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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조 숙 녀 조 폭 되 기 ◈
Graceful lady become gangster
Written by.땡깡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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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예쁘다.”
“네, 네?”
그의 예기치 못한 말에 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크게 눈을 떠서 그런지 그의 얼굴이 더 크게 눈동자에 박혀들었다. 무심하지만 올곧아서 믿음 가는, 하지만 탁해 보여 회색처럼 느껴지는 옅은 검은빛의 그의 눈이 자신을 분명히 응시하고 있었다. 살짝 치켜 올라가 옷을 입고 있는데도 벗겨놓은 듯 관능적인 매력을 서슴없이 흘리는 그의 눈매가, 자신을 향해 삐쳐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희는 심장의 펌프소리. 환청을 들었다.
“예쁜 귀다.”
하지만 뒤로 이어지는 그의 말에 희는 정신이 아찔해지는 기분을 맛보며 머리가 뎅- 울리는 것 같았다.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었지만 실망스러우면서도 자신은 대체 무슨 기대를 한 건지 풋, 하고 웃음이 지어지게 만드는. 게다가 그러한 유혹하는 얼굴로 한 말이 ‘귀 예쁘다.’는 칭찬이라니.
“그, 그만 됐습니다.”
희가 괜히 삐죽해져서 새침하게 말하며 살짝 몸을 틀어서 그의 손이 자신의 볼에서, 아니 정확히는 귓가에 살짝 닿아있는 그의 손이 자신에게서 떨어지도록 했다. 희가 뾰로통한 얼굴로 슬쩍 그의 눈을 훔쳐봤다. 이제 보니 그렇게 유혹적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말의 힘이란. 희가 에휴, 하고 짧게 한숨을 내쉬려는 때…
“얼굴만큼.”
똑똑히 들려오는 우석의 한마디에 희가 번쩍 고개를 들어 올려 앉은키가 커서 자신을 살짝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 자신의 눈과 맞추기 위해 살짝 내리깔고 있는 그의 눈은… 역시 섹시했다. 살짝 내리깐 탓에 살포시 그의 유혹적인 눈을 언뜻언뜻 보이게 만드는 속눈썹도 짜릿할 정도로 고혹적였다.
“파, 파, 파티 감사합니다!”
희가 난생 처음 느껴보는 놀라울 정도의 성욕에 제가 느낀 것인데도 깜짝 놀라 소스라치게 소리치며 도망치듯 벌떡 일어나선 후다닥 그에게서 멀어졌다. 그리곤 혹여 자신의 행동이 그에게 이상하게 여겨질까 봐서 얼뜨기 대열에 대충 낑기면서 도망친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 노력했다.
“어라, 요조 왔냐?”
술이 얼큰하게 취한 현권은 평소보다 훨씬 헤프게 웃었다. 그리고 그 헤픈 웃음이 바보처럼 보여서 희는 풋, 하고 웃음을 흘렸다. 그러면서도 쭈뼛거리며 힐끗 이쪽을 구경하는 우석을 훔쳐보게 되는 눈을 어찌할 수는 없었지만.
“아이구, 예쁜 놈.”
술에 취해서 꼬아지는 발음으로 말하며 현권이 희의 양 볼을 마구 부비적거렸다. 그의 과할 정도로 부비적거리는 힘에 의해 볼이 다 빨개져갔다.
“으아, 이러다가 붓겠습니다. 그만 좀 부비적거리십시오!”
희가 삐죽대면서 그에게 불만을 토로해봤으나 되려 그런 모습이 현권에겐 더 귀엽게 여겨져서 그만 두기는커녕 더욱 이 예쁜 놈을 어찌하면 좋을꼬, 하는 눈빛으로 현권은 희의 양 볼을, 인형 매만지듯 마구잡이로 부비적대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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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조직 끄나풀일 수도 있으니까 설치고 다닌다 싶으면 일단 조져봐라, 알간?”
“네, 알겠습니다.”
