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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양불택(不讓不擇)
태산은 흙을 마다하지 않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모든 것을 다 포용하며 받아들여야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도량을 넓히고 용서하고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을 길러야 한다는 뜻이다.
不 : 아닐 불(一/3)
讓 : 사양할 양(言/17)
不 : 아닐 불(一/3)
擇 : 가릴 택(扌/13)
출전 :
간축객서(諫逐客書)
십팔사략(十八史略)
전국책(戰國策)
고문진보(古文眞寶)
泰山은 不讓土壤하고
(태산은 불양토양하고)
河海는 不擇細流니라
(하해는 불택세류니라)
태산은 작은 흙덩이도 사양하지 않고, 강과 바다는 가는 물줄기도 가리지 않는다.
泰山은 不讓土壤하고
(태산은 불양토양하고)
최고의 태산이라 하더라도 작은 한 줌의 흙들이 모두 모여 이루어졌다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도량이 넓은 사람이라야 모두를 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河海는 不擇細流니라
(하해는 불택세류니라)
강과 바다가 큰 물줄기를 이루고 있는 것은 작은 시냇물들이 모이고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듯이, 역시 넓고 큰마음과 사고를 가진 사람은 모두를 포용하고 아우를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에 제일 큰산이 태산이다. 태산은 홁덩이 하나도 양보하지 않고 끌어 안음으로서 큰 산을 이루었다는 뜻인데 큰 인물은 보잘것 없는 한 사람까지도 끌어안는 사람이란 뜻이다. 사소한 의견이나 인물을 수용할 수 있는 자만이 큰 인물이 될 수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황하강과 황해 바다는 아주 작은 물줄기 하나도 작은 물방울 하나까지도 거부하지 않고 수용함으로서 넓고, 깊은, 큰 바다를 이루었다는 뜻이다. 큰 지도자는 아주 천하고 무식하고 보잘것 없는 한사람까지도 거부하지 않고 끌어안고 감으로 큰 인물이 된다는 뜻이다.
중국의 태산(泰山)은 산동성(山東省)에 있는 높이 1,532m 밖에 안 되지만 오악(五岳) 중에서도 으뜸이며 예로부터 역대 황제들이 하늘의 뜻을 받는 봉선의식(封禪儀式)을 치러 중국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겼던 산이다.
그래서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태산북두(泰山北斗), 태산양목(泰山梁木) 등 태산이 들어가는 성어도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교훈적인 말이 태산처럼 큰 산도 작은 흙덩어리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그 높이를 이룰 수 있었다는 태산불사토양(泰山不辭土壤)이다. 사소한 의견이나 의견 다른 사람도 수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도량이 큰 인물이 될 수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사마천(司馬遷)의 불멸의 사기(史記) 이사열전(李斯列傳)에 씌어 있다. 이사(李斯)는 지록위마(指鹿爲馬)에 나온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초(楚)나라 사람이었는데 순자(荀子)에게서 통치술을 배워 진(秦)으로 가서 시황제(始皇帝)의 신임을 얻었다.
그즈음 한(韓)나라에서 온 사람이 음모를 꾸미다 발각돼 왕족과 대신들은 타국에서 온 사람들을 추방하자고 들고 일어났다.
축출의 대상에 든 이사가 유명한 간축객서(諫逐客書)를 올렸다.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으므로 그렇게 높아질 수 있었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 하나도 가리지 않으므로 그 깊음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태산불양토양 고능성기대)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하해불택세류 고능취기심)
황제는 추방령을 거두었고 이사는 통일 정국을 안정시키는데 공헌했지만 환관 조고(趙高)와 공모하는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도 장터에서 처형되고 말았다.
不辭와 不讓은 같은 뜻이다.
불양불택(不讓不擇)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다. 교실 바닥 청소하다 싸움이 벌어졌다. 내가 일방적으로 맞은 폭행이었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책걸상을 한쪽으로 밀치고 마루를 물걸레질할 때 우리는 모두 오른쪽부터 병렬로 늘어서서 닦아나갔다. 전학 온 아이 혼자만 반대쪽인 왼쪽부터 닦아나갔다.
무릎을 꿇어 엉덩이를 들어 걸레를 힘껏 밀고 가다 중간에서 우리 둘은 머리를 맞부딪쳐 뒤로 나자빠졌다. 몸을 먼저 일으킨 그 아이가 내 얼굴을 주먹으로 힘껏 치자 코피가 터졌다. 나도 팔을 뻗어 쳤었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아이들 싸움은 코피 터진 쪽이 바로 진다. 싸움은 그렇게 싱겁게 끝났다.
