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옷치레는 지나친 노력과 매우 유사하다.
그것은 당신이 자신의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으며
당신의 옷이 당신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세상에 광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백합에 금도금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다.
고리타분한 국어 선생님처럼 들려서는 안 되겠지만,
어쨌든 샤넬은 '약간' 모자란 듯 입으라고 충고한다.
샤넬은 명석한 디자이너이자 트렌드세터였을 뿐만 아니라,
모든 공식적이고 의례적인 격언을 타파하는 것을 몹시 즐기는 사람이었다.
도로시 파커(미국의 작가이자 시인)가 알공킨 원탁 모임에 앉아 그럴듯한 의견을 내놓기 훨씬 이전부터
샤넬은 파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있었다.
그녀가 했다는 것으로 전해지는 여러 가지 말들은 각기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단순할 것!
단순함은 우아함과 동일시된다.
생각해보라. 그 체인벨트는 당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가?
3단으로 레이어드된 탱크톱은 또 어떤가?
모든 목걸이와 팔찌들이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보석상자의 맨 아래층에서 나와 당신의 목을 두르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은?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술 장식 부츠에 무늬가 들어간 보라색 스타킹은?
샤넬 스타일에 관한 한 세월의 시험을 견뎌내지 못한 것은 거의 없다.
그 하나는 스트로 보터(리본으로 장식하는 밀짚모자)이고,
다른 하나는 스타일리시한 여성의 옷장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두세 벌의 슈트라는 생각이었다. 이
개념은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시각에서는 '매치'에 대해 너무 좁게 생각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녀의 지적은 정당하다.
외모에 대한 전국가적인 강박에도 불구하고 옷을 입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친구와 가족에게는 물론이고 온 세상에
자신이 자아도취에 빠진 멍청이이며 그리 흥미로운 존재가 아님을 알리는 행위다.
자기 생각에 골몰한 지루한 멍청이보다 스타일리시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때문에 원래의 조합에서 벗어난 자리에 끼워 넣을 수 있는
몇 가지 완벽한 외출복을 구비한다면 우아함과 세련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믹스매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아름다운 의상들은 다른 모든 아름다운 의상들과 어울려야 한다.
당신에게는 끝없이 옷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은 할 일이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다.
p51
- 워너비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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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카보 | 이영래 옮김
웅진윙스 2010.03.24
정말 멋지게 보여야 하는 곳에 가야 한다면 지금 걸치고 있는 것들 중 하나 이상을 덜어내라!_coco chanel
위의 문장은 내가 마지막으로 전신 거울을 보고 집을 나설 때 늘 생각하는 문장이다.
아무리 비싸고 예쁜 옷도 내가 입고 나갔을 때 불편하고, 어색한 옷은 남들 눈에도 우아해 보이지 않는다.
이 법칙은 비단 패션(옷)에만 해당되는 건 아닐 것이다.
'스타일은 누구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자신의 주관을 의미한다. 이것이야말로 스타일의 핵심이다.'(p54)
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보여줄 인물이 누가 있을까?
럭셔리 브랜드의 대명사, 코코 샤넬을 생각해보면 답이 보인다.
일주일내내 블로그를 하지 못했고,
아침이면 무슨 책을 들고 나갈까란 고민보다
무슨 옷을 입고 나갈까란 생각을 더 오래하게 되는 요즘,
<워너비 샤넬>이 이 모든 고민을 한 방에 날려주었다.
내 비록 샤넬 2.55백은 (아직)사지 못했지만 아끼는 초록색 가죽가방에 금빛 <워너비 샤넬>은 넣고 다니겠다!
아름다움에 대한 탐닉은 언제나 삶에 활력을 준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가스펠 형식으로 코코를 찬양한 부분(우아하게 살고 싶은 여성들에게)에 많은 키워드들이 담겨있다.
코코가 무리들에게 말하니,
패션은 단지 옷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은 하늘에도 있고 거리에도 있으매,
패션은 아이디어와 우리가 사는 방식과 일어나는 일과 관련되느니라.
...코코가 말하매 패션은 사라지고 오로지 스타일만이 남으리니 내가 스타일이니라.
스타일은 우아함이며 우아함은 새 옷을 입는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모름지기 우아한 여성은 흔해빠진 웃음을 짓지 않고도 자신을 어필할 수 있어야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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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신감을 넘어선 '자존감'이 영원불멸의 문화 아이콘 '코코 샤넬'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샤넬은 옷으로 여성을 해방시켰다.
거리에 퍼지지 못하는 패션은 패션이 아니기에
여성들을 잘 만들어진 거실 가구처럼 보이게 만들었던 화려한 장식들을 모두 제거하였다.
편안함에도 형식은 있으니 스커트는 다리를 꼴 수 있게, 소매는 팔짱을 낄 수 있게 만들었다.
심지어 "너를 걷지 못하고 뛰지 못하고 너의 팔을 들지 못하게 만드는 옷이 있거든 그것을 네 몸에서 찢어라"라고
말했다. 샤넬의 진리는 최신 유행의 그 어떤 것보다 항상 편안함을 느끼는 우아한 옷 몇 벌을 가지라는 것이다.
굳이 '코코 샤넬'의 옷이 아니어도 된다.
'여자로서의 샤넬의 삶'은 비참하기도 하지만, 샤넬이 남긴 모든 것은 신화가 되었다.
이 책은 전세계 여성들의 로망, 샤넬을 11가지 키워드로 재해석한 품평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샤넬을 다룬 책이기에 단순 여성 자기계발서로 머물지도 않는다. 카렌 카보의 힘있는 문장도 한몫했다.
더 이상 명품 혹은 패션홀릭을 '된장녀'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럭셔리의 반대말은 가난함이 아니라 '천박함'이다.
감각적인 편집이 인상적인 <워너비 샤넬>에서 내가 받아적은 문장은 아래와 같다.
자기창조는 상상의 작용이며 당신이 주인공인 결코 끝나지 않는 소설을 계속 써나가는 것이다.
그것은 꽃단장이나 새로운 머리색, 새로운 옷장, 사막에서의 길고 만족스러운 휴가와는 다르다.
자기창조에는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
때로는 필사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자기창조란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하는 것을 말한다.
장미를 심기 전에 땅을 갈아엎는 것처럼, 자신의 개인사를 갈아치우는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알다시피 역사는 승자들에 의해 쓰인다. 개인의 역사 역시 마찬가지이다._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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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에게 우아함이란, 어쩌면 '전투력'(고정관념 탈피)인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독서다운 독서를 했다.
이제 우아한 옷 몇 벌을 사는 일만 남았다.
"나는 잠자리에서 아무것도 입지 않아요. 샤넬 넘버 5를 제외하곤."_ 마릴린 먼로
첫댓글 글이 주는 멧시지는 몇가지 되는거 같은데...기억에 남아있는건...
"나는 잠자리에서 아무것도 입지 않아요. 샤넬 넘버 5를 제외하곤."_ 마릴린 먼로...하나 라는...
저는 왜 이글을 읽으면서 샤넬이 하고싶은 이야기가 꼭 겉에입는 옷만이아닌 사람의 마음가짐... 인성... 인격... 이런것들을 포함하는 말들이라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네요.
단순함은 우아함 이다... 누구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자신의 주관... 럭셔리의 반대말이 천박함이다... 자기창조란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하는 것을 말한다...
멋지네요... 이름을 남기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어요. 존경받을수밖에 없는 이유가... ㅎㅎ
모자란듯 입으라지만 왠지 자꾸 주렁주렁 걸쳐야만 할 것 같아여 ㅎㅎ
이 책도 함께 사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