키가 190은 너끈히 넘어 보이는데다가 잔근육도 많아서 그야말로 우락부락 해 보이는 그의 설명에 희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얼른 대답했다. 말귀를 못 알아들었어도 일단 대답하고 봤다. 무서우니까.
“물 관리라는 게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거거든.”
“네, 알겠습니다.”
“네가 맡을 구역은 B상가 뒷골목이다, 알간?”
“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일 시작해라.”
“네, 알겠습니다.”
시원시원하게 바로바로 곧장 답해오는 희가 제법 마음에 들었는지 그의 표정이 느슨해졌다. 그리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돌아서려다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다시 몸을 돌아 세워 여전히 군기 바짝 들어선 차렷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희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이름이 뭐냐?”
“네, 알겠… 희입니다.”
이름 물었는데 ‘네, 알겠습니다.’라고 당차게 길디 긴 이름 읊을 뻔한 희는 얼른 정정했다.
“이름이 네, 알겠… 희냐?”
희의 깜찍한 실수에 그는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트리고 비아냥거렸다. 그의 태도에 삐죽해진 희가 입술을 톡 튀어 내보내고 싶은 마음을 꾹 참으며 정정해서 대답했다.
“아닙니다. 희입니다.”
“별명 없냐?”
근데 이번엔 또 뭐가 불만인 지 이번에도 비아냥대는 투였다. 그래서 희도 슬슬 기분이 나빠져 살짝쿵 불퉁스러운 목소릴 냈다.
“요조입니다.”
“개기냐?”
정말 살짝쿵이었는데. 정말 정말 살짝쿵 넣은 불퉁스러운 목소리로 어째 그리 트집을 잡는지 희는 첫 날부터 참 속상하게 한다 싶어서 그를 속으로 콕 찍었다. ‘이 사람은 비아냥쟁이.’라고. 그러면서도 착실하게 대답은 했다.
“아닙니다.”
그제야 마음에 들었는지 그가 험악하게 일그러트렸던 얼굴을 풀면서 덧붙였다.
“내 별명은 비아냥쟁이다. 줄여서 비냥이다.”
“풉!”
“뭐야, 너 지금… 쪼갰냐, 엉?”
“아, 아닙니다.”
희는 속으로 쿡쿡 하는 소리를 집어넣었다. 현권이 지어준 별명이겠지. 형님, 저랑 통했습니다. 희는 헤죽헤죽 지어지려는 웃음을 꼬옥 참았다. 양 주먹까지 불끈 쥐고. 그리고 그가 노려보며 홱 몸을 돌아 세워서 가버린 뒤에야 배를 움켜쥐고 쭈그려 앉아서 마구 웃어댔다. 그나저나 줄여서 비냥이라니……. 꼭 고양이 이름 같잖아. 우락부락한 사람한테 붙이는 별명치곤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 하여튼 현권형님 별명 센스는 알아줘야 돼.
23.
“거기서… 뭐하세요?”
첫 날이기도 하고 아직까진 조폭들이 설치긴 날씨 좋은 낮 시간 때라 홀로 골목을 살펴보던 희는 시야에 박히는 한 사람에게 다가서며 물었다. 다소… 친절한 음성이었다. 그래서일까. 수상한 행동을 하던 그 사람이 미간을 찡그리며 그녀를 무시하는 게 다분한 태도를 내보였다.
“꺼져, 상관 말고!”
그리곤 그녀를 정말 아예 무시하는 중인건지 두리번거리면서 은파 조직단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게 분명한 행동거지를 계속해보였다. 순간, 다른 조직 끄나풀 얘기를 했던 비냥이 떠올라 희는 더 생각할 것 없다는 듯이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서서 그의 어깨에 손을 댔다.
차악-
“으윽!”
익숙한 통증. 하지만 절대 편안해질 수 없는 통증. 질리도록 느꼈던 뜨거운 것이 주르륵 흐르는 느낌. 하지만 절대적으로 불쾌한 느낌.
“씨발. 꺼져!”