콧구멍을 종이로 틀어막고 집에 오자 어머니가 놀랐다. 집에 막 돌아온 아버지가 코피 묻은 종이를 빼내라고 하고 물었다. 아버지 질문은 집요했다. "그 애는 너희와 다르게 왜 왼쪽부터 닦았느냐. 그렇게 한 이유를 들어봤느냐. 너를 왜 때렸다고 하더냐? 너희는 왜 오른쪽부터 닦느냐." 한 마디도 답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네가 잘못한 거다"라고 판정하면서 그 애 집에 찾아가서 사과하고 물어보고 오라 했다.
집에 없어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내게 아버지는 "네가 아는 게 다 맞는 게 아닐 수도 있다. 그 아이가 맞을 수도 있다. 네가 맞다는 걸 증명해 보이자면 먼저 까닭을 물어보는 게 우선이다"라고 했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 아이가 왼손잡이일 수도 있다. 그래서 편한 왼쪽부터 닦아 나갔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 10%는 왼손잡이다"라며 그 아이를 두둔했다.
설명을 이어간 아버지는 "왼손잡이의 '외다'는 '그르다'의 옛말이다. 여성복 단추는 왼쪽에 달려 왼손잡이에게 편하게 고안된 거 같지만, 아니다. 단추 달린 옷은 옛날에는 귀족이나 입었다. 하녀가 옷을 입혀주기 때문에 단추를 왼쪽에 달았을 뿐이다. 모두 오른손잡이들이 그렇게 만든 거다. 그렇다고 왼손잡이가 틀리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아버지는 "텃새는 철새의 반대말이다. 철새는 계절에 따라 옮겨 다니지만, 텃새는 일 년 내내 한 곳에 머문다. 너는 텃세 부린 거다. 나중 온 사람을 무시하거나 힘들게 하는 게 텃세 부리는 거다. 사정을 잘 아는 네가 얘기해줬어야 한다. 너는 옹졸했다"라고 지적했다.
말을 이어나간 아버지는 "너와 다르다고 틀리는 건 아니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여기는 건 편견이다. 그러면 차별이 생긴다. 나와 같지 않으면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것이 되어버려 나쁜 것이 된다. 옳고 그름이 없으면 다른 거다. 옳고 그름이 있어야 틀리다"라고 구분해 일깨워줬지만, 그때는 솔직히 알아듣지 못했다.
내가 결혼해 낳은 첫 아이가 발걸음을 뗄 무렵에 아버지가 저 얘기를 다시 끄집어냈다. 그래서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6.25때 전상을 입은 아버지는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 의족을 착용했다. 절뚝거리는 아버지는 "네 아이가 저와는 걸음걸이가 다른 나를 보고 틀리다고 생각하면 어쩌나 해서 한마디 보탠다. 네가 요령 있게 잘 설명해야 한다"며 걱정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 지나간 일을 생생하게 회억해내며 당부했다.
초등학교 때도 인용했다면서 다시 일러준 고사성어가 '불양불택(不讓不擇)'이다. '태산은 흙을 마다하지 않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기(史記) 이사열전(李斯列傳)에 나온다.
초나라 사람 이사(李斯)는 진시황(秦始皇)이 천하를 통일할 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중앙집권적 전제국가를 설립한 일등공신이었다. 순자(荀子)에게 법가사상을 배운 그는 외국인으로는 가장 높은 객경(客卿)의 지위에 이르렀다. 외국인 첩자가 진나라를 해치려 한 것이 들통나 진나라 출신이 아니면서 높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저 성어는 그가 만류하는 청원을 쓴 글 '간축객서(諫逐客書)'에서 유래했다. 중국에서 지금까지도 제갈량의 출사표와 더불어 최고의 문장으로 꼽힌다며 아버지는 성어를 해석했다.
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태산은 흙을 마다하지 않았기에 저렇게 높을 수 있었으며, 하해는 가는 물줄기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저렇게 깊고 넓을 수 있습니다.
군왕은 민중을 물리치지 않으므로 덕을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진나라 왕은 이 글을 보고 감동해 축객령을 해제하고 이사를 원직에 복직시켰다.
그리고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보듬어 안는 성품이 가장 소중하다"라고 한 아버지는 "살며 부딪치는 크고 작은 모든 갈등은 나와 다른 것을 틀리는 것으로 여기는 데서 생긴다. 문은 안에서 열어줘야 자연스럽다"라고 했다.
