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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울산광역매일</font>≫ <시가 흐르는 아침>말이많고 말이크고
맑고깔끔한중저음온화하고달콤한목소리는작고적었다수화기저편에반향되는다듬어진음성을누구나좋아했었다 그건위로부터받은축복 그런데어느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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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깔끔한 중저음
온화하고 달콤한 목소리는 작고 적었다
수화기 저편에 반향 되는
다듬어진 음성을 누구나 좋아했었다
그건 위로부터 받은 축복
그런데 어느 날 구순 아버지
보청기의 도움도 시원찮은
귀가 막히고 마음이 막히고
그래서 음성은 천장까지 이르는
가련한 나이 듦
남들도 못 듣는 줄 알고
기차 불통이 들락거리고
그의 귀에 대고 소리치다 보니
나도 한 옥타브 올라
질러 대는 버릇이 생겼네
아이고, 이 낯설고 불편한 상황이여
그런데 이제 목청이 말을 안 듣네
앞으로도 줄곧
나는 말이 많고 말이 큰
또 다른 노인이 되는 것인지
난 나이 들기 싫어요
<시작노트>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지고 귀가 소리에 둔해진다. 듣지 않아도 될 것을 듣지 않는 것은 좋으나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불편하다. 그런데 제 소리를 듣지 못하니 자꾸 목소리가 커진다. 그러다보니 말이 많고 말이 큰 노인이 된다. 나이 들면 생각은 많아지데, 말은 조금 줄이면 좋을 것 같다.
유진왕 Daniel Yoo
·시 「소년」으로 미주문학 등단
·시 「아랫목이 그립다」로 미주가톨릭문학 신인상
·수필 「천국에도 아카시아 꽃이 있으면 좋겠다」로 미주문학 신인상
·지식공감 문학상 수상
·미주한인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미주지회 회원
·시산맥시회 회원
시집 『그대의 노래 하나 더하시게』
『하늘을 이웃으로 둔 언덕』
『캔버스 위에 혼을 남기고』(2023, 시산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