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로 가오 어디로 가오.
歸何處歸何處(귀하처귀하처)-어디로 가오, 어디로 가오.
三生瑟五采衣(삼생슬오채의)-사랑하는 남편과 귀여운 자식들
都棄了歸何處(도기료귀하처)-모두 다 버리고 어디로 가오.
有誰知有誰知(유수지유수지)-누가 알리오. 누가 알리오.
黑漆漆長夜中(흑칠칠장야중)-칠흑 같이 어둡고 긴긴 밤에
獨啾啾有誰知(독추추유수지)-홀로 흐느끼는 이 슬픔을 누가 알리오.
何時來何時來(하시래하시래)-언제나 오시려오. 언제나 오시려오.
千疊山萬重水(천첩산만중수)-수많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此一去何時來(차일거하시래)-이 한번 가시면 언제 다시 오시려오.
生從何處來(생종하처래)-인생은 어디로부터 오며
死向何處去(사향하처거)-죽어서는 어디로 돌아가는 것일까
生也一片浮雲起(생야일편부운기)-삶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
死也一片浮雲滅(사야일편부운멸)-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흩어짐이라
浮雲自體本無實(부운자체본무실)-뜬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이니
生死去來亦如是(생사거래역여시)-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이와 같다오.
김삿갓 김병연(金炳淵)
인생은 해피엔딩이 아닌 네버엔딩의 항해(航海)
권력과 돈 많은 사람, 얼굴이 미인인 사람은 행복할까?
never !
Why ?
生者必死 月滿則虧(생자필사 월만칙휴)라
태어나면 반드시 죽고, 달(月)이 차면 반드시 이지러지기 때문이다.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은 전국서 가장 비싼 집 177억원 이태원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2년을 넘게 투병하고 있다.
그 많은 지난 세월속 미인들,
평생을 내 옆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천사 같은 반려자(伴侶者)도 저세상으로
갔다.
인생은 나서(生), 늙고(老), 병들어(病), 죽는다(死).
이것을 불가(佛家)에서는 생노병사(生老病死)라 한다.
의학이 발달하고 아무리 철저한 종교적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이 죽음의 선(線)을 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궁극적 슬픔이 여기에 있다.
태어나서 머물다가 변하여 없어지는 것이다(生留變滅).
人生苦海(인생고해)-인생은 괴로운 바다
暫時光景(잠시광경)-인생은 잠깐 스치는 빛
人生草露(인생초로)-인생은 아침 이슬
그리스 신화(神話)에 오디세우스(Odysseus) 영웅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인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이다.
우리가 많이 쓰는 말 “멘토”의 주인공 텔레마코스의 아버지다.
목마(木馬) 속에 병사를 숨기고 트로이를 함락시키고
그리스신화 속 최고의 미인이며 트로이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를 구출한다.
영웅 아킬레우스를 죽인 영웅이다.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오디세우스는 고향 이타카로 개선하게 된다.
그런데 전쟁에 이겨 해피엔딩인 줄 알았는데 전쟁보다 더 끔찍하고 다이내믹한
불행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아테네군 내부의 불화(不和)가 그 원인이었다.
한 팀은 당장 떠나자 했고, 다른 팀은 먼저 신(神)에게 제물을 바치자고 했다.
의견대립은 순식간에 적대감으로 번졌다.
트로이라는 적이 사라지자 내부 분열이 일어난 것이다.
꼭 한국의 여당 야당 같은 꼴이다.
그렇게 어수선한 상태로 귀향길의 배를 탔으나 신(神)들은 아테네 군사들에게
전쟁보다 더 고난을 안겨 주었다.
어떤 병사는 암초에 부딪혀 물에 빠져 죽고, 또 어떤 병사는 파도에 휩쓸려 죽는다.
가장 비극적인 불행은 최고 사령관인 아가멤논이다.
그가 트로이 전쟁에서 죽음을 넘나드는 동안 고향에서는 한 남성이 그의 아내를
유혹하고 있었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결국 그녀는 다른 남자에게 유혹 당했다.
전쟁이 끝나고 아가멤논이 고향에 돌아오자 그의 아내와 내연남은 대대적인
환영파티를 연다.
