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제1장 몸이 내보내는 신호의 구조 체계-❺자율신경이 백혈구를 지배한다
■ 교감 신경은 과립구, 부교감 신경은 림프구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율신경이 내장의 기능과 활동을 조정할 때 교감 신경은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을, 부교감 신경은 아세틸콜린을 분비한다. 과립구와 림프구에는 각각 이들 물질을 받아내는 수용체가 있다. 즉 과립구는 아드레날린에 대한 수용체를 가지고, 림프구는 아세틸콜린에 대한 수용체를 가진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첫째, 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면 과립구가 증가하여 활성화된다.
둘째 부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면 림프구가 증가하여 활성화된다.
사실 이처럼 〈교감 신경-과립구〉, 〈부교감 신경-림프구〉라는 조합은 생물이 안전함과 동시에 합리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교감 신경이 우위에 있으면 주간 활동 시에 손발에 상처를 입기 쉽고 그 상처에 세균이 침입할 기회가 증가한다.
이럴 때는 크기가 큰 세균을 잡아먹는 과립구가 있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대로 부교감 신경이 우위에 있는 야간의 쉴 때나 식사 때에는 소화 효소에서 분해된 이종 단백질과 바이러스 같은 작은 이물이 입과 소화 계통에서 점점 들어온다. 이들은 크기가 너무 작아 과립구로는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다. 따라서 야간에 작은 이물 처리를 단골로 하는 림프구가 앞에 나선다.
또 야간은 몸에서 세포의 교체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처리되는 세포는 하루 활동에서 죽은 세포, 노화 세포, 암세포,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등이다.
림프구는 대식세포와 협력하여 이와 같이 필요 없는 세포를 처리한다. 우리 몸에는 하룻밤 사이에도 수천 개의 암세포가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림프구가 암으로 바뀌는 세포를 제거하는 덕분에 우리가 암에 걸리지 않고 지낸다.
하루 동안 과립구와 림프구의 비율은 하루 동안 자율 신경이 유지되는 리듬을 따라 다음과 같이 훌륭한 리듬을 구성한다.
첫째, 주간 활동 때는 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어 과립구가 증가한다.
둘째, 야간 휴식 때는 부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어 림프구가 증가한다.
이처럼 우리가 활동할 때나 휴식할 때도 자율신경과 백혈구는 서로 연계하여 우리가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몸속 환경을 만들어 낸다.
니가타(神瀉)에서 개업한 의사인 후쿠다 미노루(福田稔)씨와 필자는 이런 자율신경과 백혈구의 관계를 공동으로 연구하여 ‘백혈구의 자율신경 지배 법칙(1997)’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위 글은 아보 도오루(安保 澈)의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삶과 지식, 김준영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아보 도오루(安保 澈)는 1947년 아오모리(靑森) 현 히가시쓰가루(東津輕)군 출생, 1972년 도호쿠(東北)대 의학부졸, 나가타(新瀉)대 대학원 의학부 종합연구과 교수(면역학, 의동물학 분야),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면역학자로 주목받고 있음. 1980년 미국 앨라배마대학 유학 중 ‘인간 NK세포 항원 CD57에 모노클로널 항체’를 만들어 냄, 1990년 흉선외 분화 T세포를 발견, 1996년 백혈구의 자율 신경 지배 메커니즘을 해명, 1999년 말라리아 감염의 방어를 흉선외 T세포가 수행함을 발견, 2000년 위궤양의 원인은 위산이 아닌 과립구라는 설 발표, 저서로 〈약을 끊으면 질병은 낫는다〉, 〈암은 스스로 고칠 수 있다〉, 〈의료행위가 병을 만든다〉등 다수.
이 책은 몸속의 면역체계는 녹슬게 버려두고 의사에게 맡기려는 현대인의 잘못된 생각이 병을 만든다고 경고한다. 우리 몸에서 수시로 발신되는 신호를 소중히 여기고 ‘병에 걸리지 않는 생활 습관’과 ‘면역 증진 방법’을 체득하면 치료를 물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만인의 의료 및 건강 지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