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시장 맹주 ‘모토로라’의 위기
모토로라는 지난 1973년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라는 개념을 만들었고, 1988년,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개념이었던 손에 들고 다니는 전화기 ‘택8000’을 처음 출시한 뒤 세계적인 휴대폰 종가로 발돋움한 전통이 있다.
그러나 모토로라는 지난달 31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전략적 사업재편을 고민하고 있다”며 “대안으로 모바일 사업 부분의 분할이 포함될 수 있다(The company’s alternatives may include the separation of Mobile Devices from its other businesses in order to permit each business to grow and better serve its customers.)”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지난 수년 동안 미국 휴대전화 시장을 지배했던 모토로라가 패배를 자인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조치는 모토로라의 잇단 실적 부진으로 인한 것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4분기 중 휴대폰 판매량이 38%나 급감하는 등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작년 3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13.1%로 떨어져 삼성전자(14.5%)에 2위 자리를 내 준 상태다. 심지어 3위 자리마저도 소니에릭슨(점유율 8.8%)에 위협받고 있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에드워드 잰더(Ed Zander) CEO가 자리에서 물러난 후 올 1월에 새 CEO인 그레그 브라운(Greg Brown)을 임명했다.
- ▲ 지난 1월 새로 부임한 그레그 브라운(Greg Brown) 모토로라 CEO / 모토로라 본사 제공
설상가상으로, 모토로라 지분을 최근 5%까지 늘린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Carl Icahn)은 모토로라 경영진에게 휴대폰 사업부를 분사할 것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아이칸은 최근 이사회 입성을 재시도하기 위해 3.3%였던 당초 지분을 크게 늘린 것이다. 모토로라는 지난 1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아이칸이 보낸 이사회 4명 지명 통지를 받았다”며 “내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자 소니에릭슨 역시 “모토로라의 휴대폰 사업 자산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인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 회사들이 모토로라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모토로라는 대만과 중국의 휴대폰 산업을 태동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모토로라 모바일 디바이스 분사 또는 부분 매각 시도는 업계에서 더욱 더 충격이다.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했던 회사이자, 세계 3대 휴대폰 제조사로서는 ‘치욕’ 그 자체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강자 노키아와 저가폰 경쟁에서 실패하고, 삼성-LG등 신흥 강자들에게 중고가폰 시장에서 밀리면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005년 대박을 터트린 ‘레이저(RAZR)’ 시리즈 이후 자만심과 안일함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 ▲ 지난 2004년 출시된 RAZR V3와 최근 출시된 ROKR E8 모델 / 모토로라 본사 제공
◆“차세대 트랜드 세터로서 역할 실패”
ROA 그룹 코리아는 모토로라의 부진 원인을 ▲차세대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로서의 역할 실패, ▲극단으로 엇갈린 인수합병(M&A)의 시너지 효과, ▲너무나 많은 것을 시도한 나머지 시기 흐름을 놓친 출시전략 등 세 가지를 손꼽고 있다.
ROA 그룹은 공개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지금도 레이저와 과거 스타텍은 노키아가 자랑하는 바 타입 단말기와 함께 전형적인 휴대폰 시장에서 ‘클래식(Classic)’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레이저는 출시 당시 전 세계적으로 자리 잡은 슬림 트랜드를 관통한 트랜드 세터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ROA 그룹은 “문제는 모토로라가 클래식한 요소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레이저 출시 이후 제품들이 너무 레이저를 닮은(RAZR-Like) 유사 제품이 돼 버렸다는 것”이라며 “레이저 이후 시장을 이끌 만한 흐름을 개발해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ROA 그룹은 또 “지난 2006년 10월과 11월에 잇달아 인수한 심볼 테크놀러지(Symbol Technologies)와 굿 데크놀러지(Good Technology)의 인수 효과로 기업용 솔루션에서 약진을 한 반면, 2006년 6월에 1억 9200만달러에 인수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사 TTP 콤의 경우 AJAR(http://ajar.motorola.com) 개발이 지연되고, 성과가 예상에 크게 못 미치면서 비용 절감 및 시너지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ROA 그룹은 이 밖에도 “모토로라가 북경에 있는 연구개발 센터에서 리눅스 단말기를 개발해 모토 밍(MOTO MING) 이라는 인기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중화권에만 판매했고, 모토 Q(MOTO Q) 모델은 3G 모델이 출시가 지연되면서 시장 흐름을 놓쳤다”고 해석했다.
과거의 성공이 오히려 자기발목을 잡은 사례같습니다.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개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예전의 영광은 오히려 발목이죠.
특히 IT분야가 그런 부침이 심한 것 같습니다.
처음 주식 공부할때는 IT 분야에 가장 많은 관심을 두었었는데
이제는 따라가기 힘들어서 거의 안보네요.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세뱃돈도 많이 타시실 바랍니다^^
첫댓글 모토로라의 경영목표인 '다양한 경쟁에서 제품의 신뢰를 지키고 고객만족을 뛰어넘어 다양하게 변화되는 고객요구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자세.... 고걸 놓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모토로라의 경영신념까지 변하지 않길 바라네요^^;;
그래도 우리나라 ceo들은 항상 주주들에게 아무리 상황이 나빠도 긍정적인척 하고 자기들은 몰래 주식 팔고 그러는데 모토로라는 적어도 앞으로의 비관적 전망까지 솔직히 밝혀서(물론 시장점유율 때문에 어쩔수 없었것도 있겠지만)그나마 주주들에게 최소한 예의는 갖추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