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김치는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다른 반찬이 상 위에 가득해도 김치가 빠지면 식탁의 가치는 반감되고 만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우리가 먹는 김치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사회가 제 아무리 발달해 문명의 첨단을 걷는다 해도 김치를 빼 놓곤 우리의 식문화(食文化)가 설명되지 않는다. 이런 김치 봉사를 김천 YMCA에서 12년째 이어오고 있다. ㈜영남에너지의 도움을 받아 하고 있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가 그것이다.
지난 26일 토요일이었다. 김천 YMCA 2층 강의실이 갑자기 김장으로 분주했다. 봉사자들의 자원으로 김장을 해서 소외받는 이웃에 나누는 것이다. 김장 재료 구입에서 버무리는 것과 배달 등 모든 것에 봉사자들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였다.
이렇게 하기까지 적지 않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버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한때 김천 Y 여건 상 더 감내하기가 힘들어 다른 것으로 대체할 것을 생각하기도 했다. 우리가 힘들면 다른 단체도 힘들 것인데, 우리가 계속 이어 하는 게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김천 YMCA 사랑의 김장 나누기 김치는 맛있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쓰이는 김장 재료가 모두 친환경 농산물이다. 배추는 진안 Y가 소개하는 유기농 절임배추, 고춧가루도 친환경, 소금은 신안의 천일염, 마늘과 젓갈도 최고급이다.
이것의 총합물(總合物)인 김치가 100 여 가정에 전달된다. 홀몸 어르신, 수급 가정, 차상위 장애인, 다문화 가정 중 추천을 받아 전달하고 있다. 세상이 어수선할수록 이런 나눔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눔은 세상을 맑고 밝게 만든다.
나도 우리 지역 다섯 가정에 김치 배달을 했다. 받는 자들보다 전하는 자가 더 기뻐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 알 수 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더 추울 것이라는 일기 예보이다. 사랑으로 이 추위를 이겨나가야 하겠다. 수고한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