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만 세 명을 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며느리가 생겼다. 이 전 대통령의 외아들이자 막내인 시형(36)씨가 10월 9일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로 있었던 측근들에게도 예식 장소와 시간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 따르면
시형씨는 청첩장도 제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움직임은 일반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었다. 지난 9월 말 미국 현지 교회의 초청으로 플로리다주 올랜도 지역 등을 다녀왔지만 이는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
시형씨는 2002년 7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거스 히딩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기념촬영을 해
구설에 올랐던 모습을 일반인이 많이 기억한다. 2012년에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 매입 논란에 휘말려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시형씨와 백년가약을 맺을 신부는 고교 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 동부지역 소재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손모(34)씨다. 시형씨와 손씨는 중간에 공백이 있긴 했지만 처음 만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10년 이상 교제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2003년경이다. 당시 두 사람은 20대 초반이었고 미국 유학생활을 하던 도중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고 한다.
시형씨는 연세대학교를 다니다 중퇴하고 펜실베이니아주립대로 유학을 갔다.
두 사람이 결혼에 골인하기까지는 몇 차례
고비가 있었다. 헤어진 적도 있다. 시형씨는 부친이 청와대에 있을 때 손씨와의 교제 사실을 부모에 알리고 결혼하려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부부의 만류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때 두 사람은 잠시 교제를 중단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잘
아는 익명의 한 인사는 “손씨는 여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이다. 유학을 가기 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살 때는 친구들과 잘
어울렸다. 시형씨 부모의 결혼 반대로 헤어지게 되자 손씨는 맘고생을 많이 했다. 한동안 외부인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곧 다시 만났고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 시형씨 커플은 이 전 대통령 부부를 설득해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프러포즈는
오랜 기간 손씨와의 사랑을 지켜온 시형씨가 했다. 시형씨는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다스의 상무이사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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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 /조선일보DB
손씨는 공부를 끝내고 귀국 후 디자인 관련 개인 사업을 했다고 한다. 2008년경 모자류의 디자인을 하며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한때 서울 강남의 명품 백화점에 매장을 낸 적이 있다. 지금은 사업을 정리하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를 자주 드나들며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손씨의 아버지는 현재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로
알려져 있다. 손씨의 어머니는 부동산 재력가 집안 출신으로 알려졌다. 손씨의 어머니는 서울 강남에 아들 명의의 외식업체를 관리하고
있다. 이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스테이크는 상당히 인기가 있다.
손씨의 동생은 유명 힙합가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K씨다. K씨는 미국 유학 중에 힙합의 매력에 빠져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2012년 국내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 우승한 바 있다. 힙합계에서 인정을 받은 K씨는 가수 타블로, 드렁큰타이거 등과 연합 공연을 자주 하며 골수팬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
K씨는 누나 손씨가 시형씨와 헤어진 뒤 마음고생을 할 때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주변에 피력하곤 했다고 한다. 시형씨에 대해서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는 게 지인의 설명이다. 손씨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의식한 듯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형씨에 대해 아는 한 인사는 “이씨는 언론에 거론될 때 좋지 않은 이미지로 비쳐지기도 했다. 실제로는 평가가 나쁘지 않다. 건방지지 않으며 매너남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
명박 정부에서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대통령께서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던 적이 있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 이 대통령은
알려진 것과 달리 서민적이다. 지난 추석 때도 사무실 직원들과 도시락을 주문해 함께 드실 정도로 스킨십이 좋다. 예비 며느리에
대해 언급하신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보필하는 임재현 비서관은 주간조선에 “시형씨의 결혼에
대한 뒷얘기는 우리도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시형씨는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구설도 있었지만 그동안 희생을
감내하며 살아 온 부분도 있다. (이 대통령이) 퇴임하신 이후에도 자신이 언론에 거론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궁금증은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지켜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