니다. 이 말은 예언자가 하나님에 의해 선택을 받고, 하나님에 의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냄을 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 선지자(나비)와 선견자(로에와 하지)의 관계
그러면 나비(선지자)와 로에-하지(선견자)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나비"는 "말하는 자"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예언자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백성들에게 말로 전달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로에와 하자는 "보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 말은 예언자들이 하나님의 계시(또는 환상)를 본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로에와 하지는 예언자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메시지를 받는 것(계시를 받는 일)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에, 나비는 그것을 백성들에게 말로 전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비(선지자)와 로에-하지(선견자)를 따로 구별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말들은 모두 예언자를 각기 다른 관점에서 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언자는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를 받는 사람인 동시에, 그 계시를 백성들에게 전하는 자입니다. 그러므로 예언자는 나비로 불리어질 수도 있고, 동시에 로에와 하지로도 불리어 질 수 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선지자와 선견자의 차이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로에-호제는 무아경에 빠지지 않은 예언자인 반면에, 나비는 무아경 상태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예언자를 의미한다.
2) 둘째, 전자는 홀로 사역하는 예언자인 반면에, 후자는 집단적으로 사역하는 에언자를 의미한다.
3) 셋째, 전자는 사람들이 문의하려 올 때까지 기다리는 예언자인 반면에, 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어디든지 가서 메시지를 전한 예언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로 구약 성경을 찾아 보면 나비와 로에-하지 간에 이러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갓과 잇도, 그리고 아모스를 포함한 몇몇 예언자들은 실제로 나비로도 불리어졌고, 때로는 호제로도 불리어지고 있습니다.
3) 선지자와 선견자의 차이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삼상 9:9)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곳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 선지자라 하는 자를 옛적에는 선견자라 일컬었더라!(삼상 9:9)"
이 말은 사무엘 때에 선견자, 즉 로에라고 불리었던 사람들이 사무엘상이 기록될 당시에는 선지자, 즉 나비로 불리어졌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이 두 용어가 사실상 같은 의미를 가진 말이며, 단지 시대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나비라는 말은 사무엘 시대 이후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니다. 그 이유는 사무엘도 나비라고 불리어졌으며(삼상 3;20), 사울 역시 이 용어를 적용했기 때문입니다(삼상 10:5). 또 모세 역시 자신에 대해서 이 용어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신 18:15). 그러면 우리는 (삼상 9:9)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아마도 (삼상 9:9)은 사무엘 시대에는 나비가 사용되기는 했지만, 로에가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세월이 지나서 사무엘상이 기록될 때에는 나비가 보다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때로는 구약 성경에서 로에-호제가 선지자로 번역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사 30:9-10)을 보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저 이는 패역한 백성이요, 거짓말하는 자식이요, 여호와의 법을 듣기 싫어하는 자식이라. 그들이 선견자에게 이르기를 선견하지 말라! 선지자에게 이르기를 우리에게 정직한 것을 보이지 말라! 부드러운 말을 하라! 거짓된 것을 보이라!(사 30:9-10)"
여기에서 선견자로 번역된 말은 로에이며, 선지자로 번역된 말은 호제(하자의 분사형)입니다. 이 구절은 "하지" 역시 선지자로 사용될 수 있으며, 선지자와 선견자 사이에 틀별한 구분이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선지자와 선견자는 주로 시대에 따라 다르게 불리어졌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선지자와 선견자를 구분하지 않고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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