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북성교회 화장실 건축 프로젝트. 올 2월 7일부터 시작된 화장실 건축 기금 마련 십시일반 운동이 시작되고, 기금이 2/3정도 모이자 5월 6일부터 건축을 시작했다. 건축 부지를 다듬고 정화조를 묻고 배관 및 레미콘 타설까지 마쳤다. 경기도에서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에 있는 소록도까지 거리가 400km이기 때문에 현지인들에게 일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기초 공사가 끝나고, 5월 19일부터 4박5일간 벽체와 지붕공사를 했다. 중간에 변기와 세면기를 설치해 놓고, 마지막으로 전기공사와 큐비클(칸막이) 공사를 하기로 했다. 부족한 재정상태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덕분에 기도를 더 하면 건축할 수 있었다.
마지막 공사를 위하여 6월 5일에 자오 쉼터에서 집결을 했다. 1차로 목사님 네 분과 식사를 마련해 줄 최경실 권사님이 동행하기로 했다. 자오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출발을 했다. 순천을 지나는데 경찰들의 검문이 진행되고 있었다. 유병언씨를 찾기 위함이다. 녹동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소록도 북성교회로 이동을 하여 먼저 예배당에서 기도를 마친 후 숙소에서 여장을 풀었다. 숙소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소록도를 1년에 네 번씩 20년째 다니고 있지만 항상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냥 예배당에서 밤을 새웠다. 새벽 4시에 새벽기도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소록도는 새벽예배 때도 찬양대가 찬양으로 영광을 돌린다. 참으로 은혜다.
아침 6시 50분에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 도중에 인천에서 출발했던 친구가 도착했다. 친구가 봉투를 한 장 건네준다. 한국희망집짓기 운동본부에서 십만 원을 후원받아 왔다고 한다. 깜짝 놀랐다. 기도한 금액이 천오백만원이었는데 십만 원이 부족했었기 때문이다. 놀랍다. 모두 식사를 마치고 7시 20분부터 수고를 한다. 김 목사님이 전기를 점검하더니 삼 상이란다. 고압이 들어온다는 말이었다. 전기 순간온수기를 설치해도 될 여건이 갖춰졌다. 미리 전화로 알아볼 때 사택 전기차단기를 보고 3kw라고 말했나 보다. 전기공사는 김 목사님이 전문가라 큰 어려움이 없었다. 큐비클이 문제다. 친구는 미리 공공장소 화장실을 돌아다니며 큐비클 설치해 놓은 것을 보고 구상을 하고 있었다. 빠르진 않지만 작업은 진행되고 있다.
아직 개통식도 하지 않은 변기가 막혀 있다. 며칠 전에 방문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사용했다고 한다. 변비가 심했는지 대단하게 막혔다. 이 장로님과 녹동으로 장을 보러 간다. 변기 뚫는 도구도 사고, 화장지 걸이, 휴지통을 각 5개씩 구입한다. 항균 실리콘을 추가로 구입하고, 비닐 고정 핀도 구입한다. 절개지 안전망 설치를 위함이다. 장을 봐다가 각자에게 드린다. 강 목사님 변기를 뚫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친다. 금방 넘칠 것 같은 배설물들. 강성흔 목사님이 수고를 하다가 결국 김현기 목사님이 뚫었다. 강 목사님과 김영춘 목사님은 옹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마련해간 자재로 말끔하게 정리를 해 주신다. 옹벽에 안전망까지 설치하고 나니 훨씬 보기 좋다.
최 권사님이 현장에 오시더니 점심식사 하시라 말한다. 점심은 삼겹살 구이로 차려졌다. 모두들 마음이 바쁘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도 취하지 않고 바로 작업에 들어간다. 하루가 다 가기 전에 공사를 마치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영춘 목사님 실리콘 작업 끝나자 큐비클 작업에 지원하도록 했다. 전기는 김현기 목사님 혼자서도 잘 하신다. 강 목사님 화장실 창문에 선팅 작업도 하신다. 남자 화장실 큐비클 작업을 하는데 배관이 이상하다. 다시 확인해 보니 배관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벽체 칸막이를 샤워실 쪽으로 더 설치를 하여 벽을 중심으로 큐비클을 설치하려니 변기와 큐비클 벽이 붙어 버렸던 것이다. 먼저 와서 벽체를 설치한 팀들이 치수를 착각했는가 보다. 벽체부터 큐비클을 설치하지 말고 반대부터 설치하라고 했다. 부족한 부분은 여름에 봉사 올 때 마감하기로 했다. 남자 화장실 큐비클을 설치하고 나니 요령이 생겼다. 여자 화장실 큐비클을 설치할 때는 강 목사님까지 지원을 하니까 작업이 수월하다.
땀을 많이 흘리는 친구, 한국희망집짓기 사무총장인 오헌주. 내 친구이면서 악착같이 예수 안 믿겠다고 나에게 큰소리치는 친구다. 그때마다 난 “자네는 장로로 정해져있어~~”한다. 그러면 이제 자오 쉼터 곁에 절을 짓겠다고 거꾸로 협박(?)을 하는 친구지만, 밤늦게라도 내가 도움을 요청하면 인천에서 화성까지 달려오는 친구다. 권사님께 소금을 가져다 달래서 소금으로 미네랄을 보충하며 수고를 해 준다. 새참으로 라면을 끓였는데 누구하나 식당까지 와서 새참을 먹을 사람이 없다. 그만큼 바쁘게 일들을 한다. 권사님이 라면을 현장까지 가지고 가서 그릇에 담아 주며 먹고 하라고 재촉을 하니까 그때야 급하게 한 그릇씩 먹고 다시 작업을 한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화조 세균 번식기에도 전기를 연결하여 작동을 시키고, 북성교회 이 장로님이 평소에 정리하고 싶어 했던 부분들의 전기공사까지 해 주시는 김현기 목사님. 큐비클 공사도 기본 틀은 고정됐다. 이젠 마무리로 단단하게 고정하는 피스작업만 하면 된다. 저녁 7시 20분에 작업이 끝났다. 12시간을 꼬박 수고한 것이다. 환갑이 넘으신 목사님이 두 분이나 계시는데 몸살은 나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뒷정리를 하고 기념사진 한 장씩 찍었다. 저녁 8시 5분에 시동을 걸었다. 이젠 집으로 출발이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함께 동역해 주신 목사님들이 나름대로 달란트가 다 있었다는 것이다. 타일 작업만 전문가가 했다. 나머지는 모두 목사님들과 평신도들이 마쳐 주었다. 하고자 하는 결심을 하기까지가 어렵다는 것을 새삼 체험한다. 기도하며 시작하면 반드시 결과는 생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하나님 은혜로 소록도 북성교회 화장실 17평이 완공되었다. 그 안에는 남녀 샤워실, 여자 변기 3개, 남자 변기 2개, 소변기 2개, 세면기 2개, 옷을 보관할 수 있는 선반도 2개나 설치되었다. 무엇보다 북성교회 숙원사업이었던 화장실 건축을 귀한 동역자들이 함께 해 주셨다는 것이다. 기도로 헌신으로 협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집에 도착하니 6월 7일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2014.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