그가 사납게 쏘아붙이고 그녀에게 홱 시선을 떼어버렸다. 꽤나 깊이 찔려서 긁힌 탓에 피가 흐르는 팔을 한 희에겐 관심도 없다는 양. 잔인할 정도로 사람을 베고도 아무렇지 않은 그의 태도로 보아 크게 확신한 희는 단숨에 행동을 개시했다.
“어디 조직입니까?”
“으악! 안 놔?!”
희가 꽉 그의 팔을 뒤로 꺾어버리며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 비리비리하게 생겨서,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일 때와는 영 딴판인 희의 모습에 그가 얼굴을 험상궂게 구기며 버럭 소리쳤다.
“어디 조직이냐고…물었습니다.”
그가 버둥거릴 때마다 그가 상처 낸 팔이 욱씬거려와 희는 절로 인상을 쓰게 됐다. 그리고 그녀의 통증을 눈치 챈 그는 더욱 거세게 몸을 틀어서 그녀의 약점과도 다를 게 없는 팔쪽을 일부러 짓눌러지게 했다.
“으, 으읏!”
역시나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 없는 통증이었다.
퍼억-
“컥.”
희의 한 쪽 팔에서 힘을 뺀 것을 놓치지 않고 몸을 비틀어 벗어난 그는 희의 복부를 거세게 걷어찼다. 희의 몸이 앞으로 꼬부라지는 것을 본 그는 망설일 여지없이 희의 팔을 그었던 칼을 다시 빼들었다.
“은파쪽 조무래기인가보지?”
그가 조소를 지으며 말하곤 칼을 꽉 쥐는 게 희의 시야에 들어왔다. 희가 얼른 몸을 펴서 경계태세를 취하려 들었으나, 그러기엔 복부를 너무 세게 차인 탓에 몸이 펴지지 않을 것만 같은 공포가 밀려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거슬리게…….”
그 말과 함께 그가 팔을 치켜들었다. 이렇게 몸을 굽히고 있는데 찌르기 위해 칼을 치켜드는 건… 목 뒤를 찌르려는 거겠지. 그을 거였으면 치켜드는 것보단 들이댔어야 하니까. 징글맞게 연습한 덕에 그 짧은 순간에 파악을 끝낸 희는 몸을 굽힌 채로 내려앉아 멀쩡한 왼 팔로 현권이 선물해준 칼을 꺼내 그의 다리에 거침없이 내리꽂았다.
“으악! 이 미친!”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그가 희를 발로 차서 자신에게서 떨어지도록 했다. 치야- 그의 다리에 박혀있던 칼이 희와 함께 멀어지면서 그의 다리에서도 피가 주륵 흘렀다.
“씨발! 개같…!”
“무슨 일 있으십니까, 형님?!”
“제기랄.”
만약에 이 때에 누가 나타나지 않으면 당할 것 같다… 라는 두려움을 문득 느꼈을 때. 절대로 방심하면 안 된다고, 일단 수상하면 먼저 조지고 보라는 경고를 줬음에도 안일하게 군 스스로를 탓하면서 있는데 때맞춰 시끄러운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골목길로 우두두, 달려 들어오는 희의 소속 놈들의 목소리에 그가 짜증난 얼굴로 희를 한 번 노려본 뒤 후다닥 골목길을 도망쳤다.
“괜찮습니까, 형님?!”
희는 몸에 벤 탓에 혼날까봐 일단 몸부터 움찔하며 사렸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걱정하는 말이 들려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형님이라는 거 좋구나……. 이제 막 형님이 된 지라, 아직은 형님소릴 듣는 게 어색하지만 그래도 참 좋은 거란 생각이 별안간 드는 희였다. 걱정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부축해주는 그들 때문에 더더욱.
“괜찮습니다.”
그들의 연신 물어대는 괜찮냐는 질문에 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입에 벤 대로 나간 것은 반말이 아닌 존댓말이었다.
“반말 하십시오, 형님이신데!”