파티가 절정에 오르는 순간 아가멤논과 그의 전우들은 아내와 정부가 보낸 자객들의 칼에 참혹하게 살해당한다. 이후 내연남은 아가멤논의 나라를 통치했지만
8년째 되는 해에 아가멤논의 아들의 복수에 의하여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귀향(歸鄕) 여정(旅程)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트로이의 목마”로 아테네의 승리를 이끈 장본인이다.
호사다마(好事多魔)일까
오디세우스가 귀향길에 오르자마자 “제우스신의 번개가 그의 배를 산산조각 내어”
전우들을 잃고 바다 위를 표류하게 된다.
다행히 죽을 운은 아니어서 여신(女神) 칼립소에 의해 구출된다.
칼립소(Calypso)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님프(Nymph요정)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사랑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그를 7년 동안이나
놓아 주지 않았다. 오디세우스에게 영원한 삶과 재물·권력을 주겠다고 하였으나
집으로 가고 싶어 하는 그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였다.
칼립소가 사는 동굴은 환상적인 낙원이었다.
“화로에는 불이 활활 타고 잘게 쪼갠 삼나무와
향나무 장작이 타는 향기로운 냄새가 섬 전체에 진동했다.
그녀는 안에서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고
베틀 앞을 오락가락하며 황금 북으로 베를 짜고 있었다.”
“속이 빈 동굴 둘레에는 포도나무 덩굴이 무성하게 뻗어 있고”
“맑은 물의 샘 네 개가 나란히 흐르고 있었으며, 제비꽃과 셀러리가 만발한
부드러운 풀밭으로 둘러싸여 있어”(천병희 옮김, 오뒷세이아)
불사신이라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뿐인가. 그녀의 얼굴과 몸매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으며,
그녀는 오디세우스에게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사(不死)를 약속했다.
부(富)와 미(美)와 수(壽), 인간이 누리고 싶은 모든 욕망이 충족되는 신들의 거처!
누구나 도달하고 싶은 행복과 즐거움의 유토피아!
그 아름다운 향락의 땅에서 오디세우스는 눈물과 한숨의 나날을 보낸다.
귀향(歸鄕)에 대한 열망 때문이다.
오디세우스는 여신 칼립소가 아름답게 보이지도 않았다.
권태(倦怠)에 빠진 것이다.
그렇다!
낙원도 오래 있으면 권태롭다.
괴로움도 없지만 성취감도 없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아테나 수호신 올림포스 신들에게
고향에 돌아가게 하소연하였다.
최고의 신 제우스는 칼립소에게 그를 놓아 주게 하라고 명하였다.
칼립소는 이 말에 복종하여 오디세우스로 하여금 뗏목을 만들어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칼립소의 동굴에는 편안함이 넘치지만 바다에는 파도와 고난뿐이다.
사이렌(siren)의 유혹도 여기서 나온 이야기다.
사이렌은 원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녀의 이름이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배를 난파시켰다.
오디세우스가 사이렌이 활동하는 바다에 다다랐을 때 밀랍으로 부하들의 귀를 틀어막고 자신은 밧줄로 몸을 묶게 한다.
사이렌 소리에 유혹되지 않기 위해서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그가 돌아가고자 하는 고향도 난장판이었다.
혼자 남은 아내인 페넬로페에게 구혼자들이 몰려들어 자신의 재물을 약탈하였다.
오디세우스는 고향에서 “온화한 아버지”처럼 통치했었는데 전쟁에 나간 동안에
그의 백성 중에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상인심은 그렇게 변하는 것이다.
아들 텔레마코스는 아버지 오디세우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고 있었다.
그럼에도 오디세우스는 귀향(歸鄕)길을 멈추지 않았다.
왜?
그것이 인생이니까.
인생의 귀향(歸鄕)길은 어디인가?
낙엽귀근(落葉歸根) !
인생이란 마치 유토피아(utopia)를 향해 가는 것 같지만
반대로 디스토피아(dystopia)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해피엔딩(happy ending)이 아닌 네버엔딩(never ending)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이 인생이다.
때문에
Life ends in sorrow !
인생은 슬픔으로 끝난다 !
Why ?
Since the death!
죽음 때문에 !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