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카엘(Sancte Michael)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및 이슬람의 천사. 가브리엘, 라파엘과 함께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3대 천사 중 한 위. 개신교 개역 성경 및 공동번역 성서식 표기는 '미가엘'.
'그때에 하늘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싸운 것입니다. 용과 그의 부하들도 맞서 싸웠지만'
'당해 내지 못하여, 하늘에는 더 이상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큰 용, 그 옛날의 뱀, 악마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는 자, 온 세계를 속이던 그자가 떨어졌습니다. 그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의 부하들도 그와 함께 떨어졌습니다.'
- 요한묵시록 12:7-9
미카엘 천사님, 당신은 강한 손으로 잔인한 용을 때려눕혀서 수많은 사람을 그 아가리에서 구해내셨습니다.
- 알쿠인
본 대학교에 있는 용(사탄)을 짓밟는 성 미카엘 대천사 상.
성 미카엘의 방패에는 "누가 하느님 같으랴?"라는 뜻의 라틴어 "Quis ut Deus"가 새겨져 있다.
미카엘, 그 이름은 한정용법으로 '하느님(אל, God) 같은(כ, like/as) 자(מי, who)'라는 의미이며, 서술용법으로는 "누가 하느님 같으랴(Quis ut Deus)?"라는 뜻이 된다. 이름 그대로 유대교, 그리스도교를 통틀어 가장 강력하고 위대한 대천사이다. 다만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에게 계시를 전한 가브리엘에게 1인자 자리를 내주었다. 이슬람에서는 자연의 섭리를 상징한다고 한다.
주의할 점은 루시퍼나 다른 천사와 악마에 대한 많은 설화들이 그렇듯이, 순수하게 그리스도교나 성경에서 근거한 것은 별로 없고 전승이나 미술 작품, 중세와 현대의 판타지 소설에서 근거한 것이 많다. 물론 미카엘은 루시퍼와 달리 엄연히 성경에도 나오는 천사임은 분명하지만, 아래의 내용은 오컬트 쪽에서 연구되는 내용이 주로 실려 있으니 참고할 것. 그래도 악마와 싸운다는 건 유다서나 요한계시록에도 기록되어 있는 등 성경에도 쓰여 있다.
많은 문헌에서 미카엘은 '4대 천사', '7위 대천사', 12위 '하느님의 어전에 임한 천사'의 하나로 꼽으며, 그중에서도 필두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한다. 오컬트에서는 4방위 중 남(南)쪽, 4대 속성 중 불(火)을 관장한다고 말한다. 태양의 천사라고도 하며, 천사들 중 단연 필두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카엘은 대천사로 분류되는데, 위 디오니시우스가 서술한 천사 등급에서 천사들 중 가장 높은 등급은 치천사이다. 그래서 미카엘의 정확한 등급이 뭔지 오컬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애당초 천사의 등급이란 것이 위 디오니시우스의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집착할 필요는 없다.
천상의 7계층 중에서 제4천의 지배자이며, 동시에 이스라엘과 군인의 수호자이기도 하다. 또한 경찰과 임종자의 수호자이기도 하다. 참고로, 논산 육군훈련소 성당에서 세례성사를 받으면 훈련병들의 세례명은 미카엘을 많이 사용한다. 들고 있는 지물은 검이나 창, 방패 등의 무기.
미카엘에 관한 기록은 구약(다니엘서)와 신약(유다서, 요한계시록)뿐만이 아니라 《에녹서》 같은 각종 위전, 외전에 빈번히 등장하며, 그가 강림하여 기적을 일으켰다는 민간전승은 유럽 각지에 다수가 남아 있다. 미카엘의 이름이 붙은 유럽의 많은 성당, 수도원들 중 상당수는 이렇게 미카엘 대천사가 나타났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에 세웠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성 미카엘의 산'이라는 뜻인 프랑스 몽생미셸. 섬에 홀로 떨어진 수도원이었던 이 곳은, 백년전쟁 당시에 영국군의 공격을 견디면서 프랑스 국민의 미카엘 신심을 크게 높였다.
유럽의 중세 시대에 여러 천사에 대한 신심이 등장했는데, 미카엘에 대한 신심과 비교하면 다른 천사들은 언급만 되는 정도에 불과했다. 당장 기도문의 숫자가 다르다. 이런 것만 봐도 민중 사이에서 미카엘 대천사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하다 못해 천사들에게 지나친 주의가 기울여지는 것을 경계하는 여호와의 증인도 선한 천사 중 성경에 이름이 나오는 미카엘과 가브리엘만은 인정하고 있다. 삼위일체를 인정하지 않는 여호와의 증인에서는 예수를 여호와가 보낸 미카엘의 화신으로 본다. 미카엘의 이름이 가지는 의미인 '하느님을 닮은 자', '하느님과 같은 자'를 생각해볼 때 처음 듣는 사람들은 솔깃해지는 이야기이다. 단, 이는 다른 종파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에서는 회복된 복음을 통해 대천사 미카엘이 첫번째 사람 아담이라고 주장한다.
