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내린 저녁
무척 고민을 했습니다.
카페에 들어와보니 쉬는게 남는거란 글들이 많이 보입니다.
저녁 6 시경
장을 보러 나와봅니다.
꼭 오늘 안봐도 되는데 길 상태도 볼겸 나왔습니다.
큰길은 그럭저럭 다닐만 한거 같습니다.
집에 와서 다시 고민합니다.
대부분의 기사님처럼 저도 하루 하루 벌어야만 하기 때문이죠.
눈이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고
실제로 낮에 이미 많이 내려버려서 콜이 별로 많을것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콜이 많지 않다면 가격도 역시 별로 변동이 없을듯 합니다.
편하게 누워서 잤는데 9 시가 조금 못되서 잠이 깼습니다.
일하는 시간이라는 생체시계가 깨운듯 합니다.
날씨도 엄청 춥다는데
사실 추운건 걱정이 안됩니다.
걱정이 되는건 오로지 " 사고 " 죠
대리하면서 한번 사고가 있었는데
주차한 차를 빼려고 후진하다가 봉을 못보고 접촉하긴 했습니다.
기스도 안났는데 그때 차주는 뒷범퍼 갈았습니다.
수첩을 펴서 돈 계산을 합니다.
오늘 쉬면 약간의 지장이 있네요.
어쩔수없이 두툼하게 옷을 껴입고 출근을 합니다.
서울대입구역안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대기합니다.
이 시간이면 몇명은 보이던 기사들이 아무도 없네요.
역시 안나온분들이 많은 모양이구나 생각하며 멍하니 30 분 대기.
콜이 평소보다 더 적습니다.
서울대 입구역 ㅡ 신림동 . 자동으로 들어오는데 만원입니다.
신림동. 잠시 고민합니다.
신림동이라고 올리고 난곡 ㅡ 현재의 난향동 ㅡ 휴먼시아 올라가는 손을 하도 많이 봐서요
제가 손에게 요구를 잘 못합니다.
아니 , 아예 못한다고 봐야죠.
그래서 신림동으로된 오다 . 아무소리 못하고 휴먼시아 까지 운행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난곡간다고 하면 그냥 와야겠다. 라고 작정을 하고 손을 만납니다.
신림동 어디 가십니까 ?
일번지요.
ㅡ 속으로 예스를 외칩니다. ㅡ
신림역 바로 옆이죠.
일번지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친철히 재밌게 노시라고 인사하고 만원을 받고 돌아섭니다.
이번엔 신림역 지하도 벤치에 가서 대기합니다.
그렇게 또 30 분이 지나고 자동이 들어오는데
롯데백화점 ㅡ 분당 정자역 3 만이네요.
근래들의 분당 3 만은 처음 보았습니다.
보통 2 만 , 많이줘야 25 였죠.
무조건 잡는콜인데 잠시 고민합니다.
도로 상황을 모르는데 ............. 갈까 ? 말까 ?
일단 남부순환도로는 그럭저럭 다닐만은 하고
고속도로 상황은 어떨까 ?
그래도 고속도론데 다닐수 있겠지.
몇초간 고민하다 잡습니다.
3 만이라는 가격이 아니였으면 포기했을겁니다.
열심히 뛰어서 도착하고 전화합니다.
아저씨. 내가 5 만원 드릴테니까 30 분만 기다리세요.
손을 만나고 키를 받고 기다린다면 아무 문제가 아닌데 아직 얼굴도 못봤습니다.
일단 5 만이라는 가격은 너무나 매혹적입니다.
기다리겠다고 말하고 상황실에 전화합니다.
이분 . 단골이세요 ?
예. 저희 단골고객 맞고요 요금도 항상 더 주시는 분이시니까 잘 부탁드려요. 벤츠에요.
다 좋은데 벤츠. 후륜구동 .
눈만 안내렸다면 좋은차지만
오늘같은 날에도 최악의 차지요.
단골이라고 하니 맘편히 30 분 기다립니다.
30 분 이내로 나온다는분이 연락이 없어서 다시 한번 전화드리는데
노래방에서 전화 받으시네요.
잠시만 더 기다리세요.
할수없죠. 또 기다립니다.
그렇게 또 20 분. 이번에는 상황실에서 전화옵니다.
