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돌아오는 사람들이다
돌아오는 사람들은
부르는 소리가 귀에 멀어도 먼저 들을 수 있는 강한 심장이
양쪽 귓바퀴에 매달려
파고들 수 있을 때까지 속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은
식탁의 힘을 모르기 때문이다
식탁 밑에 누워 있는, 가족을 끌어당기는 힘
식탁 밑에는 작은 손톱들이 자라고 방바닥 속으로 거꾸로 올라가는
나무에는
허리 단단한 언어들 촘촘히 얽혀 있어
높은 소리 아찔한 소리 중간 소리 애매한 소리 낮은 소리
말 안되는 소리 말 되는 소리
소리 소리들의 잎사귀 ㅡ 입술 사이로
희망의 받침들 가끔씩 반짝이면
뿌리 깊은 별이 어둠 멀리 비추듯
식탁이 환해진다
그걸 아는 가족
돌아오는 가족이 끌고 오는 저녁의 둥근 바퀴
고막 터져 멍멍한 소음이 길 위에 가득하다
깜박이는 신경성 두통은 생의 화면 위에서 커서처럼
숨가쁘고
한없이 가벼운 구두 밑에 깔린 목메인 분노
어디에선가 쪼그라진 욕망 한줌
몇 번의배뇨, 몇 번의 기침, 헛기침
헛손질, 헛, 헛한 내장
ㅡ 내일이 오기 전에, 혹은 조만간 사라지게 될
묘방의 묵시룩이 있는 식탁
투시력을 지닌 기능보유자 ㅡ 가족은 읽어내려간다
갈라지고 터진 손등들이 쏟아놓은 저녁 입술을
말없이 받아들여 쓰다듬는다.
가슴 끝에 매달려
서로를 부르며, 허공 속으로 소리를 넣어 힘 있게
끌어당기는 식탁이 있다.
*이사라*
많이...오랫만이지요...
마치, 오래 떠나있다가 집에 돌아온 느낌..
모두 안녕들 하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