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믿기' 전에 '간파하는' 힘을… 지금 필요한 민주 시민 교육이란? [한국 기자 칼럼] / 2월 15일(일) / KOREA WAVE
【2월 15일 KOREA WAVE】
뉴욕대 물리학 교수였던 알란 소칼은 가을 말부터 초겨울까지 양자역학으로 사회적 구성주의를 설명하는 논문을 완성했다.
그는 그 해 연말에 포스트모던 계열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했다. 약 1년 반 뒤인 1996년 5월, 특집호에 실린 그 논문은 양자역학으로 사회적 구성주의를 논증했다는 이유로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이 보편성을 부정하고 상대적 지식을 강조하는 사회적 구성주의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3주 후, 소칼 자신이 “이것은 가짜 논문이다”라고 폭로하면서 학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전문 용어와 그럴듯한 논리로 감싸면, 허위 정보도 신뢰할 수 있는 지식으로 변한다 ―― 그 실태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가짜 지식이 사회에서 어떻게 퍼지고 기능하는지를 폭로한 점에서, 오늘날 넘쳐나는 가짜 뉴스 문제를 생각할 단서를 제공한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허위 정보는 더욱 빠르게 확산·재생산된다. 왜곡된 통계 인용이나 숫자의 임의적인 편집도 만연한다.
가짜 뉴스 논쟁을 일으킨 경제단체 사례에서는 결론을 미리 정해두고 통계를 선별했을 가능성이 지적되었다. 출처가 마케팅 자료에 가깝다는 것이 밝혀져 실제 모습이 드러났지만, 신뢰도가 높은 기관의 수치를 정교하게 가공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휩쓸릴 수 있는 주제였다.
작년에는 미국 CNBC를 인용한 관세 유예 허위 정보가 퍼져 뉴욕 증시가 하루 만에 약 700포인트 가까이 급등락한 적도 있다. 재생수가 수익에 직결되는 1인 미디어 중심의 유튜브에서는 편향적이고 자극적인 허위 정보가 쉽게 퍼진다. 주장과 근거가 괴리돼도 과학·사회학 용어로 연결해 설득력 있게 꾸민다.
학술지에 가짜 논문이 실린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대량의 인용, 허위 통계, 문맥에 맞지 않는 사실 관계로 가설이 증명된 것처럼 이야기한다. 매출 증가와 건강 효능이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회사의 제품이니 몸에 좋다’고 설명하는 영상이 전형적이다.
소칼은 초안 게시 후 편집부로부터 수정 요청이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가짜 뉴스 대응에 대한 중요한 힌트가 있다.
각국은 공급자·유통 경로·소비자라는 세 가지 접점에서 차단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생산하는 공급자를 처벌하고, 유통 플랫폼에는 수익 차단 등 자체 정화를 요구한다. 즉각적인 효과는 있지만 검열 비판에 직면하기 쉬우며, 소비가 지속되면 억제 효과가 약해진다. 벌칙을 초과하는 이익이 기대된다면, 공급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소비자가 가짜 뉴스를 소비하지 않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편집 요청이 부재함을 지적한 소칼의 발언은, 수신 측의 철저한 검증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연구자에 비해 일반 소비자가 정보의 진위를 검증하는 훈련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지식·사실·의견을 구분하고 판단하는 연습을 촉진하는 민주 시민 교육이다.
한국 정부가 민주 시민 교육 강화를 언급하면, 특정 사상을 주입하려는 우려 때문에 정치적 대립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교육’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지식 뒤에 숨은 의도를 논의하고 꿰뚫어 보는 사고 훈련에 가깝다. 가짜 뉴스가 사회적 위협이 된 지금, 오히려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시 묻고 싶다. “어른들은 왜곡된 뉴스와 정보에 젊은이보다 휘말리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최소한의 민주 시민 교육이 전제라면, 답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