기사님 아직 출발 못하셨어요 ?
예. 기다리라고 하시고 아직 안나오시네요.
그때서야 상황실에서 다른 전호를 하나줍니다.
일행분이신데 이분하고 통화해보세요.
그분과 통화하고 만나서 손을 모시고 분당을 내려갑니다.
내비를 찍어보니 정자역에서 조금 떨어진 아이파크 네요.
길은 그다지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속도 내기는 어렵습니다.
최대 80 까지 밟아보긴 했지만 평균속도는 60 을 못넘겼을듯 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차가 미끌어지는걸 몸으로 여러번 느낍니다.
그럴때마다 엑셀에서 발을 때고 속도를 줄입니다.
급 브레이크를 밟지않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브레이크를 밟고 천천히 감속합니다.
뒤에서는 손의 코고는 소리가 들리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아서 히타를 앞창으로 해놓고 따뜻하게 한다음 워셔액을 쏘는데
워셔액이 얼었는지 떨어졌는지 나오지 않는군요.
흠.............. 길도 위험한데 앞이 잘 보이지도 않는 악조건속에서 조심 조심
겨우 겨우 도착했습니다.
다행이 주차장은 여유가 있더군요.
마음이 급합니다.
막차가 간당간당 한 시간입니다.
오늘 같은날 셔틀을 기대하긴 어렵고 버스를 타야하는데
대기 시간이 길어서 애매합니다.
아마 끊겼을것 같기도 합니다.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는데 자동이 들어옵니다.
정자역 ㅡ 안양 평촌 2 만.
콜을 잡고 손을 만났는데 렉스턴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네명이 탑니다.
묵직한 렉스턴에 사람도 저까지 다섯명.
벤츠를 몰고올때보단 맘이 조금은 편해지는 순간입니다.
손이 내린곳은 인덕원역. 속으로 감사합니다를 외칩니다.
유턴해달라는 손의 요청에 친절하게 유턴을 해서 서울방향으로 세워드립니다.
평소에는 많이도 보이는 기사들이 없습니다.
딱 네명이서서 택시와 흥정중이니 제가 낄 자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직 길에 일반 손님이 있네요.
택시들이 일반 손님을 태우려고 흥정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사당 가시는분 없어요. 라는 여성기사님이 오셨는데
또 한분이 사당간다고 하셔서
저까지 셋이서 사당을 흥정합니다.
몇대의 택시를 보내고 한택시에 탑승을 하고 가격은 6000 원.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택시기사님에게 인사하고
사당역에서 내립니다.
콜수가 두자리로 줄었네요.
포기하고 셔틀을 타러 이동합니다.
남부순환도로 사당역 낙성대방향 고가밑 편의점에 도착하니
평소에는 몇분은 계시던 이곳도 기사님들이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 셔틀이 오기는 올까 ?
기사들도 없어서 물어볼 사람도 없고
그냥 마냥 기다려봅니다.
이 코스로는 셔틀이 많이 다녀서 전번도 하나 받아놓지 않아서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기다리면서 보니 오늘은 역시 택시가 대박나는 날입니다.
이 시간이면 빈택시가 줄지어 서있어야 하는데
택시 잡은 손들이 빈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잡지를 못합니다.
빈차가 없네요.
한참을 기다려도 셔틀은 오지않고
옷깃사이를 파고드는 바람은 날카롭기만 합니다.
이제나 저네나 셔틀이 올까를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는 내모습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요 ?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니 다행이 셔틀이 한대 옵니다.
기사님 오늘 다른 셔틀들 다닙니까 ?
다른코스는 모르겠고 우리 광명은 세대 다 나왔어요.
그러고 있는데 차에 타신 다른 기사님들이 알려주네요.
오늘 교보도 한산했다고
셔틀을 타고 무사히 귀가를 할수있게된게 운이 좋은 날이였습니다.
택시를 잡고 가려고 해도 쉽지않은 날이였으니까 말이죠.
가볍게 시내콜만 몇개 타고 들어가려고 나온출근길인데
신림동이 신림역이여서 감사했고
한시간 가까이 대기하긴 했지만 분당 5 만원을 받아서 감사했고
평촌이 인덕원역이여서 감사했고
사당가는 기사님들을 만나서 나올수 있어서 감사했고
셔틀이 다녀줘서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악천후속에서 아무런 사고도 없이 운행을 마친것에 가장 크게 감사하며
행복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어제 하루 맘편히 쉬신 우리 기사님들.