그리고 희의 반말에 오히려 화들짝거리며 오버까지 해가며 반응하는 건 그녀의 부하들이었다.
“아, 괜, 괜찮은데… 이게 입에 베서… 그럽니다.”
더듬대면서 반말을 써보려던 희는 아무리 해도 반말보단 존댓말이 편안하단 느낌이 들어 끝낸 다시 존댓말을 썼다. 그리고 부하들의 성화에도 그녀는 끝끝내 존댓말을 썼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부하들은 그녀를 인상 좋게 인식했다. 뭐, 이 점에선 성공적인 물 관리 첫 날이라고 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다른 파 끄나풀을 놓친데다가 다치기까지 했으니, 그것도 안일함 때문에. 그러니 형님들한텐 혼날 각오를 해야 했다.
24.
“꼴좋다-. 일단 봤다하면 족치고 보라고 했냐, 안 했냐?”
“…했습니다.”
희는 치료도 하지 못한 팔을 대충 손으로 꾸욱 누른 채로 서서 그가 하는 잔소리를 들었다. 일단은 치료라도 하게 해주지, 서운함보단 쌀쌀맞게 내리꽂혀지는 그의 시선과 비아냥대는 한마디, 한마디가 시려서 외롭다고 느껴졌다. 기댈 곳 없이 홀로 서있는 듯한,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멍하니 서있는 듯한 기분.
“한 번만 더 이런 일 있음 그땐 진짜 가만 안 둔다.”
“…네.”
“가서 치료해.”
“네.”
힘없이 대답을 한 희는 몸을 틀어서 방을 빠져나왔다. 문고리를 잡기 위해 꾹 지혈하고 있던 손을 떼어내자 주륵, 하고 피가 불뚝 살을 뚫고 나오는 느낌에 희는 미간을 찌푸렸다. 문을 닫는 것까지 재빨리 하고나서 다시 꾹 상처부위를 눌렀다.
“것 봐라. 좋은 거 아니랬지.”
“아.”
풀죽은 얼굴을 숙인 상태로 터덜터덜 걷는데 앞을 가로막는 검은 그림자. 그리고 부드럽게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퍼득 고개를 들어 올리자 눈에 들어오는 그의 얼굴.
“치료해줄게. 따라 와.”
위로. 따뜻함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 때에 때맞춰 등장한 그에게서 희는 위로를 받았다. 그의 존재가 이렇게나 든든한 존재였던가. 희는 살짝 웃는 얼굴로 작게 ‘네.’하고 대답을 하곤 현권의 뒤를 따랐다.
“요조야.”
“네, 형님.”
“………….”
붕대로 팔을 꼼꼼하게, 그러나 역시나 거칠기 이를 데 없는 손길로 둘러주던 현권의 들릴 듯 말듯 옅은 목소리의 부름. 희가 왜 그러냐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듣고 있다는 의미로 답을 했는데도 그는 마치 그녀의 목소릴 듣지 못한 사람처럼 입을 닫은 채로 멀뚱히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래서 정말 못 들었나 싶은 마음에 희가 다시 목소릴 내기 위해 입을 열었다.
“왜…”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뭔지 아냐?”
“네?…아니요.”
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을 꺼내려는 찰나에 말꼬리를 잘라먹고 피하는 사람처럼 조금은 다급하게 현권이 뜬금없는 말꼬리를 이어 붙였다.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멀뚱멀뚱 자신을 바라보는 희를 현권은 가만히 응시했다. 실은, 따뜻하게 묻고 싶었다. 괜찮냐고. 많이 아프지 않았냐고. 비냥이 특유의 그 비아냥대는 투로 호되게 혼나느라고 속상하진 않았냐고……. 헌데, 입술을 타고 흘러나온 말은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는 희만큼이나 말을 꺼낸 본인 스스로도 어리둥절해지는 말.
“웃음이 있어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새끼가… 웃음만 더럽게 많아서.”
