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제1장 몸이 내보내는 신호의 구조 체계-❻몸이 내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5대 지표
자율신경은 환경과 상황 변화 등에 대응하여 끊임없이 교감 신경에서 부교감 신경으로, 부교감 신경에서 교감 신경으로 요동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균형 있게 활동할 때 백혈구의 비율은 과립구가 54~60%, 림프구가 35~41%이다.
과립구와 림프구가 대체로 이 범위에 알맞게 정착되면 우리는 몸 상태가 양호하여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걸렸다 할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고칠 수 있다.
자율신경과 백혈구의 관계를 알면 다음과 같이 몸 상태의 점검 포인트가 확실히 보인다.
■ 백혈구의 비율
면역력이 높은지 낮은지를 판단할 때 백혈구의 비율이 지표가 된다. 일반적인 혈액 검사에는 백혈구 수는 검사하지만 백혈구 비율은 검사하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서는 건강보험 적용의 대상이 아니다
만약 자신의 백혈구 비율을 알고 싶으면 단골 의사에게 “백혈구의 비율을 검사해 달라”고 부탁하라.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과립구와 림프구의 비율이 적힌 검사 결과지에 림프구는 ‘L’ 또는 ‘LYMPH’라는 약자로 기재되며 과립구는 호중구라는 뜻인 ‘NE’ 또는 ‘NEUTR’라고 기재된다.
■ 체온
혈액 검사를 받지 않았으면 체온으로 면역력의 상태를 추측할 수 있다. 체온은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의 경우 여러 가지 생명 활동을 떠받치는 효소가 가장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체온이 37.2도(℃)이다.
이것은 몸의 표면 온도가 아니라 내장을 포함한 몸의 심부 온도이다.
체온은 몸의 부위에 따라 다르다. 바깥 공기와 접촉하는 피부는 체온이 낮고, 혀 밑에나 직장 온도는 36.5~36.7도(℃) 정도이며, 겨드랑이 밑은 이보다 0.5도(℃) 정도 낮다.
아마 체온을 잴 때 겨드랑이 밑을 잴 것이다. 이 경우 평상시 체온이 36.2~36.5도(℃) 정도이다.
체온은 주간에 어느 정도 변동하는데 아침이 가장 낮고 시간이 지나면 높아진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아침이라도 평열(평소 건강할 때의 체온)이 35도(℃) 이상이다. 아침 체온이 35도(℃) 이하이고 주간에 체온이 36도(℃) 이하라면 저체온이라 할 수 있다.
저체온이 되는 원인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교감 신경의 긴장에 따라 혈관이 수축하여 혈액이 잘 돌지 않을 때이고, 둘째는 부교감 신경이 과도하게 우위를 차지하여 혈관이 너무 확장되어 혈액이 혈관 내에 고여 잘 흐르지 않을 때이다.
체온이 높을수록 림프구 수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저체온은 면역력의 감소를 뜻한다. 목욕이나 가벼운 운동을 습관화하여 평열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부교감 신경이 우위에 있을 때는 혈류량이 늘고 체온이 오르게 된다. 한편 교감 신경이 과도하게 긴장하였을 때는 혈관이 조여져 혈류량이 줄기 때문에 체온이 내려간다. 기본적으로는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는 궁리를 계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 안색
혈액의 흐름이 좋으면 혈액 속의 산소 농도가 상승하여 혈액이 선명한 적색이 된다. 반대로 혈액의 흐름이 나쁘면 혈액 속의 탄산가스 농도가 상승하여 혈액이 거무스름하게 된다. 안색, 즉 얼굴색이 좋다는 것은 혈액의 흐름이 좋다는 뜻이다.
매일 한 번이라도 얼굴색을 보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얼굴색이 거무스릅하다고 느끼면 너무 과하게 일하는 것은 아닌지, 스트레스가 너무 쌓인 것은 아닌지 등을 생각해 보라. 목욕이나 체조로 혈액의 흐름을 촉진하자.
■ 맥박
맥박은 자율신경의 활동을 여실히 반영한다. 교감 신경이 긴장하면 맥박수가 많아지고, 부교감 신경이 우위에 있으면 맥박수가 적어진다. 하루 가운데 주간 활동 시에는 맥박수가 많아지고 오후에서 밤을 향해 가며 맥박수가 적어진다.
필자가 하루 가운데 일정한 시간에 맥박을 재고 그 변동을 조사한 결과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맥박수와 정신 상태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필자의 맥박수와 기분의 관계를 잘 보기 바란다.
1분간 맥박수가
50을 넘을 때는 슬프다, 괴롭다, 혼자 있고 싶다.
55를 넘을 때는 낙담, 술을 먹고 싶다.
60을 넘을 때는 원기가 없다, 빨리 일을 걷어치우고 싶다.
65를 넘을 때는 특별히 기분에 좌우되지 않는다.
70을 넘을 때는 “좋아, 한번 해보자”라는 기분이 생긴다.
일이나 공부가 진척된다.
75를 넘을 때는 무엇이든지 잘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80을 넘을 때는 기쁘기 짝이 없다, 또는 굉장히 화가 난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다.