몸이 재충전 되셨으니 오늘부터 더 많이 버시고
어제도 운행하신 기사님들 추운 날씨에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진짜 할거 없어서 이 바닥에 계신 많은 기사님들 ㅡ 저 포함 ㅡ
다들 사고없이 잘 되시기를 빌어 마지 않습니다.
어제는 잘 마무리 했지만 앞으로도 걱정이긴 합니다.
눈은 다 못치웠는데 얼어버렸고 날씨는 더 추워지니 길은 여전히 빙판이니까요.
그래도 조심 조심 , 열심히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되겠죠.
모두 모두 화이팅 입니다.
첫댓글 수고많으셨네요....
항상 안전운행 하세요
예. 금요일오후님도 늘 건강하시고 안전운행 하시길............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글에서 보입니다. 길도 미끄럽고 추운데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밥주걱님.
항상 열심히 살아왔는데 형편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군요.
밥주걱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안전운행 하시길.............
정말 수고많았네요ㅡ 수입도수입이지만 좋은일 하셨습니다ㅡ 매일 좋은날되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행운나그네님도 매일 좋은날되시고
행운이 가득 , 가득 찾아오시길..........
고은님 감사합니다^^
V겨울님 감사합니다.
조은 날들 이어지시길...........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 기대치보다는 많이 번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말씀한마디한마디가 감사할뿐입니다 기사님 얼굴도모르고 이름도 모르지만 정말정말감사드립니다 항상건강하시고 안전운전하실수있게 멀리서나마 기도할께요 감사합니다
서로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많은 대리기사들끼리
이런 저런 정을 주고 받아서 이공간을 좋아합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 분명한 경쟁자인데도
같은 공간에 모인 기사들끼리 이런 저런 대화를 많이 나누는것은
서로가 정겹기 때문이겠쬬.
감사합니다.
감사하며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
오늘도 대박나는 하루 되시길~~~~^^
열심히 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 열심히 삽니다.
그래도 쉽지 않은 세상살이지만
그래도 오늘도 또 열심히 또 땀을 흘리며 살아가야되겠죠.
레이몽라디게님도 대박나는 하루 되시길...........
잔잔한 감동입니다!
다깡님 . 감사합니다.
항상 감사하는 생각을 가지고사는 분인것 같습니다. 이런글 많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는 이상하게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더군요.
딱 세콜 탓지만 손들이 다들 좋은 사람들이여서 그랬던거 봅니다.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고 , 감사하며 살아야 할텐데 그러기가 쉽지 않네요.
글을 읽어내려오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오늘도 안전운전 하시고 대박나세요..
파라솔님도 안전운행 하시고
좋은일들 있으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근래에 보기드문 대리기사만이 가질 수 있는 필드에서의 마음을 공감할 수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들 비슷하겠죠.
다들 사고없이 대박은 아니라도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을만큼은 벌어가길...........
가슴훈훈하게 잘앍었습니다. 휩쓸릴것같아댓글다는것도삼가는데 이글에는댓글들도 훈훈합니다^^
예. 댓글들을 참 좋게 달아주셨네요.
모든분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이 따뜻해지네요..화이팅 입니다.!!
감사합니다. 꼬까님도 화이팅하시고 행복한 나날들 이어지시길...........
모처럼 댓글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과 함께 열심히 어떤 일을 한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게 그런 자금과 아이템이 있다면 꼭 같이 일 해보고 싶은 분들입니다.
적어도 아직 우리 사는 세상이 아직 살 만 하다는, 그래서 아직 희망이 있다는 마음이 든 건 나 뿐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마음 따뜻한 사람,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아진다면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사는 세상이 될 거라 믿습니다.
님과 아름다운 댓글 다신 모든 분들과, 그리고 댓글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님의 글에
맘이 뭉클하고 동요되었던 모든 분들에게 축복이 넘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장문의 댓글에 뭐라고 길게 답을 달아야 겠는데 뭐라고 길게 이야기 해야하는지
감사드리고 항상 건강하시고 안전운행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