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전했던 일본 전
저는 솔직히 일본 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일본 2군이 출전하는 걸 알았기 때문에 한국이 손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경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존스컵은 과정도 결과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다치지만 않으면 됩니다.
크게 신경쓰는 경기는 아니지만 결과를 보니 일본의 경기력이 상당히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오늘 있었던 일본과 요르단의 경기를 관심있게 지켜보았는데 일본이 요르단을 87 : 70 으로 이겼습니다. 상당히 놀라운 경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각 국의 전력을
필리핀 90%
대만 80%
요르단 80%
한국 60%
이란 50%
일본 10%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10% 정도의 전력으로 80% 정도의 전력의 요르단을 이긴 것이죠. 물론 그저 친선 경기 성격의 존스컵의 한 경기에 불과하기에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만 조금 놀라운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한국은 필리핀을 이기고 5연승의 순항 중입니다. 전체 경기를 다 보지는 못했지만 잠깐 보니 필리핀 농구의 한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필리핀의 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고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팀이 되기는 하지만 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필리핀은 이번 대회 전력이 거의 100%라고 보시면 됩니다. PBA 와의 협력을 통해 전력이 강해질 수 있는 변수는 있지만 지금이 거의 최선입니다. 한국은 11 ABC 에서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것입니다.
전력의 강하고 약함을 떠나서 일본과 필리핀에게 부러운 것은 있습니다. 바로 체계적인 대표팀 시스템이죠. 필리핀에 대해서는 작년에 자세하게 서술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필리핀의 대표팀 체제가 2013 ABC 까지 연장이 되었습니다. 2014년 세계 대회를 노리는 것이죠.
일본 대표팀도 굉장히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력 노출이 안되어 있는 일본이 11 ABC 에서 어떤 전력을 보일지 궁금하네요.
2. Falcon
< 일본 대표팀 닉네임 Hayabusa (Falcon) >
(1) 3가지 그룹의 일본 대표팀
새로운 닉네임으로 새롭게 출발한 일본 대표팀은 4월 14일 3가지 그룹으로 나뉜 대표팀 42명을 발표합니다.
Group1 : 실력과 경험을 갖춘 대표팀 (17명)
Group2 : 국제 대회 경험이 필요한 대표팀 (14명)
Group3 : 미래의 Group1 대표팀이 될 유망주 (11명)
이런 대표팀 시스템의 키워드는 3가지 입니다.
경쟁, 휴식, 미래
42명의 대표 선수의 무한 경쟁을 통해 12명의 최종 명단이 가려지고 많은 대체 선수의 확보를 통해 선수들의 부상에 대비하려는 의도이죠. 또한 Group3 에는 대학생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죠.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선수가 Wisman 외국인 대표팀 감독에 의해 관리된다는 점입니다. 외국인 감독이 일본의 고등학생 선수들 까지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죠.
우리 나라 프로 감독 중에 고등학교 경기 보는 감독이 몇 명이나 될까요. 아마 대학 팀 경기도 잘 안볼 것입니다.
이번 존스컵 대표팀은 Group 2,3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입니다. 때문에 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의 선전이 의미가 있는 것이죠.
Group1 은 남미 전지 훈련을 마친 상태입니다. 7월 26일부터 8월 8일 까지 남미의 베네주엘라와 멕시코에서 훈련을 했습니다.
8월 20일 부터 9월 1일 까지는 독일 전지 훈련이 계획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주목할 만한 존스컵 일본 대표팀 선수
(1) KEIJURO MATSUI ( 188 - SG - 85 )
< NCAA 성적 >
< JBL 성적 >
마츠이 선수는 85년생으로 유망주는 아닙니다. Group2 에 속한 선수입니다. 이 선수는 NCAA I Columbia 대학 출신으로 3점슛이 아주 뛰어난 선수입니다.
존스컵 한국 전 : 26분 12득점 6리바 ( 3점슛 4/9 )
존스컵 요르단 전 : 30분 25득점 2리바 2어시 ( 3점슛 4/9 )
(2) Sean Hinkley (197 - PF - 91 )
< JBL 성적 >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이 선수는 혼혈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일본 프로 리그에 진출한 91년생의 어린 유망주 입니다. Group3 에 속해 있는 선수입니다.
이 선수를 보면 자꾸 김민수 선수가 생각나더군요. 운동 능력과 슈팅 능력을 겸비한 포워드 입니다.
존스컵 한국 전 : 20분 7득점 8리바 1스틸
존스컵 요르단 전 : 18분 8득점 4리바 1블럭
(3) TAKEKI Shonaka ( 180 - PG - 84 )
< 왼쪽이 Atsuya Ohta 오른쪽이 Sean Hinkley >
< JBL 성적 >
이 선수는 84년 생으로 유망주는 아니고 Group2 에 속해 있는 선수입니다.