말을 마친 현권은 피식 허탈함인 지, 쓸쓸함인 지, 모를 웃음을 짧게 흘렸다. 어이가 없어서. 살갑게 위로하는 말을 못해서 쓸데없는 말이나 지껄이고 있는 자신이 웃겨서.
“이렇게 하면 됩니까?”
그런데. 자신의 말을 나름대로 받아들였는지 희가 활짝 이를 다 드러내가며 웃어보였다. 후광이 비칠 정도로 티 없는 미소에 현권은 눈을 살짝 동그랗게 떴다.
“웃으란 의미로 하신 말씀 아닙니까?”
희는 눈을 끔뻑대며 어색하게 웃음을 지어내곤 머쓱해하며 물었다. 이게 아닌가……. 어리버리한 얼굴로 자신을 멍청한 얼굴을 하고 바라보는 현권 때문에 희는 괜시리 뻘쭘해져서 콧잔등을 긁적거리며 볼을 붉혔다.
“맞다. 그런 의미로 한 말.”
하지만 곧 그녀의 귀여운 행동거지가 시야에 박혀 들어오면서 현권은 정신을 차리고 빙그르 예쁘게 웃어보였다. 그제야 희도 혀를 살짝 내밀며 헤헤, 하고 웃음을 흘렸다. 그러다, 퍼득 자신의 행동이 여자처럼 보이겠단 생각이 들어서 쏙 얼른 혀를 원위치로 말아 넣었지만. 그러나 그녀의 붉고 앙증맞은 혀가 밖으로 낼름 나왔다가 들어가는 것을 본 현권은 눈에 띄게 움찔했다. 정확히는 그의 분신이.
“이거… 그냥 습관입니다. 좀… 기집애 같죠? 하하. 제가 원래 그렇잖습니까.”
힐끗 현권의 눈치를 보던 희는 역시나 자신의 생각처럼 여자처럼 보였던 건지 뚫어져라 자신을 쳐다보는 그의 시선에 심장이 쿵쿵 뛰었다. 콩닥콩닥 불안해하는 가슴을 부여잡고 희는 살짝쿵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그의 눈치 살피기.
“저… 형님. 고치…”
눈치를 보아하니 의심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먹이를 노리는 매처럼 번쩍 빛나는 눈동자를 봐선……. 기집애같은 행동하는 걸 싫어하시니까 그게 거슬려서 그러나. 희는 머릿속으로 그가 왜 그러나 생각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더듬거리며 그의 부담스러울 정도로 이글대는 눈빛을 치워내기 위해 다시 말을 꺼내는데…
“으앗.”
그녀가 말을 끝내는 것보다 현권이 그녀의 양 볼을 감싸 쥐고 얼굴을 가까이 밀착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
“혀, 혀, 형님. 왜…”
코로 내쉬는 숨결이 얼굴에 닿는 느낌에, 바늘에 몸을 콕콕 찔리고 있는 사람처럼 몸을 움찔움찔대면서 희는 눈을 커다랗게 떴다. 안 그래도 커다란 그녀의 눈이 밖으로 빠져나올 지경으로 커지는 걸 현권은 그녀가 부담스러워하던 그 눈을 하고 지그시 응시했다.
“왜, 왜…”
침을 꿀꺽. 현권의 목울대가 느리고 긴장된 움직임을 보였다. 병아리 주둥이같은 조그마한 희의 입술을 당장에라도 잡아먹을 기세로 현권이 자신의 살짝 벌어진 입술을 가져갔다. 단 몇 초. 딱 몇 초면. 아니, 단 0.1초만 있어도 그의 벌어진 입이 그녀의 붉은 입술을 냉큼 머금으려는 상황.
“으!”
희는 처음 겪는 일에 당황해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입을 꾹 다물고 두려워 흘리는 신음인 지, 진저리 치는 비명인 지, 분간하기 어려운 애매모호한 소릴 냈다.
“형님!”
그리고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당황해서 머리가 뱅뱅 도는 중이라 그냥 당할 판인 희를 구해주는 그녀의 직속부하. 벌컥 문 열리는 소리에, 그리고 우렁찬 음성에 희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현권의 가슴팍을 세게 밀어내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 무슨 일입니까?”