아버지는 당신의 손주에게도 "안에서 문을 열자면 도량을 넓히고 용서하고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을 길러야 한다"고 시간 날 때마다 역설했다. 그러나 포용력이란 가지라고 쉽게 가지기도, 가르치기도 쉽지 않은 인성이다.
불양불택(不讓不擇)
태산은 흙을 마다하지 않고 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모든 것을 다 포용하며 받아들여야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도량을 넓히고 용서하고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을 길러야 한다는 뜻이다.
전국시대 말기 이사(李斯)는 초나라 사람이었으나 진시황(秦始皇)이 천하통일 할 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 했다. 통일 후 봉건제를 폐지하고 군현제를 실시했으며 법가사상의 법치주의를 강력히 주장하여 중앙집권적 전제국가를 설립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그러나 당시 학식이 풍부한 유학자들의 정치 비판을 막기 위해 분서갱유(焚書坑儒) 등 문화 말살정책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환관이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조고의 모함으로 결국은 2세 황제 호해(胡亥)에게 처형된다.
이사는 젊은 시절 말단 창고지기로 있을 때 전혀 다른 두 마리의 쥐를 보게 된다. 한 마리의 쥐는 화장실에서 오물을 먹으면서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 한 마리는 군의 양곡창고에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깨끗한 곡식만을 배불리 먹으며 개나 고양이에게 놀라는 일이 없다. 사람을 봐도 얼른 도망가지 않고 여유를 부린다.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쥐를 보며 크게 깨달았다. "아! 인간도 저 쥐들처럼 처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 수밖에 없구나." 생각하고는 창고지기를 그만두고 나오면서 최고의 학자로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한 순자(荀子)을 찾아가 법가사상의 제왕학을 배웠다.
이사는 몇 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스승 순경에게 "지금 진(秦)나라는 천하를 통일하여 천자가 되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인물들이 활동할 시기입니다. 비천한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큰 치욕이며 곤궁 또한 제일의 슬픔입니다. 가난하고 천한위치에 있으면서도 그대로 있는 것은 최고의 어리석음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진나라로 가게 된다.
처음에는 승상 여불위의 비서가 되었다가 금방 능력을 인정받아 낭(郎)이란 벼슬을 받아 진나라 왕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포부가 컸던 이사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진왕에게 천하 통일에 관한 솔깃한 이야기를 했다. 진왕은 이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각 나라에 첩자를 보내 왕을 보필하는 자들을 뇌물로 매수하거나, 매수되지 않는 자는 암살 또는 군신 사이를 이간시키도록 했다. 이 건의가 어느 정도 먹히자 외국인으로는 제일 높은 객경(客卿)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외국인인 정국이란 사람이 정나라에서 첩자로 들어와 진나라를 해치려한 것이 들통이 나자 진나라 출신이 아니면서 높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사는 간절한 마음으로 글을 썼다.
그 문장이 제갈량의 출사표와 더불어 중국 최고의 문장으로 꼽힌다. "태산은 흙을 마다하지 않았기에 저렇게 높을 수 있었으며(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저렇게 깊고 넓을 수 있습니다(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군왕은 민중을 물리치지 않으므로 덕을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유명한 간축객서(諫逐客書)의 일부이다. 진나라 왕은 이글을 보고 마음이 감동되어 축객령을 해제해 이사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오히려 정위(廷尉: 현제의 검찰총장 격)로 승진 시켰다.
