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죽음을 생각하라!
치열한 전쟁에서 이긴 장군을 위해 강한 햇빛아래 은빛 찬란히 빛나는 백마가 이끄는 금빛마차 위에서 화려하고 장엄한
개선행진이 열리고 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로마가도에 무수히 많은 군중의 환호를 받으며 수도 로마를 향하는 개선장군의 화려함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장엄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그처럼 찬란한 개선식이 진행되는 동안 개선 마차를 끄는 백마 앞에서 두 젊은 노예가 끊임없이 큰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memento mori! 죽음을 생각하라!”입니다.
이 좋은날 오늘처럼 화려하고 행복한 날 죽음을 생각하라니!
이것이 천년의 세월을 감당했던 로마제국의 비밀스런 삶의 단면이었습니다.
가장 찬란한 정점에서 저 깊은 바닥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이런 삶은 단순하고 즉흥적이 아니라 수많은 역사를 통해 배우고 얻은 경험적 진리이며 교훈이었습니다.
시작은 반드시 끝을 향해 진행하고 있는 것. 그래서 그들은 미리 끝을 생각하면서 냉정한 현실을 놓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승리를 하면서도 패배의 쓰라림도 함께 생각하는 것.
그래서 패배의 고통에 빠지지 않기 위해 끝없이 오늘의 나를 담금질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죽음을 외치고 생각하는 것이 언젠가는 닥칠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죽음을 생각하면서 오늘의 승리에만 도취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승리에 도취하여 내일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맞이할 미래는 영원한 죽음이라는 것입니다.
박철수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