이 선수 생각보다 재간이 있는 선수더군요. 타부세를 제외하곤 재능있는 포인트가드가 없는 일본인데 이 선수가 잘하면 백업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존스컵 한국 전 : 21분 11득점 4리바 3어시
존스컵 요르단 전 : 23분 18득점 4리바 6어시
(4) Atsuya Ohta ( 206 - C - 84 )
< BJ League 성적 >
이 선수는 유독 장신 선수가 나오지 않는 일본의 얼마 안되는 장신 선수입니다. 개인적인 능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궂은 일을 열심히 하는 선수입니다. 어느 정도 스피드도 갖추고 있어서 속공 참여나 백코트도 열심히 하더군요.
이 선수는 JBL 소속 선수가 아니더군요.
존스컵 한국 전 : 27분 8득점 8리바 1스틸 1블락
존스컵 요르단 전 : 26분 9득점 9리바 3어시 1스틸 2블락
4. 문턱을 낮춘 국가대표
이번 존스컵에 참가한 일본 국가대표를 보고 위협을 느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에 한국과 요르단과 다시 붙으면 아마 큰 점수차로 질 수도 있을 거에요.
실력을 떠나서 신선하게 느낀 것은 제가 위에서 소개한 선수들의 소속팀 출전 시간이 20분 전후의 선수들이라는 점입니다. 즉 소속팀에서도 크게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국가대표 관계자가 이름값에 얽매이지 않고 실력을 보고 뽑았다는 것입니다. 아마 일본 대표팀의 명단을 보고 이 팀이 한국이나 요르단과 접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을 거에요.
한국 국가대표 선수를 보면 뽑히는 선수가 항상 뽑힙니다. 다른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서 어떤 가능성을 테스트 받을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합니다.
KBL 에서 잘하는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 잘한다는 보장이 없고 KBL 에서 못하는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 역시 못한다는 법도 없습니다.
한국도 국가대표에 대한 문턱을 낮춰서 경쟁을 유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연령대도 다양하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숨겨진 보석을 발견할 수 있는 대표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오늘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김주성, 하승진 선수가 부상당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철렁하더군요. 다행이 큰 부상은 아니었습니다만 현 대표팀 시스템에서는 핵심 선수 1,2 명이 부상당하면 그대로 대회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젊은 선수의 육성이나 대체 선수의 검증이 전혀 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첫댓글 다음 농구게시판에서 좋은 글인거같아서 스크랩해봤습니다.. 우리나라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준비했으면 좋겠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역시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 오랜만에 좋은 글이네요.
타부세 외에 이가라시 케이 라는 괜찮은 가드가 있습니다. 06년쯤 부터 일본 국대 스타팅 가드였죠. 언젠가부터 나오지 않던데.
나오기만 하면 괜찮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최근엔 가시와기가 차지하고 있죠
아, 그렇군요.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가드인데...아쉽네요.ㅠ
일본이 싫지만.. 부럽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재능넘치고 괜찮은 선수들이 많은데 해외로 나가서 경험을해보거나 하는 경우가 적은거 같아요 올해는 파업으로 열리지 않는 써머리그같은곳에 나가는것도 나쁘지 않은거 같아요 중국국대가 참여하기도 했었고 보면서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노력을 한다는 모습이 보이니까요
아직도 팬들조차 프로에서 검증이 안됐다는 이유로 국대에 넣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그게 가능할까요??????? 팬들이 단합해서 협회를 흔들어도 모자랄판에....
좋은글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좋은글....잘 읽었습니다
잘봤습니다! ㅎㅎ
콜럼비아대학 디비전 1이나 되는군요. 디비전 2중에서도 못하는편인줄알았습니다.
10점차로 끌려 다니는 내내 웃음이 가득한 일본벤치를 보면서 느낌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4쿼터에 1점차까지 따라오는거 보고 저런 벤치와 코칭스탭 선수들간의 격려와 칭찬 농구에 대한 열정이 내심 부러웠습니다. 한국벤치는 내내 초상집같은 얼굴로 앉아 있었습니다.
공감합니다. 시스템 개선이 정말 필요합니다. 특히 국가대표 상비군과 전임감독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요근래 국제대회에서 계속 죽쓰는게 비단 선수들 탓만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국제대회 몇달앞두고 소집해서 몇번 손맞추고 대회나가는데 계속 좋은성적 올리는게 더 이상하죠.
결국 답은 투자인데..... 위에 계신 분들이 느끼셔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