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가지를 부여잡고 주둥이를 쪼사뿔아야 후회를 안 할까. 공황장애가 어떤 낯짝인지 몰랐지. 우울은 남 이야기인 줄 알았지. 평생 그런 감정 따윈 내 사전에 없을 줄 알았어.
아버지가 정년퇴직하던 그 나이쯤, 나도 곱게 은퇴해서 쉴 줄 알았지. 백 세 인생이라 떠들지만, 이 썩어가는 육신으로 질척하게 더 살고 싶지 않아. 적당한 때가 되면 모든 걸 놔버리고 싶다는 생각. 그게 날 슬프게 만드는 거야.
저녁밥상에서 아들 앞에서 엉엉 울어버린 건, 초행길이 두려워서라기 보다는 남겨진 사람들한테 잊혀질까 봐. 그게 너무 서러워서였지.
한 종지 넘게 쏟아낸 눈물 속엔, 당신의 모진 홀대와 싸가지 없는 행동도 얼마는 섞여 있었어. 싫은 건 그냥 싫은 건데, 그걸 알면서도 징징거리는 내가 한심하다, 그쟈?
당신도 내 나이가 돼봐야 이 늙어감의 설움을 이해하려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우울의 긴 터널 속에서 착한 척, 잘난 척, 고상한 척, 온갖 척에 절어버린 씹다 버린 껌이 말라가고 있지.
냄새나는 내 감정들을 뱉어내도, 아무도 모른 척 지나가는 세상. 그래, 씹다 버린 껌은 그저 그렇게 바싹 말라 굳어가는 거지.
첫댓글
하루
하루
긍정의 사고로
좋은 시간 만들어 가시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