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6시 20분쯤,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동과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국내 최장 현수교인 이순신 대교가 심하게 흔들린다는 신고 10여건이 접수됐다. 이날
다리를 건넜던 운전자들은 “순간적으로 아스팔트가 아래로 사라졌다가 다시 위로 오르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며 “속이 울렁거릴
정도의 어지러움을 느꼈다”는 말을 했다.
관리주체인 전라남도와 시공사인 대림산업 측은 흔들림의 원인을 보수공사
때문에 쳐놓은 천막으로 인한 풍하중(물체에 바람이 부딪힐 때 발생하는 하중)과 천막 설치로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 탓에 생긴
와류(渦流)현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27일 현재 다리는 전면 통제된 상태이며 오후 5시쯤, 외관조사와 차량주행 시험을 한 뒤 통행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해상교량은 흔들리는 경우 많아
현재 다리가
흔들리는 원인은 양측에 임시 설치한 천막(연장 2.26㎞, 높이 1.2m)이 바람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게 시공사인 대림산업
측의 설명이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천막이 바람에 저항하기 때문에, 일반 교량보다 경간이 긴 해상 교량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다. 천막 때문에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관리 기준치 내에서 흔들린다면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뜻이다.
이성
행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천막 외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며 “해상교량이 흔들리는 것 역시 일반적
현상이므로 다른 원인이 발견된 것이 아니라면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실제 해상 교량은 일반 교량보다 다리가 길고,
차량이 다니는 데크가 가볍기 때문에, 흔들리는 교량이 꽤 많다.
천막은 도로 포장층 균열에 따른 공사를 하기 위해
임시로 쳐놓은 것이다. 이순신 대교는 지난 2012년 5월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임시 개통했다가 그해 8월 폐쇄됐고
지난해 2월 공식 개통했다. 이후 일부 구간 포장층이 파손돼 올해 6월부터 보수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순신대교는 바람의 영향으로 최고 15m까지 ‘좌우’로 움직일 수 있게 설계됐다. 상하 움직임은 ±7m 수준까지 버틸 수
있다. 주탑 사이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케이블에서 수직으로 늘어뜨린 강선에 상판을 매다는 방식을 사용해 구조적으로 바람의 영향을
받는 방식을 사용했다.
해상교량 풍동시험 전문가인 권순덕 전북대 교수는 “지난 26일 오후 6시부터 계측한 1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교량의 위아래 움직임의 상하변위 계측 수치는 ±0.9m로 관리 기준치인 ±2.6m 이내였다”며
“현수교의 구조적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교량 설계기준에 따르면 상하 흔들림이 ±2.6m를
넘으면 ‘집중관리’에 들어가며, 흔들림이 ±5m가 되면 다리 이용 자체가 ‘통제’된다. 만약 흔들린 수준이 ±7m가 되면 이는
이순신대교의 흔들림 한계치가 되는데 이 경우 교량이 붕괴하거나 전복될 가능성이 크다.
전라남도 위광환 건설방재국장은 “대학교수와 설계회사 관계자 등 전문가들이 오늘 교량 주요 구조부에 대한 외관조사와 차량주행 시험을 한 뒤 오후 5시 통행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순신대교는 설계에서부터 장비, 자재, 기술진까지 모든 분야를 처음으로 국산화한 교량이다. 교량길이가 2.26km에 이르는 국내
최장 현수교로, 세계에서 4번째로 긴 다리로 알려졌다. 시공사는 대림산업 컨소시엄으로 공사비는 5242억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