이사가 진나라에 들어 온지 20년 만에 진나라는 드디어 천하를 통일했고 진왕은 그 유명한 시황제(始皇帝)가 되었다. 15년 후 진나라는 망하는데 그에 앞서 이사는 결국 환관 조고에 의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불양불택은 지금도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많이 인용되고 있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讓(사양할 양)은 ❶형성문자로 譲(양)의 본자(本字), 让(양)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襄(양; 다툰다)으로 이루어졌다. 서로 말다툼하다의 뜻이 전(轉)하여 사양하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讓자는 '사양하다'나 '양보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讓자는 言(말씀 언)자와 襄(도울 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먼저 襄자를 살펴보면 衣(옷 의)자와 口(입 구)자와 같은 매우 복잡한 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상(喪)을 당해 슬픔에 잠겨있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 襄자에 言자를 결합한 讓자는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을 '(말로) 도와주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讓자는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양보해준다는 의미에서 '양보하다'나 '사양하다'는 뜻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讓(양)은 ①사양하다 ②양보하다 ③겸손하다 ④넘겨주다 ⑤꾸짖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겸손할 손(遜), 겸손할 겸(謙)이다. 용례로는 권리나 이익 따위를 남에게 넘겨 줌을 양도(讓渡), 지위를 남에게 사양함을 양두(讓頭), 길을 남에게 사양함 또는 길을 서로 비켜 줌을 양로(讓路), 토지의 경계선을 사양함을 양반(讓畔), 남에게 좌석이나 길이나 물건 따위를 사양하여 물러나는 것을 양보(讓步), 남에게 앞을 양보함 또는 먼저 하기를 사양함을 양선(讓先), 넘겨받음을 양수(讓受), 자기의 소유를 보상없이 남에게 넘겨 줌을 양여(讓與), 임금이 자리를 물려 줌을 양위(讓位), 나누어서 넘겨 줌을 분양(分讓), 겸손한 태도로 사양함을 겸양(謙讓), 남에게 옮기어 줌을 이양(移讓), 자기에게 이로운 것을 겸손하게 응하지 않거나 받지 아니함을 사양(辭讓), 겸손히 마다하며 받지 않거나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사양지심(辭讓之心), 물려줌과 내침이라는 뜻으로 고대 중국에서 임금의 자리를 세습하지 않고 덕이 있는 이에게 물려주는 일과 악정을 행하는 제왕을 몰아내어 토벌한 일을 일컫는 말을 선양방벌(禪讓放伐), 상대방 또는 남에게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일보불양(一步不讓), 겸손하게 사양하는 미덕을 일컫는 말을 겸양지덕(謙讓之德) 등에 쓰인다.
▶️ 擇(가릴 택, 사람 이름 역)은 ❶형성문자로 択(택), 择(택)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나누다의 뜻을 가지는 글자 睪(역, 택)으로 이루어졌다. 손으로 가려 뽑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擇자는 '가리다'나 '분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가리다'라는 것은 사물을 구별한다는 뜻이다. 擇자는 手(손 수)자와 睪(엿볼 역)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睪자는 죄수를 눈으로 감시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죄수를 감시하는 모습을 그린 睪자에 手자가 더해진 擇자는 잡혀 온 죄수가 정말로 죄를 지었는지를 판가름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擇자는 '가리다'라는 뜻 외에도 '구별하다'나 '선택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擇(택, 역)은 ①가리다, 분간(分揀)하다 ②고르다 ③구별하다 ④뽑다 ⑤선택하다, 그리고 ⓐ사람의 이름(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가릴 간(揀), 가릴 간(柬), 가릴 선(選)이다. 용례로는 많은 가운데서 뽑아냄을 택발(擇拔), 좋은 땅을 고름을 택지(擇地), 좋은 날짜를 고름을 택일(擇日), 하나를 고름 또는 좋은 날을 가림을 택일(擇一), 좋은 날을 가려서 고름을 택길(擇吉), 벗을 가리어서 사귐을 택교(擇交), 짝을 고름이나 배필을 고름을 택우(擇偶), 보다 좋은 것을 선택함을 택량(擇良), 나무를 골라 가리어서 벌채함을 택벌(擇伐), 며느리감을 고름이나 아내를 고름을 택부(擇婦), 여럿 가운데서 골라 뽑음을 선택(選擇), 골라서 가려 냄이나 가려서 뽑음을 채택(採擇), 여럿 중에서 골라냄을 간택(簡擇), 분간하여 고름을 간택(揀擇), 도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결정함을 결택(決擇), 매우 정밀하게 고르는 일을 극택(極擇), 특별히 가려 뽑음을 별택(別擇),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산 것을 죽일 때는 가려서 죽일 것을 이르는 말을 살생유택(殺生有擇), 글씨를 잘 쓰는 이는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일에 능한 사람은 도구를 탓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둘 중에서 하나를 가림을 일컫는 말을 양자택일(兩者擇一), 굶주린 사람은 먹을 것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빈곤한 사람은 대수롭지 않은 은혜에도 감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기불택식(飢不擇食), 좋은 새는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튼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은 훌륭한 임금을 가려 섬김을 이르는 말을 양금택목(良禽擇木),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서 골라잡음을 이르는 말을 취사선택(取捨選擇), 말을 삼가지 아니하고 함부로 한다는 말을 어불택발(語不擇發), 말이 모두 법에 맞아 골라 낼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망유택언(罔有擇言), 한 마디도 가려서 버릴 것이 없다는 말을 구무택언(口無擇言)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