여러분도 1~2주 동안 자신의 맥박을 측정하면 자율신경의 리듬을 알 수 있게 된다. 손목이나 목덜미 등 맥이 뛰는 곳을 손가락으로 찾아 시계 초침을 보며 1분 동안 뛰는 횟수를 잰다. 15초 동안 잰 다음 그 수에 4를 곱해도 된다.
평상시 맥박을 기준으로 그 아래위로 기분이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하면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원기가 없다”, “축 처져 있다”고 할 때는 부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어 맥박수가 적어진다.
한편 화가 나고 긴장하여 가슴이 두근두근할 때는 교감 신경이 긴장하여 맥박 수가 많아진다. 심호흡은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맥박 수를 떨어뜨린다.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할 때 긴장하여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으면 천천히 깊에 호흡하라. 이러면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배변
소화관의 연동 운동(장이 내용물을 항문 쪽으로 내려 보내는 운동)은 부교감 신경이 조정한다. 교감 신경의 긴장이 계속되면 몸의 배설 능력이 약해져 ‘내보낼 것이 나가지 않는다’는 상태가 된다. 이것이 바로 변비이다.
매일 정기적으로 배변응ㄹ 보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점검하는 동시에 식사나 운동으로 변비를 해결해야 한다. 변비를 그냥 내버려두면 변비→교감 신경의 긴장 상태 지속→병의 근원으로 발전되기 쉽다.
의사가 환자를 보고 병을 판정하는 것을 ‘진단’이라고 한다. 자율신경의 활동을 알아차린다면 스스로 자신의 몸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즉 ‘몸이 내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자율신경의 활동과 몸이 내보내는 신호를 판단하여 판정 결과가 좋으면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 장에서 다루겠지만, 일상생활의 수많은 상태에 관한 연구와 생각을 계속하면 자신의 건강을 더 향상시킬 수 있다.
몸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거나 질병에 걸린 사람은 이책 읽기를 멈추지 마라, 질병에 걸린 이유를 알면 대처법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건강 진단에 관하여 언급하겠다.
필자는 평소에 ‘몸이 내보내는 신호’를 잘 들으면 기본적으로 건강 진단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자가 진단을 행하고 평상시에 자신의 수치를 파악하면 병에 걸릴 것 같다는 신호가 있을 때 바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후 재빨리 섭생을 잘하면 질병이 악화되지 않는다. 1년에 한 번 하는 건강 진단보다 평상시에 자가 진단을 확실히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가 더 크다.
필자는 암 진단에 관해서도 부정적이다. 필자는 유효성에 대한 의문, 검진에 따른 불안으로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점, 자가 진단이 더 중요하다는 점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특히나 며칠식이나 ‘인간 도크’에 들어가 정밀 검사를 받거나 ‘뇌도크’에 들어가는 것 따위는 피하라. 결과가 애매할 때는 미궁에 빠진다. 개두(開頭)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으면 그 스트레스로 진짜 질병이 생긴다.
검진을 받지 않아 찜찜한 생각이 드는 사람은 혈압, 혈당치, 백혈구의 총 숫자, 과립구와 림프구의 비율 등을 검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백혈구의 총수는 그 사람의 활동량에 비례하는데 업무량이 많거나 활발히 돌아다니는 사람일수록 그 수치가 증가한다.
감기나 부상 등의 원인이 없는데도 백혈구 수가 10,000개/mm3(정상치는 5,000~8,000개/mm3) 이상인 경우는 하루 에너지 소비량이 너무 높으며 활동이 과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은 교감 신경의 긴장이 계속되어 있고 질병을 불러들이는 몸 상태이므로 업무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위 글은 아보 도오루(安保 澈)의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삶과 지식, 김준영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아보 도오루(安保 澈)는 1947년 아오모리(靑森) 현 히가시쓰가루(東津輕)군 출생, 1972년 도호쿠(東北)대 의학부졸, 나가타(新瀉)대 대학원 의학부 종합연구과 교수(면역학, 의동물학 분야),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면역학자로 주목받고 있음. 1980년 미국 앨라배마대학 유학 중 ‘인간 NK세포 항원 CD57에 모노클로널 항체’를 만들어 냄, 1990년 흉선외 분화 T세포를 발견, 1996년 백혈구의 자율 신경 지배 메커니즘을 해명, 1999년 말라리아 감염의 방어를 흉선외 T세포가 수행함을 발견, 2000년 위궤양의 원인은 위산이 아닌 과립구라는 설 발표, 저서로 〈약을 끊으면 질병은 낫는다〉, 〈암은 스스로 고칠 수 있다〉, 〈의료행위가 병을 만든다〉등 다수.
이 책은 몸속의 면역체계는 녹슬게 버려두고 의사에게 맡기려는 현대인의 잘못된 생각이 병을 만든다고 경고한다. 우리 몸에서 수시로 발신되는 신호를 소중히 여기고 ‘병에 걸리지 않는 생활 습관’과 ‘면역 증진 방법’을 체득하면 치료를 물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만인의 의료 및 건강 지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