입에 벤 존댓말로 묻는 희. 그리고 자신이 형님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높이는, 존중한다는 의미의 존댓말을 쓰는 그녀에 의해 그가 살짝 웃음을 지었다가 지우곤 걱정 가득한 얼굴로 그녀의 붕대가 감겨진 팔 쪽을 힐끔 쳐다보며 전달사항을 입에서 꺼냈다.
“큰형님이 부르십니다.”
“아, 알았습…”
“노크하는 거 모르냐?”
움찔. 누구랄 것 없이 나직한 현권의 목소리에 몸을 움츠렸다.
“죄,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희에게 정신을 쏟느라고 현권의 존재를 채 깨닫지 못하던 조폭은 그제야 허리를 굽혀 그에게 인사와 잘못을 비는 말을 같이 했다. 무겁게 가라앉은 현권의 목소리가 어쩐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탓하는 것처럼 느껴져 희는 침을 꼴까닥 삼키곤 후다닥 도망치듯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곤 방을 재빨리 빠져나왔다.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를 데리러 왔던 그도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한 현권에게 인사를 하곤 후다닥 그녀의 뒤를 따라 나갔다.
“빌어먹을.”
둘이 나가고 홀로 남겨진 현권은 짜증스레 욕설을 읊조리며 긴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등을 소파에 편안하게 기대고 현권은 충동적이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참회를 하듯 긴 한숨을 내쉬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빌어먹을!”
눈을 감자, 놀란 토끼눈을 하곤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희의 얼굴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평소의 몇 백배는 민감해져있던 감각덕분에 스치듯 닿았던 입술의 촉감도 어렵지 않게 생생히 재현해낼 수 있었다.
“진짜… 마 현권!”
현권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긴 머리칼을 거칠게 거머쥐었다. 양 손으로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려가며 자책하듯.
“지체하지 말고 해버렸어야 했는데!”
…라는 키스를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날려버린 것에 대해서.
첫댓글 오오오 오늘 처음 읽었는데 흥미로와요^^ 그래서 1편부터 읽기 시작하려구요 ㅎㅎ 다음편도 기대하고 있겠씁니당 ㅎㅎ
오오오오!! 릴라키키님! 닉네임 보고 뉴페이스!! 하고 좋아했습니닿ㅎㅎㅎㅎㅎ!! 안녕하세요!! 앞으로 요조, 계속 함께해요!! ㅠㅠㅠ!! 감사합니닿ㅎㅎㅎ~ 우와. 벌써 이렇게나 많이 연재 되었는데 1 편부터 찾아 읽어주시려고 생각하셨따니ㅠㅠㅠ완전 뭉클했습니다. 네! 다음편 들고 왔습니다. 꼬리말 남겨주셨으니, 자동으로 업쪽도 슝슝 보내드렸어요! 잘 받으셨나요?ㅎㅎㅎ//릴라키키님 愛♥