귀도 레니의 <사탄을 밟은 성 미카엘>. 이 성화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부속된 성 미카엘 제대에 모자이크화로 전시되어 있다.
많은 미술 사료에서 등장하는 미카엘은 금발의 미남자로, 갑옷으로 몸을 감싸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등에는 하얀 날개가 돋아 있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검을, 왼손에는 저울을 들고 용으로 화한 사탄을 짓밟고 있다. 여기서 보는 바와 같이 하느님의 대행자로서 사탄과 싸워 처단하는 것이 미카엘의 주된 임무이다.
요한묵시록에 의하면, 사탄이 다른 타천사들을 이끌고 하느님에게 반기를 들었을 때 미카엘은 천사의 군세를 이끌고 이를 물리쳤다. 그 외에도 모세의 유해를 두고 사탄과 대치하는 등, 사탄과의 싸움이 주특기라고 하겠다. 즉 사탄이 설치면 쓰다듬어 주러 가는, 사탄의 천적. 다만 험악한 말은 잘 못하는 타입이다.
타천사 루시퍼의 뒤를 이은 천사라는 말도 있다. 루시퍼와 쌍둥이 형제라는 설도 있으며, 이 경우 미카엘이 동생이다. 자세한 건 루시퍼 문서 참조.
수많은 민간 전승에 따르면 예언(가브리엘), 치유(라파엘) 등 다른 천사들의 영역까지 혼자 다 하는 엄친아이다. 저런 전승들은 민간 전승에서 나타난 전승 융합일 가능성도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미카엘이었던 터라 다른 대천사의 전승마저 미카엘에게 섞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례로 란슬롯에게 전승을 빼앗긴 가웨인 등이 있다.
가톨릭교회는 9월 29일을 성 미카엘 대천사 축일로서 기념한다. 1970년 이후에는 가브리엘의 축일과 라파엘 축일도 9월 29일로 통일되었다. 지금은 의무적으로 기념하지는 않지만 과거에는 5월 8일을 성 미카엘 발현 축일로 기념했다. 정교회에서는 11월 8일을 미카엘 대천사의 축일로 기념한다.
미카엘 대천사 상.
미카엘 대천사는 한 손엔 칼을 들고 사탄의 상징인 용과 싸우고, 다른 손엔 저울을 들고 최후의 심판 때 영혼의 무게를 잰다고 한다.
트라피스트 수도원 미카엘 대천...
일본 홋카이도 하코다테 트라피스트 수도원에 있는 미카엘 대천사상.
성 미카엘 대천사 기도문
가톨릭에서 미카엘의 전구를 청하며 바치는 이 기도문은 교황 레오 13세가 만들었다. 1884년 10월 13일, 레오 13세는 미사를 봉헌한 후 제단을 내려오다가 환시를 보게 되었는데, 악마가 하느님 앞에서 백 년만 시간을 준다면 교회를 유린할 수 있노라 장담했다는 내용이라고 전한다.
그래서 레오 13세는 특별히 미카엘 대천사에게 악마를 지옥으로 던져달라는 내용으로 기도문을 작성해서, 평미사를 마친 뒤 드리는 기도의 마지막에 덧붙였다. 다만 1970년 전례 개혁 이후로는, 반드시 마침 기도로 바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와는 별개로 이 기도는 여전히 구마용 기도로 많이 바쳐지고 있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세상의 어둠과 악의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이 기도를 가급적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매일 바치기를 권장했다. 이 기도는 꼭 미사가 끝난 후가 아니더라도 아무 때나 바치면 한대사를 받을 수 있다.
라틴어 원어
폴란드어 화자가 읽은 기도문.
발음 표기는 첫 번째 줄은 고전 라틴어, 두 번째 줄은 속라틴어.
Sancte Míchaël Archángele, defénde nos in prœlio,
상테 미카엘 아르캉젤레, 데펜데 노스 인 프렐리오,
contra nequítiam et insídias diáboli esto præsídium.
콘트라 네퀴치암 엣 인시디아스 디아볼리 에스토 프래시디움.
Imperet illi Deus, súpplices deprecámur,
임페렛 일리 데우스, 수플리체스 데프레카무르,
tuque, Prínceps milítiæ cæléstis,
투퀘, 프링쳅스 밀리치애 챌레스티스,
sátanam aliósque spíritus malígnos,
사타남 알료스퀘 스피리투스 말리뇨스,
qui ad perditiónem animárum pervagántur in mundo,
퀴 앋 페르디치오넴 아니마룸 페르바간투르 인 문도,
divína virtúte, in inférnum detrúde.
디비나 비르투테, 인 인페르눔 데트루데.
Amen.
아멘.
한국어 번역
성 미카엘 대천사님, 싸움에서 저희를 지켜 주소서.
사탄의 악과 간계에서 저희를 보호해 주소서.
간절히 청하오니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사탄을 쫓아 버리소서.
천상 군대의 영도자 미카엘 대천사님,
영혼들을 멸망시키려고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사탄과 모든 악령을
하느님의 힘으로 지옥으로 쫓아 버리소서. 아멘.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공식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