ㅇ일상회피만셓ㅎㅎㅎㅎ응원왔어용호호호호닷컴까지날라왔음 하지만전팬카페???개인카페가더편한건안비밇ㅎ_ㅎㅋㅋ아이번편은음ㅋㅋㅋ오랜만이라색달랐어용흑흑현권이는귀여운데자상하닼ㅋㅋㅋㅋ자상한완ㅅ소남!!!!!뽀뽀라도했어야됬는데우리불쌍한혀
현권잉ㅠㅠㅠㅠ아나여기비상이라고닉뜨네여 하지만전 일상회피만세임돸ㅋㅋㅋ 현권이랑희 둘이사랑하면안됏???아 저근데응원온건데 정신없게해놨어 땡깡님화이팅 근데나좀스토커같낰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새로운 분이신가 했다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완전 활짝 웃었습니다. 네, 응원 정말 엄청ㅠㅠㅠㅠ감동. 개인카페외에까지 이렇게 찾아와서 응원해주실 지는 몰랐어요. 아, 저번에도 한 번 그런 적 있었죠?ㅎㅎㅎㅎ그때도 정말 감동이었는데!ㅎㅎㅎㅎㅎ하여튼 정말 저는 일상회피만세님 만난 걸 완전 행운으로 여기고 지내고 있습니다.ㅠㅠㅠ아니, 이렇게나 가진 것 없고 부족한 작가를 응원해주시고 항상 좋게 봐주시는 분이 어디있겠어요. ㅠㅠㅠ일상회피만세님은 천사가 틀림없어욬ㅋㅋㅋㅋㅋ음. 무튼 이러다 일상회피만세님이 제 소설을 좋게 봐주신 첫 계기가 뭐였는지 갑자기 막 궁금해지더라구욯ㅎㅎㅎ기억하시나
요?ㅎㅎㅎㅎ하시면 알려주새ㅔ용~넼ㅋㅋㅋㅋ뽀뽀는 후의 이야기를 위해 여기서 아껴두었었죵ㅎ!1ㅋㅋㅋㅋㅋㅋㅋ아니요. 스토커라니요ㅠㅠㅠ저 진짜 정말 포기하고 싶을 때면 일상회피만세님 꼬리말은 꼭꼭 봅니다. 선물해주신 가상도요. 설사, 스토커가 맞다고 하더라도 좋아요ㅠㅠㅠㅠ일상회피만세님 같은 분이 스토커라면 그 스토커, 저는 완전 찬성입니다.ㅎㅎㅎㅎㅎ//일상회피만세님 愛♡
아아아아아아아 현권이 귀여워!!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ㅎㅎㅎㅎㅎ대성아쪽님!! 이제 정말 꼬리말 볼 때마다 반가워요!! 꼭꼭 꼬리말 남겨주시는 센스 덕분인가봐욯ㅎㅎㅎ!! 꼬리말을 남겨주시지 않으면 읽고 계시는 지 알 수가 없어서ㅠㅠㅠ감사하는 마음을 확실히 전할 수가 없잖아요.ㅎㅎㅎㅎ그래서 이렇게 꼬리말 남겨주시는 거 정말 좋아요!! 넵! 기대하고 계시던 다음편 들고 왔습니다!//대성아쪽님 愛♥
완전 대박!!!!! 이거 넘 재밌어요^^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아...ㅋㅋㅋㅋㅋㅋㅋ대박이라니요ㅠㅠㅠㅠ그것도 완전 대박. 이거 딱 네글자로 저 완전 감격하게 만들었어욬ㅋㅋㅋㅋㅋ게다가 물음표가 이게 몇 개야ㅠㅠㅠ!! M의 천국님 다..다솜합니다.ㅎㅎㅎㅎㅎㅎ!! 넵!! 기대하신다던 다음편 후딱 들고 오려고 헀으나ㅠㅠㅠㅠ변명을 굳이 대자면 바쁜 학생인지라 이렇게나 늦게 왔습니다!ㅠㅠ!!//M의 천국님 愛♡
현권이 왜이렇게 귀여운건가요ㅠㅜㅠㅜ 재미있께 읽다가 가요!!! ㅎㅎㅎ
후와아앙ㅠㅠ~따뜻한쪼꼬렛님이 왜 안 오시나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ㅎㅎㅎㅎㅎ네, 현권이는 이 소설에서 귀요미역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에욬ㅋㅋㅋㅋㅋ공과 사는 분명히 하는 성격을 가진 그로서!!! 제법 무서운 면모도 많이 보여줄 겁니다.ㅎㅎㅎ!! 진정한 귀요미역을 맡은 아이는 이미 한 번 등장한 적 있으나, 다들 눈 여겨 보지 않은ㅋㅋㅋㅋㅋㅋ엑스트라처럼 등장했었습니다. 곧 나올 터이니 기다려주세용!ㅎㅎㅎㅎ//따뜻한쪼꼬렛님 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